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의 스타트업 한국>
많은 창업자는 스타트업 성공 비법을 궁금해하며, 성공을 위한 마법의 레시피를 찾아 헤매기도 한다. 창업자뿐 아니라 다수 사람이 성공한 스타트업의 공통점을, 스타트업 성공의 과정을 궁금해한다. 많은 사람이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이 존재한다고 믿고, 알고 싶어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독 강한 듯한데, 이는 어쩌면 우리가 정답을 찾는 교육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는, 혹은 열린 토론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그럴 때조차 은연중에 정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생겼을지 모른다.
필자가 지난 20년 동안 스타트업과 관련된 경험을 돌아보고 단언하건대, 스타트업 성공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스타트업 성공을 정형화할 수 없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조사해서 성공의 이유를 발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후적 해석일 뿐이며, 사업마다 스타트업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발견한 점을 특정 스타트업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초창기 네오위즈가 왜 성공했는지, 혹은 우아한형제들이 왜 성공했는지 분석할 수는 있다. 창업자 팀의 역량, 사업을 시작한 시기, 고객 이해, 브랜딩과 홍보, 치열한 실행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는 단순한 참고 사항일 뿐이다.
억지로 네오위즈와 우아한형제들의 공통 사항을 찾아도, “착하게 살자”, “교과서로 공부했어요”, “운이 따랐어요” 수준으로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나열할 가능성이 높다. 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그만큼 비정형적인 것이다.
스타트업 성공이 비정형적이라는 의미는, 모든 스타트업은 저마다 개별 스토리를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공한다는 의미다.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이 “너는 학벌도, 돈도, 인맥도 없잖아. 실패할 거니까 창업하지 마라”라고 기를 죽이더라도, 정말 원한다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경우일수록 더욱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한 스타트업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할 수 없다.
역량과 경험 있는 투자자들은 정형화된 틀로 스타트업을 해석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정답지에 맞춰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개별 스토리를 열심히 경청한다. 틀에 박힌 판단 기준보다, 개별 케이스의 다양한 면을 모두 고려하여 투자를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사업은 남들이 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안 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되뇐다.
동일한 이유로, 창업자들을 포함한 누구라도 멘토링, 조언 등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듣거나 경험 많은 멘토에게 멘토링을 받는 것은 타인의 성공과 실패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저 사람이 왜 저런 이야기를 할까?’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조언은 개인의 특정 경험일 수 있고, 조언자가 조언을 받는 사람의 자세한 상황을 제대로 모를 것이며, 무엇보다 성공 방식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언을 받는 사람은 조언의 배경과 논리를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 취사 선택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면, 조언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 성공에 관해서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면 성공한 인생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수 대중은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사는 것일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소수의 삶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스타트업은 각자의 스토리로 성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