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누군가의 편향성 때문에 힘든가?

<일이 나를 아프게 할 때>

by 더굿북

성격의 편향성이나 불안정성이 심해져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병이 인격 장애다. 대인관계 문제나 다양한 문제행동을 이해할 때 인격 장애에 관한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두면 훨씬 도움이 된다. 인격장애인 사람은 이른바 ‘상식’과는 조금 다른 기준과 원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식적인 견해로 상대방의 기분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면 한계에 부딪힌다. 지인, 애인, 이웃 혹은 고객과 동료를 상대하다가 ‘왜 이렇게 상식이 통하지 않지?’라는 의문이 든다면 상대가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격 장애란 한마디로 말하면 ‘성격의 현저한 편향 때문에,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고통스럽게 만드는 병’으로, 생활에 중대한 지장이 생길 만큼 정도가 심한 것을 가리킨다. 사춘기 이후부터 성인 초기에 걸쳐 서서히 그 경향이 뚜렷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건을 계기로 급격하게 성격의 편향성이 강화된 예도 있다.

인격 장애는 유형에 따라 전혀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표면적인 차이의 근저에는 공통된 증상이 있다. 인격 장애의 근본 증상은 한마디로 ‘어린 마음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발달 심리적으로는 영·유아기부터 아동기 전반에 특징적으로 보이는 마음 상태에 머물거나 퇴행을 일으키는데, 크게 다섯 가지 기본증상을 보인다.

KakaoTalk_20160711_142536836.jpg?type=w1200


흑백논리의 극단적 사고

기본증상 중 하나는 극단적으로 모 아니면 도로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이분법적 사고라고도 한다. 타인이 친절하고 자기 생각대로 해주는 동안에는 ‘아주 좋은 사람’으로 받아들이지만, 조금이라도 자기 생각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순간 ‘나쁜 사람’, ‘최악인 사람’으로 평가가 역전된다.

정신분석가인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어린아이를 관찰하다가 유아는 어른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상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시기에 아이는 엄마라는 존재를 전체적으로 보지 않는데, 가령 가슴이라는 일부분밖에 보지 못하고 젖이 잘 나올 때는 ‘좋은 가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나쁜 가슴’처럼, 마치 다른 존재를 상대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는다

두 번째 기본증상으로, 인격장애인 사람은 상처받기가 매우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보통 때 같으면 웃고 넘길 만한 것도 모욕을 받은 것처럼 느끼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기도 하다. 사소한 말에도 침울해지거나 괴로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처를 받기 쉬운 특징은 타고난 과민성을 부정적인 경험이 강화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지만, 부분 대상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도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 대상을 전체가 아니라 부분으로 보기 때문에, 평소에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의 행동이라도 자기 의사에 반하면 그것을 공격이라고 받아들이고, 격한 분노로 반응한다. 그 결과 안정된 신뢰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강한 자기부정과 열등감

세 번째는 뿌리에 자기부정이나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어떻게든 보상하려고 하는 행동이 특유의 행동 패턴과 사고방식으로 연결된다. 과도하게 자신을 돋보이고 싶어 하거나 질서에 집착하면서 나약한 자신을 지키려고 하고, 일부러 ‘나쁜 자신’을 관철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한다. 그렇게 가까스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상대와 나의 입장을 쉽게 혼돈

네 번째로 자신과 타자의 경계가 모호해서 자신과 상대의 입장을 혼동하기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때문에 자신의 감정과 상대의 감정을 혼동하기 쉽다. 가령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의 취향과 관계없이 강요하기도 한다.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한, 자기가 상대를 싫어하면 상대도 자신을 싫어할 것으로 생각한다. 상대가 아버지와 연령대가 비슷해 보인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대입하는 때도 있다.

비뚤어진 자기애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자신에게 집착한다. 즉, 자신을 과대시하든 비하하든 균형이 깨져 있는 상태다. 다시 말하면, 자기애가 균형 있게 성숙하지 못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비대해지거나, 상처받아 위축되는 등의 불균형을 안고 있다는 말이다.


인격장애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집착이다. 어느샌가 본인이 본인을 속박하고 있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이래야만 해.’, ‘오기로라도 이렇게 할 거야.’ 등 집착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유연하게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우물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것이 자신의 세계라고 믿는다.

그러나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은 훨씬 자유롭고 다양하다. 당신이 이렇게 느낀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느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본인은 신경 쓰고 있어도 다른 사람은 당신이 신경 쓰는 것에 전혀 관심 없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집착을 자각하고 그 속박에서 벗어날 때, 당신은 더 큰 가능성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은 자신을 속박하고 있는 집착을 깨닫는 것이다. 왜 내가 다른 사람의 안색만 살피고 있는가. 왜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가. 왜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가. 무언가를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집착이다.

사람은 누구나 제각각 어떤 편향성을 가진 법이다. 그것이 경직되거나 극단적이 되지 않는 한은 ‘개성’이다. 편향된 면이 있어도 상대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형태를 바꾸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그것은 매력이 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02. 내게 맞는 그립을 연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