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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나는 언제나 술래

진짜 삶, 진짜 삶의 의미

by 더굿북

파다만 땅, 흙더미 위에 자장면을 놓고 먹는다. 사람들은 지나가며 우리가 먹는 자장면, 우리가 판 땅을 본다. 하지만 오늘 만난 이 아저씨와 나만 아는, 파도 파도 파지지 않는 이 징그러운 땅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커다란 돌멩이 하나가 빠져나오자 삽이 들어가고 다시 흙이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다. 상처투성이 손에 흉하게 탄 얼굴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한다. 그렇다. 우리는 자식도 부끄러워하는 막노동 인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쉽게 웃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얼마나 사소한 것에 서운해하고, 쉽게 울고, 쉬고 싶어 하는지. 그래도 우리는 누군가 포기한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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