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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06. 2018

01. 나에게서 나 자신을 구하라.

<코끼리를 먹는 방법>



‘규율’이라고 하면 너무 딱딱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정의하는 규율은 ‘나에게서 나 자신을 구하는 일상의 규칙’이다. 자기 자신을 너무 믿고 맡기면 절대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없다. 규율 없이 나 자신을 방치하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게 될까? 다음 예를 보자.

8 a.m. 기상. 다시 자기.
9 a.m. 진짜로 기상. 따뜻한 이불 속에서 휴대폰으로 이메일 확인. 추운 지역에 산다는 점이 이를 정당화해줌.
9:30 a.m. 침대에서 커피를, 어쩌면 팬케이크까지도 먹기.
10 a.m. 페이스북으로 댄스 스튜디오 사업 관련 정보 조사. 동기유발을 위해 해외 댄서들의 동영상을 찾아 감상하는 오랜 습관.
12 p.m. 식당에 가서 튀김과 맥주를 2잔 정도 마시며 내 연구 활동에 대한 보상을 해줌.
1 p.m. 건축 관련 동영상을 본 후 유튜브를 통해 사업에 관한 리서치. 결국 내가 만들고 싶은 작은 집은 지금은 건축하기 힘든가? 이런 일들은 헌신을 요한다!
4 p.m. 가족과 함께 외식. 요리를 하면 부엌이 엉망이 될 것이기 때문에.
5 p.m. 아이들을 일찍 재우기. 그래야 인스타그램을 실컷 하거나 내 댄스 스튜디오 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기 때문. 너무 피곤하지 않다면.

실제로 내가 이렇게 지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를 통제하는 훈련을 해오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지냈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하루를 기분 좋아지는 게으른 일들을 하며 보내고 싶다. 나는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당신이 하는 일이 다 절제되어 있군요. 규율을 좋아하나봐요.”
  
실상은 나는 우리 아이들만큼이나 규율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무절제한 생활과 싸우면서 나와 내 가족과 내 사업을 강력하게 만드는 일상의 규칙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의 실제 일상은 앞에서 상상해본 일상보다 그렇게 신나지는 않다. 아주 재미있지도 않다. 하지만 지루함에도 경이로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5:30 a.m. 기상. 사무실에서 조용히 그날 계획을 점검하고 간밤에 들어온 메일에 답하기.
6:30 a.m. 애들을 깨워 아침 먹이고 학교 보내기.
7:30 a.m. 사업과 관련된 모든 SNS 체크. 신체의 유연성과 강인함을 길러주는 간단한 운동.
8 a.m. 사무실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 시작하기.
11: 30 a.m. 점심 식사. 주로 남은 음식을 먹는다. 요리를 싫어하기 때문.
12 p.m. 이메일이나 요청 등을 우선순위 업무에 추가하기.
3 p.m. 집에서 일할 때는 아이가 집에 오는 시간이므로 휴식 시간. 사무실에서 일한다면 마지막 업무를 진행할 시간.
5 p.m. 아이들과의 저녁 식사. 아이들과 놀아주기. 숙제 도와주기. 목욕시키기, 재우기.
8 p.m. 사무실 업무를 종료하고 댄스 스튜디오 방문.
10 p.m. 남편과 시간 보내기, 독서나 TV 시청.
11 p.m. 취침.


더 늦게까지 일하거나 일찍 일어나는 날도 있다. 또 어떤 날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에서도 일한다. 요가 대신 산책이나 조깅을 할 때도 있다. 때로는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버터를 넣은 커피로 자극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나의 일상은 예측 가능하고, 가치 낮은 일을 하려는 경향으로부터 나를 구해주고 있다.
  
이런 일상의 규칙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댄스 스튜디오를 개설하려는 꿈만 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의 규칙에 긍정의 답을 함으로써 사업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삶을 구축할 수 있었다.

나는 사업자금을 모으기 위해 일을 3가지나 하고 대학에 다니며 내 댄스 스튜디오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만의 일과를 만들어갔다. 일, 학교, 숙제, 일, 다시 일을 반복하는 지루한 일상이었다. 친구들이 밖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나는 집에서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친구들은 옷을 샀지만 나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내 댄스 스튜디오에서 판매할 무용복을 샀다. 일상은 분명 힘들었지만 나는 매일 해야 하는 많은 일들 중 적어도 하나에 긍정의 답을 했다. 혹은 내가 번 돈을 소비하는 대신 자금을 모으는 데 작은 긍정의 답을 했다. 이것이 내가 사업을 시작하는 날을 앞당겼다.
  
오늘날 나의 일상이 약 20년 전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지켰던 일상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일상 그 자체는 지루하지만 삶은 지루하지 않다. 일상은 나를 노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구원한다! 나는 가족과 사업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 내가 만들어낸 일상의 규칙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데 따르는 혼란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일상을 갖는 것은 내 소명을 이루고, 이를 통해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차별화된 사업과 삶을 구축하고 싶다면 가치가 낮은 자잘한 일들과 싸워야 한다. 나만의 일과를 만들어두면 당장에 쉽고 좋은 일만 하려는 경향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 진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신의 인생을 결정한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기 때문에 절제된 일과에 긍정의 답을 해야 한다. 그래야 후에 그 결과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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