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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Feb 23. 2018

08. 무엇을 믿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습관이 답이다>



내가 아홉 살 때였다. 화가 난 아버지가 “이 멍청한 녀석, 넌 머리가 목에 단단히 붙어 있지 않으면 틀림없이 잃어버리고 다닐 녀석이야”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장소와 시간은 물론이고 나 자신이 멍청하다고 느꼈던 것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느꼈던 강력한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그것은 믿음이 되었다. 일단 그 믿음을 받아들이자 온갖 나쁜 행동을 하게 됐고 결국 나쁜 습관이 됐다.
  
나는 숙제를 그만두었고 학교에 관심을 끊었으며 수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내가 왜 숙제를 해야 하고, 학교에 관심을 갖고,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인가? 너무 멍청해서 A를 받을 수도 없는 데 말이다. 스스로를 제한하는 믿음 때문에 나는 학교를 싫어하게 되었다. 학교를 떠올리면 내가 멍청하다는 믿음만 연상되었다. 이 믿음을 받아들인 결과 나는 수년간 학습에 지장을 주는 습관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그러나 믿음이 놀라운 점은, 아무리 깊이 뿌리박혀 있더라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믿음은 끝까지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비로소 깨달았다. 과학교사 서머스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였다. 아름답고 친절한 선생님에게 나를 포함한 우리 반 남학생들은 모두 홀딱 반했다.
  
학기 초에 나는 과학에서 낙제를 했다. 낙제 후 또 한 번 시험을 치르게 되었을 때 서머스 선생님은 나에게 방과 후 남으라고 했다. 당시 나는 방과 후 남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이번에도 분명 잔소리를 듣거나 낙제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서머스 선생님은 뜻밖의 말을 했다.
“나는 네가 아주 영리하다고 믿어.”
  
그러고는 정작 내가 그 사실을 믿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머스 선생님은 다시 한 번 내가 영리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네가 원한다면 다음 시험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거라고 믿어”라고도 말했다. 사실 서머스 선생님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다음 시험에서 네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을 거라고 믿어”라고 말한 것이다.
  
나는 그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흘 후에 있을 과학시험을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빌어먹을 시험을 치르기 위해 사흘 밤을 꼬박 공부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었다. 지금도 그 사흘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다음에 일어난 일 때문이다.
  
서머스 선생님이 내 시험 점수를 건네줬을 때, 큰 글씨로 ‘99점’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반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내 생애 99점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서머스 선생님은 나를 교실 앞으로 불러서 반 아이들 모두에게 내가 참 영리하다고 말했다. 내게는 마치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내가 99점을 받았을 때 느꼈던 기쁨은 물론 서머스 선생님이 나를 기쁘게 해준 그 방식까지도 오늘날까지 나에게 남아 있다. 나는 영리해진 기분이었다.
  
서머스 선생님이 나의 부정적인 믿음을 없앨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시험을 잘 본 후 느낀 강력한 감정 때문이었다. 서머스 선생님은 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한바탕 이벤트를 통해 내게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한 사람의 말이 내 인생을 영원히 바꾸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믿음이라고 알려진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냈다. 단 사흘 만에 그것이 가능했다.
  
나는 이후 중학교 내내, 그리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도 B+를 유지했다. 나는 심지어 공인회계사(CPA) 시험에도 합격했고, 세금관련 석사학위를 땄으며, 10시간짜리 시험인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시험도 단번에 통과했다. 내가 영리하다는 새로운 믿음은 나의 평생의 학습습관을 바꿔놓았다.
  
믿음은 부유함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가난함도 만들어낼 수도 있다. 당신이 스스로를 영리하다고 믿으면, 그 믿음이 옳은 것이다. 당신이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믿으면, 그 믿음도 옳은 것이다. 인생은 달콤하다고 믿는다면 그 믿음이 옳은 것이다. 인생은 투쟁이라고 믿는다면 그 믿음 또한 옳은 것이다.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가 무엇이 되는지가 결정된다. 이것은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사실이다.
  
