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숙정문
한양도성 안 4대문 중 백악산 동쪽 고갯마루에 묵묵히 서 있다. 1396년(태조 5) 축성된 성문으로 북쪽에 위치한 대문이다. 조선 초기 경복궁 북쪽에 위치하며 소지문(昭智門)이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며 북쪽에 대문을 연다. 하지만 소지문은 숙청문에서 숙정문으로 현판을 바꾼다. 북대문, 북문, 북정문 등으로 불린다.
물을 상징하는 음(陰)에 해당하여 가뭄이 들 때 기우를 위해 열고, 비가 많이 내리면 기청을 위해 제를 지낸 후 문을 굳게 닫았다. 도성 안 성곽길 4대문과 4소문 중 유일하게 홍예에 그림이 없고, 성벽이 곧바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백악산 주산에서 시간여행을 한다.
600여 년 전 창의문 아래
궁을 짓고, 궐을 쌓고, 성곽을 잇는다.
519년 조선을 이어온 동력은 무엇일까.
선을 쌓고
덕을 펼치고
인을 베푼 조선의 역사이다.
오늘도 4계절 24절기가 흐르는 백악산 정상에 오른다.
백악산 정상에서 숙정문을 향해 걷는다.
'반쯤 핀 모란꽃' 같다는 백악산,
한양도성 성곽길에서 제일 높은 342m이다.
일명 북악산, 공극산, 면산이라고도 불리었다.
백악마루 정상에서 동쪽 고갯마루에 조용한 성문으로 다가간다.
기우를 위해 열고 비가 많이 내리면 닫았던 북대문,
숙정문, 숙청문, 북청문, 소지문, 북문이라 칭했다.
삼청동 산 2-1.
비를 위해 열어 놓은 듯, 가을비가 촉촉히 내린다.
음양오행 중 음과 물을 상징했다는 성문이다.
4대문 중 사람의 출입이 거의 없는 험준한 산악지역에 있었다.
빗속에 가을을 맞는다.
북대문이지만 굳게 닫혀 인적이 없는 소문(小門)
조선 초 성문은 중앙과 지방이 통하는 모든 길의 시작이다. 또한 성문은 도성 안과 밖으로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실타래와 같은 길이었다. 그러나 숙정문은 성문을 만들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산속에 갇힌 문으로 소나무를 심어 통행을 금하였다. 성문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주변의 창의문과 혜화문이 북대문의 역할을 하였다.
백악산 성곽길에서 뜻밖의 행운아를 만난다.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지혜로운 친구, 두꺼비이다.
두텁, 둗거비라고도 부르고
섬여, 섬제로 표기했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에 힘을 느낀다.
수천 년 동안
느리지만 현명하고 지혜롭다.
지리산 둘레길 섬진강 따라 펼쳐진 산성들과
공주 공산성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숙정문에서 혜화문을 향해 성곽을 따라 걷는다.
비 그친 아침 성안과 성 밖은 별천지다.
월정마을 속으로 내려간다.
오랜만에 마주한 심우장, 잠시 마음을 다스리며 묵상한다.
만해 한용운 선생께 넙죽 절하니 장대비가 내린다.
비를 맞으며 걷는 한양도성 성곽길 역사와 문화를 마주한다.
암문(暗門)을 통해 북정마을 심우장을 향하다.
한양도성 성곽길에는 4대문과 4소문 이외에 긴급한 연락을 위해 비밀스러운 통로가 있었다. 성문이 닫힌 시간, 빠르게 소통하고 성안과 성 밖의 삶을 위한 보급로였다. 숙정문을 지나 혜화문을 가기 전에 성밖을 나갈 수 있는 암문을 지나면 북정마을이 보인다. 달빛에 보아도 아름다운 동네이다.
그곳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북쪽을 향한 집으로 심우장이 있다. 집을 남향으로 하면 조선총독부가 보인다 하여 북향으로 터를 정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선언서의 부칙을 쓰셨던 만해 선생이 경성감옥에서 모진 고문을 받으신 후 말년을 보내신 곳이다.
입춘 뒤에 우수다.
24절기 두 번째, 입춘과 경칩 사이.
우수 뒤에 얼음같이 추운 -7℃.
우수날.
성곽길 성 너머
북쪽 성북동의 비둘기를 보며
월정마을을 거닌다.
아침 이른 시간,
오세암에서 백담사 너머 심우장에서 열반하신
만해 한용운 선생을 만나
마음을 다스려 본다.
겨울이 가야 봄이 오고,
밤이 깊어야 동이 트듯이
얼음이 녹고 싹이 움튼다.
봄이 온 듯하나 아직 봄은 아니다.
춘래불사춘 ~
한양도성 안 4대문 한복판에 꽃이 핀다.
오색 연등이 주렁주렁 피었다. 1395년(태조4) 창건한 사찰,
각황사 - 태고사 이름을 거쳐 조계종의 대표 사찰인 조계사로 다시 선다.
400여 년 지켜온 회화나무에 연등을 달고 대웅전을 호위한다.
견지동 45.
초파일이 다가온다.
향내음이 연등과 함께 성곽길 18.627km 안 4대문과 4소문을 감싼다.
부처님 오신 날, 음력 초파일(4. 8)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5월 중 보름달 뜬 날을 석가탄신일로 기념하기도 한다.
모두에게 행복과 행운이~
한양도성 성곽길 18.627km 안에 불교의 중심이 있다.
조선 건국과 함께 창건한 사찰이다.
각황사 - 태고사 - 조계사로 이름을 바꾼다.
변하지 않는 건 없다.
500년 백송과 400년 회화나무에 자비를 알리는 불빛이 주인이다.
윤 5월, 달은 차고 보름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