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제까지의 상식은 우리의 적이다.

<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by 더굿북
%E9%87%89%EB%9A%AE%EC%9C%B4%E7%A7%BB%EF%BF%BD.jpg?type=w1200&type=w1200



현대 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무언가를 결정함에 있어서 지식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사회 변혁이라는 거대한 틀에서 봤을 때, 최근 세계가 제시하는 새로운 기술이나 동향은 관용어나, 우리의 생활로 미처 자리 잡을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정보는 남다른 호기심을 가진 비전문가 집단 사이에서조차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위에 언급한 집단의 사람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지식인(知識人)’이자, 동시에 ‘지식인(智識人)’이다. 나는 과학 연구를 생업으로 삼고 있지만 어디 가서 직업이 물리학자라고 말하기에는 차마 부끄러운 성과를 내는 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물리 연구에 매진해야 옳겠지만, 전공과 무관한 서적을 읽으며 물리학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글을 쓰기도 한다. 전공이 아닌 일에 열심히 매달리는 내게 혹자는 물리학자가 그렇게 한가한 직업이냐며, 엉뚱한 일에 시간 버리지 말라고 나무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대 세계에 대한 남다른 호기심과 관심 때문에 나는 지금의 자리로 이끌리게 되었다.

현세대의 최신 동향, 사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특정 분야에 정통한 지식인(知識人)의 역할에만 만족한다면 그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시대의 흐름에서 도태되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마주한 세계에서 '지식에 대한 3대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pj-accetturo-172481-unsplash.jpg?type=w1200



첫째,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자루의 연필이라도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갈 수 없다. 먼저 연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연필은 크게 흑심, 홈이 팬 나무로 구성된다. 용도에 따라 끝에 지우개가 달리거나 금속 테두리 등으로 장식되기도 한다. 원자재에서 가공 작업, 조립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중간 과정을 거친 끝에 한 자루의 연필이 탄생한다. 이렇게 흔히 볼 수 있는 연필도 개인이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연필 한 자루를 만드는 데 투입되는 사람은 각자의 영역만을 담당할 뿐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절대 혼자 연필 한 자루를 만들고 유통시킬 수 없다. 현대는 전통적인 연필 생산자가 직면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연필을 혼자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현재의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또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연필에 문구나 무늬를 새기라고 공장 측에 건의할 수도 있다. 이는 경제학과 무관한 심리학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심리학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그 외에도 알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연필 제조업은 사양산업이라는데 그 말을 믿어야 하는 것일까? 앞으로도 계속 하락추세일까? 연필 제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까?

이처럼 모든 물음에 답할 수 없을 만큼 현대사회는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문제를 마주한다. 과연 이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전으로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온지 오래다. 복잡한 현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둘째,
인공지능(AI)이 서서히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단순노동이나 심지어 일부 고급 기술을 포함한 많은 작업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추세에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사고방식을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를 피할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셋째,
많은 사람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사회 전체적인 계층화 현상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빈부격차에 대한 연구에서 한 가지 사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빈민과 부자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보유한 자산이나 누릴 수 있는 기회처럼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문화와 관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빈곤은 더 이상 경제적 상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제적 계층이 삶을 대하는 전반적인 자세 또는 태도와도 직결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코 녹록지 않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행복하게 살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때도 있다. 심지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낙후된 가치관으로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도 없게 되었다. ‘빈곤한’ 가치관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시대와 발맞추어 걸어갈 수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00. <지식인 복잡한 세상을 만나다> 연재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