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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28. 2018

01. 프렌젠테이션 고수들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고수의 프레젠테이션 전략>




프레젠테이션 고수들에게 스스로 무엇이 남다르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공통된 세 가지 능력이라고 답했다.

1. 공감력: “남들보다 제한된 정보 속에서 청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구성력: “내용을 어떤 순서로 전개하면 효과적일지에 대한 시나리오 구성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3. 연출력: “청중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연출력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발표를 잘한다’에서 ‘발표의 고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하나씩 왜 그런지 살펴보자.


공감력
청중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을 이야기할지 판단을 해야 한다. 여기서 작동하는 것이 바로 ‘공감력’이다.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공감력’이 부족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공감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본다. 청중들 상당수가 졸거나 먼산을 보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보이면 공감력에 문제가 있는 발표자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청중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자기 발표를 진행하는 경우라면 공감력이 떨어지는 발표자라고 확신할 수 있다.

공감력을 이야기할 때 고려시대 서희의 담판 사례가 종종 회자된다. 80만 대군을 이끌고 온 거란의 소손녕 장군의 진짜 의도를 서희는 어떻게 간파했을까? 그리고 말로써 어떻게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까? 승리의 큰 이유는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서희 장군의 탁월한 공감력 때문이다.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아쉽게도 청중 자신도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청중이 구체적으로 표현하더라도 그것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는 발표자가 파악해야 한다. 즉 청중 대부분의 자세는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맞춰 나를 설득해 봐”라는 식이다. 따라서 발표자는 탁월한 공감능력으로 청중이 원하는 내용을 끄집어내어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


구성력
청중을 계속 생각하게 해야 한다.

설득은 결론을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설득은 상대가 스스로 이해해서 스스로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래야 튼튼하다. 따라서 전략적 시나리오의 구성이 필수적이다.

만약 청중이 원하는 것이 ‘사과’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치자. 그렇다고 바로 “당신이 원하는 것은 사과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전혀, 아닙니다”라고 말하거나 “아닌데”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왜 청중이 사과를 필요로 하는지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몸이 피곤할 때에는 비타민 C가 큰 역할을 합니다. 피로를 풀어주고 피부도 매끈하게 가꾸어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절한 양의 비타민을 매일 섭취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타민 C를 섭취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비타민 음료도 있고 영양제도 있겠지만 가장 쉽고 맛있고 건강에 좋은 것은 과일을 먹는 것입니다. 과일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당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주 싱싱하고 맛있는 바로 이 사과입니다. 한번 드셔 보시지요”라는 식으로 청중 스스로가 발표자의 말을 쫓아 생각하게 만들어 스스로 그 결론에 이르도록 해야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청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지 않으면 설득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다양한 환경과 순간순간의 변화 속에서 발표자는 전략적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연출력
: 승리하는 프레젠테이션의 완성은 연출력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완성하는 것은 발표력이 아닌 연출력이다. 슬픈 발라드 노래를 부를 때와 즐거운 댄스 노래를 부를 때 가수의 연출은 달라야 한다. 즉 표정, 옷차림, 무대 디자인, 백댄서 등 모든 것이 최적으로 맞추어져야 최고의 곡을 노래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다. 완성된 시나리오에 적합한 연출을 해야 한다.

서희의 담판을 다시 살펴보면 처음 만난 자리의 기선제압이 볼만하다. “신하의 예를 갖추어 큰절을 올리라!”는 거란 소손녕의 요구에 “왕의 사신이 어찌 일개 장군 앞에 큰절을 올리겠는가?”라며 당차게 거절한다. 서희 장군이 단지 용맹해서일까? 물론 그렇기도 하겠지만 용맹함을 넘어 시나리오에 맞는 대범한 배역 설정으로 연출을 했기 때문이다. 일단 ‘기선제압’을 한 서희는 ‘달래는 모드’로 바꾸었다. 시나리오가 만약 방어 모드였다면 서희의 대응방식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설득은 논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감성을 다루는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성과 논리를 전개할 뛰어난 연출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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