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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06. 2018

08. 아마존의 책상은 문짝으로 만들었다.

<아마존 웨이>




문짝 책상의 전설
  
초창기부터 제프는 아마존에 거대하고 값비싼 책상들이 가득한 사무실을 만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엄격히 고수했다. 그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일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고위 경영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마존의 초창기에 누군가가 못 쓰는 문짝에 다리를 달아서 더 많은 책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렇게 탄생한 ‘문짝 책상’은 결국 제프가 꿈꾸던 검소하고 평등한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이 되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아마존은, 회사가 새어나가는 돈 구멍을 찾아내 막대한 돈을 절약하고 대신 고객들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잘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직원들에게 ‘문짝 책상 상(Door Desk Award)’을 수여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회사의 근검절약정신에 대한 아주 효과적인 상징의 하나인 문짝 책상이 나중에는 부주의한 관료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충분히 짐작하겠지만, 제프는 그 일에 노발대발했다. 나는 언젠가 있었던 직원총회에서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그날 회의에서 제프는 특유의 독설로 관료주의에 대해 거침없는 성토를 쏟아냈다. 무엇이 그가 폭발하게 만들었던 걸까? 누군가가 런던 지사로 문짝 책상들을 보낸 것이 화근이었음이 분명했다. “여러분이 유럽으로 (지랄 같은)상징물을 배송하기 위해 돈을 쓰기로 결정하는 순간, 우리 회사는 관료주의 조직이 되는 것입니다.”고 제프가 악을 썼다.
  
나는 그 일로 결국 누군가가 해고되었음이 분명하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뒤에도 제프는 근검절약을 보여 주는 참신한 상징물을 만들 기회를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09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베조스는 사내식당에 있는 모든 자동판매기에서 전구를 뺐다고 말했다. “모든 자판기에는 상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라고 제프가 설명했다. “그래서 담당 직원들이 우리 회사의 주문이행센터를 전부 돌아다니면서 자판기의 전구를 모조리 제거했습니다.” 아마존은 그 조치로 연간 수만 달러의 전기료를 절약했다고 추정했다. 액수 자체가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런 행동은 인터넷 유통시장을 제패한 수십억 달러짜리 회사의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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