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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04. 2018

05. 미니멀리스트 여행자가 되는 방법 (마지막 회)

<인생은 간결하게>



때로는 휴가를 떠나는 일조차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시간에 쫓겨 짐 가방을 싸고, 고양이나 강아지를 맡길 곳을 찾아야 하며, 비행기나 기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뛰어야 한다. 휴가지에 도착도 하기 전에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지쳐버린다. 평온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넘어야 할 산과 계곡이 높고도 깊다.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당신 역시 여행에 미니멀리즘 정신을 적용해야 한다. 번잡스러운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서 여행을 떠나라. 필수품만 가져가라. 끝장나게 간소한 여행을 경험해보라. 그런 여행이야말로 진정 풍요로운 경험으로 남는다. 다음 몇 가지 구체적인 조언을 따라보자.



핸드 캐리어 하나만 챙기기

소지품을 챙기는 데 커다란 짐 가방은 필요 없다. 핸드 캐리어 하나면 충분하다. 일주일 이상 장기 여행을 떠난다면 현지에서 세탁할 수 있는지 확인하자. 핸드 캐리어 하나로 떠나는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 짐이 적어진다: 핸드 캐리어는 짐을 담을 공간이 크지 않으므로 무엇을 가져갈지 신중히 선택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너무 많은 물건을 가져갈 수가 없다.

• 항공기에 갖고 탈 수 있다: 짐을 따로 부치지 않아도 되므로 간편하고 가방을 항상 소지하고 있으므로 분실할 위험이 적다. 어느 항공편이든 핸드 캐리어는 들고 탑승할 수 있다.

• 가볍다: 대개 핸드 캐리어는 가벼운 소재로 제작한다. 전체적인 짐의 무게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움직임이 자유롭다: 가벼운 핸드 캐리어 하나라면 어디로든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커다란 짐 가방을 질질 끌지 않아도 되고 지하철과 기차, 택시에 가볍게 탑승할 수 있다.

• 아이들이 스스로 챙길 수 있다: 아이들도 각자 자신의 핸드 캐리어를 즐거운 마음으로 들 수 있고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개수를 줄이고 활용도 높은 아이템으로

가볍게 여행하려면 가져가는 옷의 수를 줄이면서도 매일 조금씩 다르게 스타일링해서 똑같은 옷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 스타일이나 색깔이 서로 잘 어울릴 만한 옷들을 챙겨가자.

이왕이면 무채색 계열의 옷을 고르고, 특히 흰색이나 검은색이라면 모든 색상과 잘 어울려 활용하기 좋다. 어떤 목적의 여행인지에 따라 청바지와 티셔츠 또는 검정 슈트와 흰색 블라우스처럼 기본 의상을 정해보자.

평소 입는 익숙한 의상 스타일과 너무 다르게 입지 않는 편이 좋다. 어색한 옷차림은 마음도 불편하게 한다. 여행지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목록을 작성해보고 날씨와 활동에 맞는 의상을 가져가자.

체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불확실할 때는 짐 챙기기가 더 어렵다. 가벼운 옷과 따뜻한 옷, 우천 시나 스포츠 활동에 맞는 옷, 밤 기온에 대비한 옷이나 특별한 장소에 맞는 옷을 챙겨야 할 때 어떻게 가짓수를 줄일 수 있을까? 활용도가 큰 의상, 겹쳐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세탁이 쉽고 건조가 빠른 소재로 만든 옷이어야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세탁할 수 있는 여건인지 미리 알아보자. 특히 아이들과 여행한다면 세탁 가능 여부가 중요하다. 숙소에서 수건과 침대 시트 등도 제공하는지 알아보고 그에 따라 챙겨가자.


화장품과 위생용품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때 기내에 유리병을 가지고 타려면 준수해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짐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액체형보다 고체형으로: 짐 가방 안에서 쏟아질 우려가 있는 제품은 피하자. 점점 더 많은 친환경 및 유기농 브랜드들이 비누, 치약, 선크림 등을 고체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

• 액체류는 작은 용기에 담아서 필요한 양만: 작은 용기에 담아서 투명한 지퍼백에 넣자. 비행기탑승 시 액체 용량은 100mL를 초과할 수 없고 투명한 지퍼백에 담아야 한다. 일일이 챙겨가기 보다 여행지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올인원 제품 하나로: 가급적이면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나 겸용, 혹은 올인원제품을 택하라. 예를 들어 샤워와 샴푸 겸용 비누 하나, 치약 하나 이런 식으로 챙긴다. 가족 모두에게 두루 맞는 순한 제품으로 고른다. 하지만 피부가 연약하다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따로 챙기자.

