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에 답 있다>
영화 ‘컨택트’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어느 날 외계인들이 열두 개의 비행물체를 타고 지구에 온다. 지구인들이 그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면 위험한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 그 위기의 순간에서 유일한 소통 수단은 바로 ‘언어’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언어는 ‘낯설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꼭 외계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늘 언어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한다. 그래서 흔히 언어를 소통의 수단이라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람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바르고 정확한 말이 필요하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와 같은 언어의 중요성을 잘 이해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어릴 적부터 독서광이었다. 독서 습관을 통해 자연스레 말의 가치를 깨달았고 이 깨달음은 그가 평생 말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
링컨의 사례처럼 훌륭한 삶을 위해서는 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바른 말과 글을 쓰는 습관은 나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 더욱이 언어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말이 아름다우면 말하는 나의 모습도 아름답다. 반대로 말이 거칠면 나의 모습도 거칠어 보인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누구나 말과 글에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백화점의 옥상 휴게실의 안내문 하나.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는 문구 옆 괄호 속에 이런 말이 덧붙어 있었다.
‘환경 팀 여사님들이 힘들어 하십니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이 평범한 한마디에서 나는 문득 말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꼭 이 문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휴게실 주위는 깨끗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일 것이다.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데 말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말이 아름다운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는 국어를 통하여 더 성장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국어 성적이 좋은 학생이 다른 과목 성적도 좋다고도 말한다. 사고력은 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말로써 생각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힘이 자란다. 생각해 보면 맞춤법 하나에도, 문장 하나에도 논리가 숨어 있다. ‘몇일’은 왜 잘못된 표기인지, ‘첫 방문했습니다’가 왜 이상한 표현인지 묻고 따져 본다면 생각의 힘도 커질 것이다.
물론 갑자기 국어를 잘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심만 갖는다면 달라질 수 있다. 관심을 가지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사랑하면 더 잘 알게 된다. 애정을 갖고 국어를 들여다보자. 그곳에 나의 삶이 있고, 인생의 답이 있다.
바른 말을 사용하는 사람, 상황에 맞고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인생에 실패를 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어느 자리에서나 인정받고 어느 분야에서나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삶에서 후회되는 대부분의 일은 말과 글로써 기인한 것들이다. 조심하지 못하고 입 밖에 낸 말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일상의 말하기, 글쓰기를 한번쯤 돌아보자. 남을 배려하는 말을 하는지, 어법에 맞게 말하는지, 올바른 맞춤법과 표준어로 언어생활을 하는지,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 쓰는지, 문장은 문법에 맞게 쓰는지 등 나의 말과 글을 찬찬히 살펴보자. 이 작은 관심 하나가 하루하루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