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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n 14. 2018

06.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몇 가지 재밌는 실화

<슬픈 날엔 샴페인을>





파킹맨을 위한 건배

번화가인 스트립에서 한 블록 안으로 들어서면 더 시그니처 오브 엠지엠(The Signature of MGM)이라는 고급 호텔이 있다. 콘도형 호텔로 38층짜리 빌딩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빌딩마다 스파와 수영장, 격조 높은 음식점 등이 있고, 객실내부에는 고급 가구와 티브이, 오디오, 주방기구가 갖춰져 있다. 이 호텔에 투숙하려고 차를 가지고 가면 주차 전문 종업원에게 차를 맡겨야만 한다. 그들의 임무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그들의 차를 입고하고 출고해주는 일이다.

검은 상의를 걸친 육십 대 초반의 신사가 주차요원에게 자신의 차를 가져다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차를 맡길 때 받는 증명서를 보여주지 않았다. 증명서는 작은 종이쪽지라서 누구나 조금만 부주의하면 잊어버리기 쉬운 것이었다. 물론 받아놓은 자동차 키에 소유자의 이름을 적어놓아서 이름만대도 자동차 키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주차요원은 그 신사에게 증명서를 요구했다. 신사는 선선히 상의를 뒤지면서 말했다. “내가 이 호텔의 주인이요.” 뜻밖의 말이었지만 그는 당황함이 없어 보였다. 그러고는 누구에게나 하는 같은 태도로 담담하게 말했다. “미안합니다만 저는 증명서를 봐야만 합니다.” 종업원은 신사가 꺼낸 증명서를 훑어보고 나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당신을 알아보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의 차를 빼드려야 하거든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는 앞 고객의 차를 출고하기 위해 달려나갔고 호텔 주인은 오 분 정도를 내 앞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갑자기 목이 말랐다. 시원한 것이 한 잔 마시고 싶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사회는 아직도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가? 곧 망할 것 같은 요소를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이 나라에 아직도 긍정적 미래가 있는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의 신용카드가 음식점에서 거부되어 그의 아내가 대신 지불해야만 했던 나라, 대통령이나 국무장관도 계획에 없이 외부에서 점심을 사 먹으려면 차례대로 줄을 서야 하는 나라, 경찰국장도 신호를 위반하면 딱지를 끊게 되는 나라, 주차를 해도 그의 지위나 명예에 관계없이 순서대로 해주는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서 순간 혼란스러웠다. 원칙에 충실하고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는 그에게 갑자기 얼음이 담긴 시원한 로제(Rose) 한 잔을 건네주고 싶었다.

신선한 사과와 딸기, 크랜베리(산수유)와 산딸기 같은 과일의 맛과 장미꽃 향이 나는 새콤한 로제는 가볍고 너무 달지도 않다. 그래서 더운 여름날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와인이다. 가볍고 밝게 빛나는 붉은색은 소녀처럼 아름답다. 모든 나라에서 로제를 만들고 있고, 만드는 방식이나 색, 맛도 다양하지만 전통적으로 프랑스나 이태리,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에서 만드는 것이 유명하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로제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붉은 포도를 으깨어 발효통에 껍질도 같이 넣어서 하루 내지 삼일 정도 두었다가 원하는 만큼의 색을 얻어 만들기도 하고, 레드 와인을 만들기 위해 준비된 포도주스에서 맑은 핑크색 주스만 걷어내어 따로 발효시켜서 만들기도 한다(핑크색 주스를 빼버린 레드 와인은 그만큼 농축된 것이어서 맛과 향이 더 강해진다). 로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산화되기 쉬워서 생산된 지 일 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시원한 로제 한 잔은 아마 더운 여름날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파킹맨의 더위를 잠시나마 식혀줄 것이다. 제도와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건배를! 당연하다는 듯 기다리고 있던 호텔 주인을 위해 건배를! 원칙에 충실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일을 처리하던 파킹맨을 위해 건배를!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몇 가지 재미있는 실화들

▶ 1980년, 한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어느 한 환자가 죽을지 그렇지 않을지에 대한 내기를 한 것 때문에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한 간호사는 그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환자를 죽이려고 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도 했다.
  
▶ ‘심장마비 식당(Heart Attack Grill)’이라는 곳에서 8천 칼로리가 넘는 4층짜리 햄버거를 먹던 사십 세의 사나이가 실제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응급실로 실려 갔다. 8천 칼로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하루 추천 칼로리의 네 배나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1만 칼로리의 햄버거도 출시됐다. 이 식당은 나쁜 건강(bad health)을 찬양하며 엄청난 칼로리의 햄버거를 판매하는데, 몸무게가 158킬로그램이 넘는 사람에게는 햄버거를 무료로 제공한다. 매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공짜 햄버거를 받으려고 몸무게를 재기 위해 줄을 선다. 종업원들은 모두 간호사 복장을 하고 있다. 그 식당에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쉐이크 역시 살인적이다. 지방이 워낙 많아서 잠시만 놔둬도 버터로 변해 버린다. 만약 손님들이 주문한 햄버거를 다 먹지 못하고 남기면 간호사 복장을 한 여종업원들이 넓적한 국자 같은 것으로 때리기도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구시가지인 프리몬트 스트리트에서 성업 중이다. 미국은 국민 세 명당 한 사람이 비만으로 비만율이 경제 규모가 큰 나라들 중에서는 멕시코 다음으로 높아 전 세계 2위이다. 비만은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비만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일 년에 12만 명이 넘는다. 또 그에 따른 비용도 환자 일인당 1,429달러 이상이며, 일 년 총비용은 1,470억 달러나 된다고 한다.
  
▶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백만장자 하워드 휴즈(Howard Huges)는 라스베이거스의 데저트 인(Desert Inn)이라는 호텔에서 묵기를 좋아해서 아주 오랫동안 머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장기투숙을 꺼려하는 호텔 측에서 그에게 퇴거를 요청했다. 그러자 그는 얼마 후에 그 호텔을 통째로 사버렸다.
  
▶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결혼은 빠르고 쉽다. 혈액검사를 요구하지 않으며 이혼한 지 몇 개월이 지나야만 한다는 규정도 없다. 마찬가지로 이혼 역시 조건을 따지지 않으며 즉석에서 가능하다. 결혼할 때는 60달러가 들고(신용카드로 지불하면 5달러가 더 부과된다) 이혼할 때는 좀 더 많은 300달러쯤 든다. 결혼증명서를 발급해주는 시청은 매일 밤 12까지 문을 열고, 즉석에서 결혼을 할 수 있는 작은 예배당이 라스베이거스 시내에만 수십 군데가 있다. 어떤 곳은 드라이브 인(drive-in)과 함께 24시간 영업을 하기도 한다.
  
▶ 우편배달회사인 페덱스(FedEx)의 회장인 프레드 스미쓰는 1970년대에 그가 가진 마지막 5천 달러를 밑천으로 블랙잭 게임을 해서 3만 2천 달러를 따서 회사를 며칠 더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뒤에 그는 투자가들로부터 1천1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 1992년에 아취 카라스(Arch Caras)라는 사나이는 50달러를 가지고 4천만 달러를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 다 잃고 말았다.
  
▶ 중장비 놀이터가 있는데 불도저를 몰며 놀 수 있는 곳이다. 또 군대에서나 있을 각종 중화기를 쏘아볼 수 있는 곳까지 있다.
  
▶ 파리스(Paris) 호텔 정문에 위치한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의 것을 따라 그 크기 그대로 지으려고 했으나 바로 근처에 있는 공항 때문에 지금처럼 절반 크기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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