뇌의 처리 능력 중 무려 80%가 잠재의식에 관한 부분이고 의식적인 부분은 20%에 불과하다. 80%가 자율신경계를 통제하고 행동을 지시하고 습관을 저장한다. 또한 이곳이 우리의 감정과 믿음이 상주하는 장소다.
  
우리는 매일 어마어마한 정보를 오감으로 받아들이지만 전두엽 피질(의식)은 그런 감각 정보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해마와 망상 활성계(잠재의식)가 그 모든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며, 그것을 의식과는 공유하지 않는다. 의식과 공유한다면 아마 우리 의식은 압도당해서 무의식으로 빠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망상 활성계는 잠재의식이 포착하는 정보들 중에 특정 정보만 의식하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해서 의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정보는 3가지다.
  
첫째는 생존에 필요한 정보다. 
우리 의식은 감각을 통해 위협을 포착하고 즉각적으로 잠재적인 위협을 해마와 편도체에 전달한다. 그 위협이 진짜라면 우리가 싸우거나 도망가는 동안 의식은 꺼지고 잠재의식의 일부인 변연계와 뇌간은 즉시 동작을 제어하는 소뇌에게 움직이도록 지시한다. 치명적인 사고의 희생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쇼크 상태에 있다고 할 때 이런 후유증을 볼 수있다. 전두엽 피질은 멈췄는데 잠재의식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
  
  
두 번째는 꿈이나 목표에 관련된 정보다. 
우리가 꿈과 목표를 추구할 때 망상 활성계는 어떤 정보를 접촉했는지 의식에 알린다. 그것은 꿈을 이루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정보다. 꿈과 목표에 관해서는 잠재의식이 직관과 예감을 통해 의식과 의사소통을 한다. 우리는 이를 ‘머릿속 목소리’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믿음에 관련된 정보다. 
망상 활성계는 우리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를 공유한다. 믿음은 잠재의식이 받아들인 감정적인 생각들이 체계를 이룬 것과 같다. 그 체계는 어떤 감정적 사건들로 생긴 작은 믿음들로 이루어져 있다.
  
믿음은 자기와의 대화(내적)와 진실로 믿는 다른 사람들의 발언(외적)을 통해, 혹은 강력한 감정에 기반을 둔 인생의 사건들을 통해 형성된다. 믿음은 우리가 살면서 얻은 것들로 이루어진다. 많은 것이 유년기에 만들어지고 부모, 형제, 주변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부모, 친구, 교사 등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우리 믿음의 근원이다. 그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서 형성되는 믿음도 있고, 부정적인 반응으로 형성되는 믿음도 있다. 그들의 반응에 대해 강렬한 감정이 생기면 믿음이 되고 행동이 바뀐다. 어린 시절에 확립된 믿음은 성인이 되어도 이어진다. 긍정적인 믿음은 우리에게 성취 능력을 주지만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믿음은 우리를 후퇴시키며 가능성을 없앤다.
  
따라서 부모, 교사, 회사 매니저, 그리고 권한을 지닌 누구든 아이들, 학생, 직원 등의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나쁜 습관을 제거해줄 능력이 있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위치에 있다면 긍정적인 통찰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 믿음만 바꿔주면 되는 것이다. 나쁜 습관은 영원히 없애줄 수 있다.
  
믿음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강력한 긍정적인 믿음이 좋은 습관에 동력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부정적이고 제한적인 믿음 때문이다. 자신이 영리하다고 믿으면 좋은 학습습관이 형성된다. 자신을 멍청하다고 믿으면 나쁜 학습습관이 형성된다. 믿음이 일단 생기면, 뇌는 그 믿음 주변으로 습관을 만들어 낸다. 활동과 행동을 간소화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가 사는 인생을 만들어낸다. 만약 우리가 현재 재정 상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믿음을 바꿀 필요가 있다. 불행하다고 느끼고 환경을 바꾸고 싶다면 제한적인 믿음을 긍정적인 믿음, 희망을 주는 믿음으로 대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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