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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09. 2018

09. 트럼프의 무역 거래 검토, 어떤 일이 일어날까?

<2018~2028 핫이슈 빅트렌드>



트럼프 행정부는 등장 이전부터 세계 무역 거래에 폭풍이 일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실제로 새로운 무역 질서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전 세계 경제에 끼칠 파장은 무엇이고, 전 세계의 경영자, 투자자, 소비자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자질 중 한 가지는 그의 협상 기술이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그는 수십 곳의 주요 부동산 매입을 성공적으로 성사시켜 고층건물, 호텔, 카지노 그리고 골프장으로 변모시켰다. 일례로, 그가 맨해튼 트럼프타워 5번가를 인수한 1984년 〈뉴욕 타임스〉에는 이러한 글이 실렸다. “전 세계 모든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그곳을 쟁취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했을 때 트럼프가 그곳을 매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그의 고집과 협상 스킬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제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는 국가를 마치 오랫동안 형편없는 투자 수익을 올린 사업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과 같은 자유무역협정뿐만 아니라 중국 및 멕시코를 상대로 하는 미국의 기존 무역정책은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트럼프에게는 보다 새로운 접근법의 무역정책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절실해 보인다. 그는 임기 첫날 TPP를 탈퇴했다. 미국의 무역 상대국을 대하는 방식을 재정립하기 위해 그는 1987년 그의 베스트셀러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서 설명했던 성공을 위한 핵심 원칙 중 한 가지인 “지렛대를 활용하라”에 확실히 의존했다. 이 철학은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멕시코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의 교역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없앨 여지가 있다는 인상을 주는 등 트럼프의 영문을 알 수 없는 몇몇 정책 제안 이면에 숨은 이유이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무역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하려는 방법으로 보면 더욱 이해가 쉽다. 2016년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1.9%로 1.7%의 순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시킹알파닷컴(SeekingAlpha.com)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미국이 무역수지적자를 0으로 줄이면, GDP 성장률은 3.6%로 상승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 경제의 3.5% 내지 4.0%의 성장을 목표로 한 것과 일치한다. 이제 멕시코와 미국의 무역 불균형이 현재 20%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미국은 2,920억 달러에 달하는 멕시코 제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멕시코로 2,400억 달러의 미국 제품을 수출한다. 멕시코 수입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무역적자가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설령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그런 위협은 레버리지를 얻게 되는데 미국이 멕시코에 의존하는 것보다 멕시코가 미국에 훨씬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그 비용을 멕시코가 지불하게 하는 위협 역시 마찬가지다. 장벽을 세우지 않겠다는 결정은 멕시코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양보를 얻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여건이 된다. 더욱이 장벽이 건설된다 해도 가장 큰 이득을 보는 민간 기업은 멕시코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시멘트 생산기업 시멕스일 것이다. 트럼프는 우선 멕시코와 지능적으로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가 아니더라도 멕시코는 레버리지가 가장 약하기 때문이다. 1명 이상의 상대와 협상하는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조치는 가장 약한 상대와 우선 거래를 한 다음, 더 강한 상대에게 동일한 거래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멕시코는 분명 약한 위치에 있다. 멕시코 수출품 가운데 무려 81%라는 엄청난 양이 미국 국경 너머로 보내진다. 멕시코가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면, 멕시코는 의지할 대안이 없는 것이다. 북쪽의 거대한 소비자 경제는 멕시코가 부를 창출하는 유일한 희망이며, 외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 건설 투자를 단행하는 주된 이유다. 그 모든 투자는 무역 협상이 없을 경우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미국에 유리한 무역 협정을 만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2017년 중반까지 NAFTA를 개정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멕시코와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시장예측전문기관 스트라포닷컴(Stratfor.com)은 이렇게 예측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 혹은 구제책처럼 적어도 이를 액면 그대로 보여주는 NAFTA 개정에 집중할 것이다. 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 워싱턴은 NAFTA 국가에서 제조되어 특혜 관세를 받는 제품의 양을 분야에 따라 최고 90%까지 늘려야 한다는 NAFTA의 원산지 규정 요구사항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현재 요구사항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제품에서 약 50% 정도(완제품 경차의 경우 62.5%)다.” 이는 NAFTA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무역 협정에서 멕시코만 부당하게 혜택을 받는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워싱턴은 수입 쿼터 혹은 미국에 수출하는 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보다 엄격한 제한과 더불어 수입제품 가운데 특정 분야에서 얼마나 많이 미국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보다 엄격한 요구를 하는 것과 같이 다른 수단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트럼프팀은 노동 규정, 지적 재산권 보호 및 환경 기준과 같은 문제에 대해 강력한 요구사항을 포함하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몇몇 구성 요소를 NAFTA와 통합하려는 작업을 모색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가 이런 부문에서 북부 인접국에서부터 일자리를 빼돌리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기준을 약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투자할 우대조치를 약화시키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 이외에도 문제가 되는 다른 NAFTA 메커니즘 역시 재검토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은 NAFTA 11장의 투자자와 국가 분쟁 조정 메커니즘에 집중될 것인데, 이는 각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투자자들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철저히 조사해보면 반덤핑 및 상계 관세 소송에 관한 양국의 패널 심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19장이 될 것이다. 미국 협상단은 30일 전에 통보하면 새로운 거래를 종료할 수 있도록 트럼프의 약속을 잘 지킬 것이다.
  
