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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16. 2018

04. 꿈은 밀린 숙제가 아니다.

<엄마 말고 나로 살기>



만약 숙제를 하지 않았을 때 혼이 났던 것처럼, 오늘 우리가 꿈을 꾸지 않는다고 누군가에게 혼이 난다면 꿈을 꾸게 될 수 있을까? 없던 꿈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의 동기부여는 될지 몰라도 그것은 진정한 나의 꿈이 될 수 없고 전혀 기쁜 일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꿈이란 것은 밀린 숙제를 하거나 숙제를 안 해서 혼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늘 누군가에게 꿈을 꿔야 한다고 강요 아닌 강요를 당하면서 살아왔다. 그것을 내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을 때도 있다. 우리에겐 우리 자신을 이끌 수 있는, 우리 자신 안에 있는 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적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의 꿈은 누군가에게 강요된 꿈, 검사를 맡아야 하는 숙제가 돼 버리기 십상이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나중에 늙어서 책 한 권 내 보는 게 소원이었다. 그 꿈을 바라보며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꾹 참아가며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지금 그렇게 원하는 작가라는 꿈을 굳이 나이 들어서 이룰 필요가 있나? 지금 이루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스스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소중한 꿈 하나를 미루고 미루며 하루라도 빨리 이룰 수 있는 꿈의 시간들을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꿈을 자꾸만 나중으로 미뤘던 것이다.

‘나중’이라는 단어와 친하게 지내다 보면 어느새 꿈에서 멀어진 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희망도, 행복도, 꿈도, 사랑도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있고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듯 기다리다 보면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내가 찾아야 하며 지켜야 하는 것들이다. 물론 내가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꿈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지, 어떤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지, 어떤 꿈을 찾아 나설지는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렸다.



잃어버린 꿈과 아직 찾지 못한 꿈을 찾기 위해서는 오늘의 나를 만나야 한다.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과거의 나도 아니고, 아직 오지 않은 말뿐인 나도 아니다. 지금의 나를 만나고 자꾸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물어보는 사람은 현재의 꿈을 위해 달릴 수밖에 없다. 그것을 지금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 것인데 어찌 외면할 수 있으며, 내게 부족한 것이 어떤 건지 뻔히 보이는데 그것을 채우기 위해 어찌 노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무런 의욕 없이 오늘을 죽이고, 오늘을 죽이니 당연히 미래 역시도 죽게 된다. 우리는 꿈꾸던 자리에서 내려와 이제는 자식 꿈이나 받쳐 주다가 서서히 지게 된 후 하늘로 간다. 그때 신은 우리의 숙제를 검사할지도 모른다. 꿈을 꾸었냐고, 꿈을 몇 개나 이루었냐고, 내가 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았느냐고, 시간이라는 선물을 감사히 받았느냐고.

다행히 우리의 삶은 아직 종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하루 중 오전이나 정오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아직 오후의 시간과 저녁, 밤의 시간이 우리 인생에 남아 있다.

내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과 그 안에서 충분히 꿈꿀 수 있는 나의 모습을 더 이상 희생하지 말자. 꿈이 있는 한 우리는 모두 청춘이다. 먼 훗날 지금을 후회하며 자책하지 않는 삶을 우리는 충분히 살 수 있다. 꿈은 한평생 우리와 함께하는 친구다. 꿈과 함께한다면 늘 지금을 살 수 있다. 꿈이 있어 청춘인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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