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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3. 2018

02. 아름다움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

<매력은 습관이다>




연봉은 외모순이다?


외모는 순식간에 사람의 인상을 결정합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알레산더 토도르프 교수는 학생들에게 2004년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누가 당선될지를 예측해보라고 했습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68.8%라는 꽤 높은 확률로 당선자를 예측했다고 합니다. 즉 외모만 보고 일의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는 아름다움에 주어지는 포상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외모 프리미엄’(Beauty Premiu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대니얼 해머메시가 쓴 『미인 경제학』에 따르면 1790년대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모가 아름다운 여성들이 평범한 여성들보다 수입이 8%나 높았다고 합니다.
  
미국 중부 대서양 지역의 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유명합니다. 대학에서는MBA 취득 시험 전에 학생들의 사진을 미리 찍어두고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독자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그 후 졸업생이 일에서 성공을 했는지 아닌지를 조사해보았죠. 그 결과 매력적인 남성은 초봉이 높고 관리직이 되어서도 승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여성의 경우, 매력이 초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경력을 쌓을수록 매력적인 사람이 수입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좀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받은 남녀는 1983년 당시에 시급이 약 2500달러나 많았습니다.
  
  
잘생기면 무죄못생기면 유죄
  
여기에는 매력의 ‘후광 효과’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광 효과란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이 가진 하나의 특성을 가지고 그 사람의 다른 부분 혹은 나머지 전부를 평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위 실험을 예로 들면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이 다른 면에서도 뛰어나 보인다는 것을 뜻하죠. 다시 말해 사람의 ‘외모’로 능력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외모의 후광 효과는 법정에서도 나타납니다.
  
변호사는 법정에 서는 피고인이나 증인에게 깔끔하게 옷을 입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조언합니다. 외모가 좋은 사람이 하는 말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이 높기 때문이죠. 일설에 의하면 외모가 좋은 용의자는 재판에서도 엄격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낸시 에트코프의 『美: 가장 예쁜 유전자만 살아남는다』에 따르면 아름다운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난 여성이 도로 옆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했을 때,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는 실험을 했습니다. 여성과 통행인은 물론 초면입니다.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새를 다양하게 바꾸어 관찰한 결과, 아름다운 여성이 도움을 받는 확률은 그렇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25%나 높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매력이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뤘을 때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인만이 이득을 보는 걸까요?
  
런던 정치경제 대학 사회학과 교수였던 캐서린 하킴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매력적인 외모가 일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까닭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력적이고 느낌이 좋은 사람은, 타인이 보기에도 함께 일하기 쉽고 설득력도 있다. 타고난 미인이 유리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외모나 행동을 매력적으로 가꾸면 타고난 미인과 같은 수준의 외모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예뻐도 용서할 수 없는 것
  
그렇다면 항상 아름답게 꾸미면 되는 걸까요? 그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외모 프리미엄과 반대되는 뜻으로 ‘외모 페널티’(Beauty Penalty)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오해하여 일어나는 비극을 의미하죠. 요즘은 여성지나 인터넷을 통해 미인으로 만들어주는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메이크업을 하면 기분이 좋을 뿐 아니라 자신감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매력을 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서린 하킴이 쓴 책에는 외모 페널티의 실례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후에 승진 면접이 있는 여성이 차분해 보이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하지만 그 옷을 자세히 보니 레이스가 달린 검은색 파티 드레스로 천 아래로 맨살이 드러났습니다. 예상대로 그녀는 승진하지 못했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탈락한 이유를 몰랐다고 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드레스였다고 해도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일하는 여성을 과연 주변에서 ‘전문가답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아마추어라고 느낄 것입니다. 그녀는 그러한 객관적인 시점을 간과한 것이죠.
  
기업의 관리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옷차림 때문에 부하를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20%가 ‘옷차림 때문에 부하를 해고한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물론 직업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만,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지 뭐’, ‘섹시함을 강조하는 게 좋겠지’와 같이 지나치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은 결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결과입니다.
  
외모 페널티의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뉴욕의 금융기관에서 근무했던 여성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터틀넥과 스커트를 입었죠. 그러자 회사 측에서는 ‘주변 사원들이 신경이 쓰여 일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복장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옷차림을 고치지 않았던 그녀는 인사이동 후 1개월 만에 해고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사례를 소개하자면, 업무 능력이 우수하여 상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일을 잘했던 그녀는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했고, 가장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죠. 그런데 그 프로젝트를 의뢰한 외국인 남자가 ‘그녀를 빼달라’고 통보했습니다. 프로답지 못한 옷차림이 그 원인이었습니다.그녀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는데, 타인에게는 ‘프로로서는 실격’이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죠. 자신과 상대방 모두가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옷차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겁니다. 상대가 원하는 복장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업무에서 상대의 요구를 파악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고작 옷차림 하나 때문에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을 테지만, 우리 주변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매력의 이중성
  
이러한 외모 페널티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아름다움의 방향을 착각하면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름다움은 분명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성에게 공감을 받는 매력’과 ‘남성의 흥미를 끄는 매력’도 살펴볼 필요가 있죠. 확실히 성별에 따라 끌리는 매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후자가 더욱 이성적인 매력을 강조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감’과 ‘원하는 경력’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성’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어필하는 매력입니다. 그것은 남성으로서 혹은 여성으로서 타인에게 호감을 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인격체로서의 자신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그것을 깨달으면 모든 사람들로부터 ‘내 삶의 방식이나 존재 자체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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