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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May 16. 2018

05. 친구 관계가 좋아야 공부할 동력이 생긴다.

<부모가 함께 자라는 아이의 사회성 수업>



아이가 친구랑 잘 지내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친구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학업에 악영향을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이가 친구와 갈등을 겪을 경우에 심정적으로 고통스럽다. 사람은 고통을 겪으면 심리적인 에너지를 그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리는 데 쓴다. 아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 에너지를 내적 갈등을 다스리는 데 써버리면 남은 에너지는 당연시 적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데, 애써 다잡아 하던 공부도 집중이 안 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아씨숙제해야 하는데
자꾸 생각나서 미치겠네?

아까 싸웠던 친구가 한 말이 자꾸 생각난다. 기분이 상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공부가 안 되어 짜증난다. 공부가 재미없다. 그냥 머리를 비우고 싶다. 이런 식으로 친구 갈등이 공부를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친구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관계는 즐거울 때도 있지만 힘들 때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얽히고설키면서 긴장감이 생기고 서로의 매력에 끌리는 쾌감도 있다. 동시에 다른 점을 맞추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이때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동기와 에너지를 주기도 하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강도를 넘는 스트레스는 우리를 피곤하게 만든다. 삶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를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한다.


관계에서 오는 긍정경험이 부정경험에 비해 
적어도 2배는 넘어야 한다!

아이가 친구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면, 친구와 겪는 긍정적인 관계 경험이 부정적인 경험에 비해 월등히 많아야 한다. 평소 친구와 즐겁게 지낸 적이 많은 아이는 갈등이 생겨도 관계를 회복하는 힘이 좋다. 친구와 경험하는 긍정경험이 부정경험보다 5배 이상 많으면 싸워도 친구와 갈라서지 않는다. 원만한 친구관계의 비결은 친구와의 긍정경험이 충분히 많은데 있다. 긍정경험이 부정경험의 2배만 되어도 관계는 흔들릴 수 있다고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친구 문제가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친구 문제가 있더라도 그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자기 페이스대로 공부하는 능력을 갖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많은 시간 동안 ‘즐겁게’ 놀아본 경험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긍정 경험들은 아이 내면에 잘 녹아들어 사춘기 즈음부터 일어나는 관계 문제에 쉽게 휩쓸리지 않게 만들어준다. 친구와 즐거운 경험이 얼마나 쌓였는지가 결국 관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친구와의 좋은 관계가 공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또래의 준거집단이 주는 기준들이 있다. 아이들이 친구와 노는 재미를 알면 소속감이 든다. 이 소속감이 만족되면 자신이 속한 친구 집단의 기준들에 맞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인정하는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진다. ‘학업’도 그 영역 중 하나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모두 되고 싶은 워너비(wannabe)의 모습이다. 그래서 아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 능력을 더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럼으로써 또래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 다시 말해 친구 관계가 아이의 공부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친구와의 선한 경쟁으로 공부에서도 친구만큼 해보겠다는 마음도 생긴다. 그 동력으로 친구와 함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도록 서로 격려하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아이의 원만한 친구관계야말로 아이 공부의 결정적인 힘이 되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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