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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29. 2018

02. 정보, 아는 만큼 보인다.

<고수의 프레젠테이션 전략>


프레젠테이션의 포석, 공감력
- 어떻게 청중의 진심을 읽을 것인가?


선생님은 학생의 눈빛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안다. 자동차 정비사는 차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문제인지 알아차린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 고수들도 마찬가지다. 청중의 몇 가지 정보만으로 대체적으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전문 분야에 맞는 경험을 쌓아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수집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단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파악해야 할 정보의 내용인 ‘목적’, ‘사람’, ‘환경’, ‘경쟁’, ‘우리’에 관한 정보 파악 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유추하기: 청중의 표정, 행동, 말, 몸짓으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2. 직접 물어보기: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3. 유사 청중에 물어보기: 직접 물어볼 수 없을 때 유사한 대상에게 물어보는 방법이다.
  
  
유추하기
  
주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사용한다. 영향권자(Influencer), 즉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사람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이 조직의 영향권자는 누구인가요?”라고 물을 경우 답을 거의 들을 수도 없을뿐더러 듣는 사람이 당황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있는 의사 결정권자(Decision Maker)와는 달리 영향권의 경우 조직의 공공연한 비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눈치로 파악한다. 예를 들어 청중과의 사전 미팅이나 발표현장에서 의사 결정권자가 아래처럼 행동한다면 어렵지 않게 영향권자를 파악할 수 있다.
  
1. 미팅 시작 시 기다리는 그 사람: “아. 아직 한 명이 안 왔네. 그 친구 오면 시작하시죠.”(그 친구가 영향권자일 가능성이 크다.) 
2. 주요 결정 시 쳐다보는 그 사람: 의사 결정권자가 말을 하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며 동의를 구하는 표정을 짓는다면 그 사람이 영향권자일 가능성이 크다. 
3. 주요 결정 시 의견을 직접적으로 묻는 대상: “나는 좋은 것 같은데, 김 대리는 어떻게 생각하나?”(김 대리가 영향권자일 가능성이 크다.)
  
유추하기는 질문이 곤란할 경우 사람들이 표정, 행동 등으로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질문을 할 수도 있는데 원하는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유도 질문의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자.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의사 결정권자가 스마트 시계를 차고 있다면 혁신형, 또는 추종형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폴더폰을 사용한다면 보수형일 가능성이 높다. 잘 모르겠다면 최신 정보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 성향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오늘 날씨가 참 덥네요. 이럴 땐 에어컨 켜놓고 한숨 자는 게 최고인데 말입니다. 참 요즘 나오는 에어컨들 기가 막히더라고요. 스마트폰 연결이 기본이더군요. 밖에서 미리 켜 시원하게 해놓고 들어가도 되고요, 카메라가 있어 여행 갈 때 집 안 상황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어요. 정말 대단한 세상입니다.”
  
1. 혁신형의 예: “어디 에어컨뿐인가요? 냉장고, 세탁기, 로봇 청소기, 보일러까지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게 없어요.” 
2. 추종형의 예: “아 알고 있습니다. 편해 보이던데요? 에어컨보다는 냉장고의 인터넷 연결도 참 편리할 것 같던데, 혹시 사용하고 계세요? 쓸 만한가요? 어떤가요?” 
3. 중립형의 예: “그래요? 아직 많이들 쓰지는 않는 것 같던데요. 뭐 시간이 지나면 점점 많아지겠죠?” 
4. 보수형의 예: “시원하면 되지요 뭘. 에어컨에 인터넷은 뭐하러….”
  
청중과의 대화는 제한적이므로 파악하기 위한 정보에 맞추어 유도 질문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명심할 것은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불편하게 할 가능성이 있는 질문은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요즘 여당(야당)의 행태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며칠 전에 골프를 치러 갔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요즘 불교 경전을 읽고 있는데 참 재미있습니다” 등 정치, 종교, 취미와 관련된 내용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질문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의에도 어긋날뿐더러 입을 닫아버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물어보기
  
주로 목표, 환경, 경쟁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때 사용한다.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대부분 직접 물어보는 게 익숙하지 않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번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도 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바쁘시겠지만, 지금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고 있는데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몇 가지 좀 여쭤봐도 될까요?”라는 공손한 말로 요청을 하면 대부분 큰 어려움없이 진행할 수 있다. 단 질문을 취조하듯이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어쨌거나 과감히 질문해 보기를 바란다. 장담컨대 “싫습니다” 하는 사람은 절대 없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나 시기가 정해져 있나요?”, “이 프로젝트가 지금 중요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혹시 예산규모는 얼마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혹시 지금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 “우리 회사 말고 다른 쪽 제품도 보고 있으신가요?”,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반드시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을까요?”, “최종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나요?”, “심사 기준을 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질문들은 직접 질문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직접 물어보기에서 핵심은 발표자의 경험이다. 해당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 이어지는 세부 질문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운 좋게도 답변자가 ‘아군’이라면 상당히 자세한 고급정보까지 들을 수도 있다.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인터뷰 요청을 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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