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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Apr 24. 2018

04. 물질은 모두 몇몇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리학은 처음인데요>



양자장론

현대 물리학에는 수많은 이론이 있고, 이들은 양자론과 상대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초 물리학 분야에서는 양자론과 특수상대성이론을 기반으로 ‘양자장론’이 발전했다. 원래 양자장론은 전자기력을 양자론과 융합시키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양자역학은 본디 입자의 운동을 양자적으로 다루는 학문인데, 이를 전기장과 자기장 등 공간에 퍼져있는 현상에도 적용하려고 한 것이다.

그리하여 양자론과 전자기학을 융합시킨 ‘양자 전기역학’이라는 이론이 만들어졌다. 이 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도 포함하며 실험 결과와도 매우 잘 맞아떨어지는 성공적인 이론으로 볼 수 있다. 양자 전기역학은 ‘양자장론’이라 불리는 이론 형식의 한 가지 사례다. 또한, 양자장론을 통해 원자핵 안에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정체를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세 가지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쿼크가 어떠한 물리 법칙을 따르는지도 알려져 있다. 이에 관한 물리 법칙도 양자장론의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물질은 
한정된 종류의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쿼크는 기본 입자의 일종이다. 더는 분해할 수 없는 입자를 기본 입자라고 한다. 한때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기본 입자인 줄 알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들이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기본 입자의 종류는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다. 오늘날 기본 입자로 알려진 것은 쿼크, 전자, 광자, 중성미자 등이다. 물과 공기와 우리의 몸 등 일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물질은 모두 몇몇 기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중성미자는 기본 입자지만, 다른 입자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매우 찾기 어려웠다. 중성자를 내버려 두면 자연히 양성자로 변화하는 데, 이때 전자와 중성미자가 방출된다. 중성미자가 따르는 물리 법칙도 양자장론으로 기술되어 있다.

광자도 기본 입자다. 양자론에서 설명했듯이 미시 세계에서는 입자와 파동을 구분할 수 없다. 빛을 비롯한 전자기파가 파동처럼 보이는 이유는 입자의 성질이 드러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광자는 전자와 부딪치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가령 사람 눈에 들어온 광자는 망막 세포에 있는 전자와 부딪치고, 그때 주고받은 에너지가 전기 신호의 형태로 뇌에 전달되면 우리는 사물을 볼 수 있다.

광자와 비슷한 기본 입자로는 글루온, W입자, Z입자 등이 있다. 이들은 광자와 함께 게이지 입자라고도 불리며, 다른 기본 입자 사이에서 힘을 전달하는 성질이 있다. 또한 힉스 입자라는 것도 있다. 힉스 입자는 1964년에 이론적으로 예언되었고, 이후 대략 50년 정도 지난 2012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힉스 입자는 광자를 제외한 모든 기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다는 특별한 성질을 지닌 기본 입자다.


기본 입자의 성질은 매우 잘 연구되어 있다.

이상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기본 입자다. 그 밖에도 암흑물질 입자나 중력자 등 이론적 가설에 바탕을 둔 입자가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아직 실험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모두 여태까지 언급한 기본 입자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들 기본 입자가 무엇이며 어떤 물리 법칙을 따르는가는 20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기본 입자의 표준 모형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표준 모형은 양자장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수없이 많은 검증 실험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되어 있다.

기본 입자의 표준 모형과 모순되는 실험 결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표준 모형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도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실험이 잘못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만약 표준 모형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실제로 발견된다면, 이는 표준 모형을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므로 또 새로운 이론이 전개될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는 온 힘을 다해 그런 현상을 찾아내려 한다. 하지만 표준 모형은 매우 탄탄한 이론이라서 아직은 그러한 현상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입자물리학 실험에는 대단히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입자물리학은 20세기에 크게 발전했는데, 그 원동력은 바로 대규모 실험이었다. 원자핵 내부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무엇이 기본 입자인지, 이들은 어떤 물리 법칙을 따르는지 등의 의문을 해결하려면 입자에 큰 충격을 주는 실험을 해야 한다. 그 실험 결과를 분석하여 기본 입자의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재구성하는 것이다.

기본 입자 중에서도 쿼크 등은 평소에 원자핵 내부에 존재하므로, 입자에 아주 강한 충격을 주지 않으면 그 존재를 들여다볼 수도 없다. 입자를 엄청난 속도로 충돌시키려면 아주 큰 에너지로 가속해야 한다. 이때 입자를 가속하는 장치가 바로 입자 가속기다. 입자물리학을 발전시키려면 큰 에너지를 가할 수 있는 대형 입자 가속기가 필요했다.


규모가 커지는 입자물리학 실험

그리하여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파악하기 위해 입자 가속기 개발이 진행되었다. 큰 에너지를 가하려면 입자 가속기의 규모도 커야 한다. 1930년대에 입자 가속기 개발이 시작되었을 때는 크기가 몇 미터밖에 되지 않아서 실험실 안에 들어갈 정도였다. 그러나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입자 가속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예산도 늘어나서 건설비용만으로 수천억 원이 들기도 한다.

1980년대에는 둘레가 87km나 되는 원형 입자 가속기인 초전도 초충돌기(Superconducting Super Collider, SSC)를 만드는 계획이 있었다. 미국텍사스주에서 건설하기 시작했지만, 지나치게 큰 예산을 감당하지 못하여 1993년에 건설이 중단됐고 결국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 가속기는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있는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다.

이것은 둘레가 27km인 원형 입자 가속기로, 인류 사상 최대의 에너지로 양성자 2개를 정면충돌시킬 수 있다. 예산은 약 5조 원에 이르고, 세계 여러 국가의 국제 공동 연구를 위해 운용되고 있다. LHC를 통해 얻은 중요한 성과로는 2013년에 힉스 입자를 발견한 일을 들 수 있다. 힉스 입자는 기본 입자의 표준 모형에서 예언된 입자 중 가장 마지막에 발견되었다. 이로써 표준 모형이 완전히 옳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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