일단 멕시코와 새로운 협상이 이루어지면, 트럼프는 미국과의 무역적자가 11%인 캐나다와 협상을 벌일 것이다. 캐나다는 멕시코가 받아들여야 할, 같은 조건에 거의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가장 먼저 멕시코와 체결한 협상을 사용한 미국은 캐나다가 새로운 조건에 굴복하지 않으면, 무역 증대 옵션을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NAFTA에 대한 상호 참여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간의 교역 규모는 200억~300억 달러로 비교적 작다. 그들이 미국과 동맹을 맺어서 얻을 것은 별로 없지만 미국의 광활한 국토가 그들 사이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워싱턴을 무역 거래에서 제외한다면 트럭이나 선로를 통해 상품을 운송하려고 할 경우 미국의 관세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미 무역이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 중미와 남미 지역은 이에 따르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역 균형을 제로로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독일과 중국이다. 대독 무역적자는 86%이며, 중국의 경우는 116%다. 독일을 시작으로, 트럼프는 고급차와 명품과 같은 독일 수입품에 8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그가 그런 위협을 실천한다면, 신형 메르세데스, BMW, 아우디, 그리고 포르셰와 같은 고가 자동차 가격은 하룻밤 만에 두 배 가까이 급등할 것이다. 해당 수입품에 대한 수요는 갑작스레 줄어들 것이고, 미국은 무역적자를 해결할 것이다. 적어도 독일이 높은 관세로 보복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또한, 미국은 협상 전략이나 국방예산 삭감으로 나토 방위에 대한 기여도를 급감시킬 수 있다. 현재 CNN머니의 한 보도는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 “미국은 지구상의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6,500억 달러를 방위비로 지출했다. 이는 27개의 나토 회원국들이 지출한 금액의 두 배를 뛰어넘으며, 그들 국가의 GDP를 모두 합한 것이 미국의 GDP를 능가해도 그렇다.” 특히, 미국은 GDP 가운데 3.61%를 나토 방위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지리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러시아 혹은 중국으로부터의 공격에 훨씬 취약한 입장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불과 1.19%를 지출한다. 트럼프는 나토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크게 줄이거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독일과의 무역 협상에서 양해를 구할 것이다. 어쩌면, 두 가지를 다 할 것이다. 고급 와인, 항공기, 화학제품, 향수, 화장품, 고가의 핸드백과 같은 명품처럼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해서 40%의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지만, 나토에 GDP 중 1.78%만을 지출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40%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출 삭감은 무역적자를 해결하거나 상쇄할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과 러시아의 냉랭한 관계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더 나은 협상을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또 다른 사례다. 적어도 공개적으로,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재검토하길 원한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 증가로 인해 얻는 잠재적인 경제 이익에 더해,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모양새는 독일과 프랑스와 같은 유럽연합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과 러시아를 경쟁시키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트럼프는 TPP를 거부함으로써 다자간 협상보다는 각 아시아 국가들과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 트럼프는 일본과 한국이 중국이나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유럽연합 무역 상대국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출을 줄이겠다는 그의 입장과 매우 흡사하게 여겨진다. 시킹알파닷컴은 이렇게 지적한다. “한국, 일본, 대만은 모두 출산율이 1.3명으로 인구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침체기에 있다. 그들의 인구가 미래의 성장을 뒷받침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줄어들 것이기에) 가능한 모든 수출이 필요하다. 미대륙과 유럽 모두 트럼프의 새로운 무역 계획에 동의한 후라 ‘No’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의 아시아 국가는 없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는 살길을 모색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가 미국의 무역 거래를 재협상할 때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한 행보를 보인다. 대중 무역적자는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수입품은 수출품보다 3,430억 달러 많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하고 나면, 중국은 가장 중요한 외국 시장에 대한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특히 자국 내 소비자 시장을 발전시킬 때까지 동일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무역정책 예측
  
첫째, 모든 일이 계획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받아들였던 모든 무역 ‘부진’ 및 방위 협정을 한 번에 해결할 것이다.
  
둘째, 외국과 무역 협정을 협상하는 트럼프의 방식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셋째, 트럼프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면서, 국회 혹은 미국 유권자들을 공포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넷째, 미국의 경제 성장을 되살리려는 트럼프의 계획은 미국 달러화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금융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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