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
품위 있는 삶에 대한 부드럽고 조심스런 제안들
그가 제시하는 처방은 일견 대단치 않아 보인다. 마음이 지칠 때면 억지로라도 자기만을 위한 '공백의 시간'을 내어 마음을 마주 볼 것. 저물녘의 아름다운 노을, 저녁상을 차려두고 기다리는 아내, 열심히 일하는 부하 직원, 아무런 일도 없는 평온한 일상이 당연하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릴 것.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면 오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전력을 다해 할 것. 젊은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며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으로서 그 시절을 헤쳐 나온 비결을 말하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나이를 먹는 일에 대한 성찰을 공유한다. 재난 당한 이들의 아픔에 대한 깊은 공감의 태도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버리지 못하고 고쳐 입은 헌옷이나 세계화에 아랑곳 않는 지역가게를 찬양하며 유행으로부터의 자유를 즐거워한다. 전문 의학 용어나 심리학 지식을 동원해 가르치듯 설명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 환자들과의 대화, 재해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성찰과 지혜, 치유법을 일기 쓰듯 편안하고 쉬운 말로 적어낸다. 무엇보다 자칫 지나칠까 경계하며 사람을 배려하는 저자의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태도가 마음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오늘이 내 인생의 첫날,
눈이 빛나는 삶을 위하여
글은 대개 조용하고 담담하며 여름날의 바람처럼 상쾌하지만, 저자는 톱니바퀴 하나만 틀어져도 무너질 수 있는 평온한 일상,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불안한 삶을 꾸준히 의식한다. 인간 삶에 내재한 불안과 분노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살피며 다루고 극복해갈 법을 모색한다.
아침에 태어나서 저녁이면 죽는다. 아침마다 새롭게 태어나므로 어제의 기분에 질질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내일의 빛은 내일 발견하면 된다. 오늘 하루만으로 족하다. 그런 마음으로 지낸다면 하루하루가 빛을 띠게 되지 않을까?
의식과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이런 태도는 책의 전반에 깔려있다. 새롭고 놀라운 깨달음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에너지가 떨어질 때 차분한 힘을 다시 얻을 수 있게 돕는다.
아름답게 빛나는 눈을 볼 때마다 나는 본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반짝이는 눈빛은 그 사람 인생의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어떤 사람에게서 발견한 한 순간의 빛나는 눈빛을 단초 삼아 그의 생활과 마음이 활기를 되찾도록 돕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피곤한 하루의 끝, 지치고 약해진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해 줄 무언가가 필요할 때 마음이 가는 대로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보자. 내일 아침 거울 속에서 새롭게 눈을 빛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 l 우미하라 준코
1952년 출생. 질병의 사회적·심리적 요인을 찾아 치료하는 심료내과(心療內科) 전문의이자 수필가, 가수이다. 도쿄지케이카이 의과대학 졸업 후 같은 대학 교수를 거쳐 1984년 ‘우미하라 멘탈클리닉’을 개원, 여성들의 스트레스성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2년 동안 재직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후생노동성 ‘건강홍보대사’로 활동하였다. 현재 도쿄에 소재한 일본의과대학 특임교수로 재직하며 집필, 강연, 방송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는 학생 시절 이후 중단했던 가수 활동을 재개, 지금까지 라이브 공연을 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상담 칼럼 ‘인생 안내’의 상담자로 활동했고, 마이니치신문 일요판 상담 칼럼 ‘신 마음을 위한 영양제’를 15년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심료내과》, 《남자는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마음의 격차 사회》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