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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r 29. 2018

03. 보이지 않는 선이 끊어지면 끝이다.

<고수의 프레젠테이션 전략>



프레젠테이션의 전개, 구성력
- 최상의 시나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유명 영화배우 탐 크루즈가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와 가장 실망스러웠던 영화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받으면 여러 가지 영화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그리고 그 영화들의 순위가 매겨진다. 탐 크루즈의 연기력을 논할 사람도 없고 영화 상영 시간에도 큰 차이가 없으며 특수효과야 할리우드에서 워낙 잘했으니 말할 것도 없다. 순위가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시나리오가 탄탄한가 아닌가의 차이일 뿐이다. 따라서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시나리오가 재미없다는 말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주제로 발표를 해도 누군가는 감동적인 발표를 하고 누군가는 청중을 졸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중요한 이유다. 고수들은 시작과 함께 자신의 소설 속으로 청중들을 몰입시킨다. 시작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선으로 청중과 발표자가 연결되고 그 연결선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끊이지 않는다. 어떻게 가능할까? 고수들의 시나리오 작성 비법을 살펴보자.




궁금증을 유발하는 시작
보이지 않는 선을 연결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나름대로 불행의 원인을 안고 있게 마련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이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정유정의 소설《7년의 밤》의 첫 구절이다.

이들은 첫 구절 한 문장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상상력을 자극해 보이지 않는 선의 연결에 성공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청중과의 연결선을 만드는 작업이 성공의 첫 관건이다.

TED의 유명 프레젠터인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말했다.
“오프닝 멘트는 청중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합니다.”

상상력의 자극은 곧바로 청중과의 강한 연결선을 만들어주고 그 선이 끊이지 않도록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이 그의 감동적 발표의 비법이다. 이 선이 생기지 않으면 내용의 전달은 불가능하다. 이 선이 중간에 생겨서도 안 된다. 항상 시작과 함께 생겨 끝까지 유지되어야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다. 궁금증을 자극하며 청중과의 연결의 선을 만드는 첫 멘트와 첫 페이지가 중요하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개
연결선을 유지한다.

인기 드라마를 보다 보면 끝나는 장면에서 욕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일주일간 궁금해 미치도록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 궁금증으로 한 주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다.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슬라이드와 슬라이드는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연결의 끈이 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금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라고 말한 후 약간 뜸을 들여 청중이 잠깐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시원하게 해답을 알려준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걸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요?” 등 현재 페이지와 다음 페이지는 ‘궁금증 유발, 생각의 유도, 해답’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마치 인기 드라마처럼 말이다.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기법은 청중의 생각을 유도해 연결의 선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마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듯 내용을 설명하는데, 아래 두 가지 묘사를 통해 차이를 알 수 있다.

1. 창덕궁의 부용지는 사각형의 연못 가운데 둥근 섬을 만들었고 섬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 설명방식

2. 우리 조상들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네모난 연못과 그 안에 둥근 섬을 만들어 우주를 표현했습니다. 창덕궁의 부용지는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스토리텔링

주로 슬라이드를 펼쳐놓고 설명하던 습관을 가진 사람은 스토리텔링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해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볍게 접할 수 있는 공부법은 역시 홈쇼핑이다.

“가족들 다 잘 때 나는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 그래서 소리를 아주 작게 해서 보는 경우가 있죠? 이런 분들을 참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리모콘에 이어폰을 꽂아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야~ 이제 마음껏 소리 높여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단 너무 오버해서는 안 된다. 스토리 자체가 주가 되어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간결한 짜임새

프레젠테이션은 정해진 시간이 있다. 20분이건 40분이건 정해진 시간에 끝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이것저것 욕심을 내다보면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분량의 슬라이드가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말이 빨라지기도 하고 시간이 늘어지기도 한다.

그 순간 이미 청중의 연결선은 끊어진 상태다. 아무런 전달이 되지 않는다. 마무리가 안 되니 설득은 실패다. 꼭 필요한 내용만 담은 간결한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이유다.


화끈한 마무리

참으로 잘 진행하고선 마무리를 못하는 발표자를 보면 안타깝다. 마무리는 깔끔하고 화끈하게 맺어줘야 한다.

“네… 이렇게 발표를 끝을 내고 다시 한 번 오늘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그래서 그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데….”

마무리가 화끈하지 못하면 전체 발표가 엉망이 된다. 영화의 주인공이 비극적으로 죽는 장면에서 죽을 듯 말 듯 계속 안 죽고 있을 때의 느낌과 같다. 흔히들 마무리 멘트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고수들은 마무리 멘트를 짧고 강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맺는다. 그래야 전체 발표가 살아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화끈한 마무리 멘트를 연습해 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구성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싸움에 정답은 없다. 동일한 상황이 이론적으로 있을 수가 없듯이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변화무쌍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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