• 비상약은 필수: 특수 치료를 받거나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잊지 말고 챙겨가자. 두통이나 고열에 대비한 타이레놀 3~4알 등 비상약도 챙겨야 한다.

• 화장품은 간소하게: 땀에 번지지 않는 마스카라 1개,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파운데이션 1개로 만족하자. 다른 것이 더 필요하다면 확실히 사용할 것만 최소한으로 가지고 가자.

• 클렌징은 물티슈로: 클렌징용품을 다 챙기기보다 클렌징 장갑이나 빨아서 재사용할 수 있는 클렌징 물티슈를 가져간다.

• 세면도구는 간단하게: 칫솔은 콤팩트형이나 여행용을 선택한다. 숙소에서 타월을 제공하는지 출발 전에 알아놓자. 헤어드라이어도 마찬가지다. 헤어드라이어가 없다면 챙겨가고 챙기지 않았다면 머리핀이나 고무줄로 머리를 묶는다.

어디로 여행 가느냐에 따라 챙겨야 할 화장품과 위생용품이 달라질 것이다. 오지나 사막에 가는 것이 아니라면 요즘은 어디서나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항상 사용하는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른 제품들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알레르기 체질이 아니라면, 사용할 양이 예상돼 그 제품을 거의 다 쓸 것이 확실하다면, 여행지에서 구매해 쓰는 편이 짐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다. 다만 용량이 큰 제품을 구매해 남은 것을 버리고 돌아온다면 그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된다. 당신과 가족의 성향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택하길 바란다.


핸드백
비웠다가 다시 담기

지금 이 순간 당신의 핸드백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탈탈 털어 완전히 비워보자. 지갑도 꺼내서 다 비워보자! 이제 다시 지갑 안에 있어야 할 것을 챙겨보자. 신분증, 운전면허증,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의료보험 카드, 급할 때를 대비한 유료 화장실 이용을 위한 동전 몇 개 등이다. 지갑 안에 있어야 할 것은 그 정도가 전부다. 포인트 카드와 많은 동전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이제 지갑을 핸드백에 넣고 휴대전화와 손수건을 챙겨 넣자. 그밖에 호텔이나 숙소 예약증, 미리 구매한 기차나 버스, 전차 승차권, 항공권 등 필요한 서류를 챙기고 여행과 관련 없는 서류는 집에 두고 간다. 핸드백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할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런 서류는 없는 편이 좋다.


휴가 기념품
물건이 아닌 순간을 기억하기

여행지에서 돌아올 때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선물할 생각으로 작은 깃발이나 스노글로브(Snowglobe) 같은 기념품을 사 올 수 있다. 그러나 미니멀리스트는 물건이 아닌 경험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나중에 여행을 추억할 물건을 챙기기보다 항상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길 권한다.

또한 여행지에서 선물을 찾고 고르는 일은 얼마나 피곤한가. 되도록 기념품을 사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휴가 선물을 받을 것을 기대하지 말게 하자. 때로는 좋았던 휴가의 기억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고양이를 맡아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작은 선물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차나 향신료, 현지 특산품, 휴가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향초 등 간단하고 가벼운 것을 사자.


빠뜨린 것에 대한 두려움

여행을 준비하면서 무엇인가 잊고 빠뜨렸다 해도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불안해할 필요 없다. 오지 여행이 아니라면 언제라도 여행지에서 빠뜨린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차라리 여행지에서 준비물 중 일부를 살 생각으로 지나치게 많이 챙겨가지 않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이라면 복용할 약을 꼭 챙겨가야 한다. 건강 문제는 조심해야 할 영역이다. 대도시 주변을 여행한다면 약국이나 의사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 대비해서 아프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연락처를 알아두고 여행자 보험도 들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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