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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04. 2018

07. 창의적 잠재력을 키우는 관점의 변화

<천재들의 생각 수업>



피카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가 얼마나 수학에 엉망이었는지 알 수 있다. 선생님이 피카소에게 숫자 4를 칠판에 써보라고 할 때마다 그는 숫자 4가 코로 보여 매번 칠판에 코를 뺀 나머지 얼굴을 그렸다. 반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칠판에서 숫자를 보았지만 피카소는 얼굴로 생각했다.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가와 창의적 사고 과정 사이의 관계는 익숙함과 만족감이라는 두 가지와 관련이 있다. 뭔가에 지나치게 익숙한 것, 말하자면, 생각이나 말, 방법, 물건 등 이런 것들에 지나치게 익숙한 것은 일종의 덫이다. 창의력이 고려되어야 하는 곳에서 익숙함이 방해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 같다. 즉, 여러분이 뭔가에 더 익 숙하면 할수록, 다양한 해석을 내릴 확률이 낮다. 기술에 통달하고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릴수록 그 분야와 관련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게 더 힘들어 질 것이다. 



여러분이 어떤 해석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창의성은 습관과 진부한 생각이라는 한 쌍의 마약을 끊고 새로운 뭔가를, 남과 다른 해석을 요구한다. 때때로 극도로 지루해 하거나, 좌절감을 오랜 시간 동안 느꼈다면 이로 인해 사람은 절망에 빠질 것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 떠돌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좀 더 활기찬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망에서 더빨리 빠져나올 것이고, 자신만의 재미로, 혹은 호기심으로 평범함에서 쉽게 벗어날 것이다. 그냥 자신의 성향을 바꿀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 번 보자. 인지과학이 점점 발달한 덕분에, 관점의 변화에 수반되는 창의적인 사고의 발생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경험해 보기로 결심한 초보자라면 샘플 초콜릿박스처럼 (샘플로 다양한 맛을 먹어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맛의 초콜릿을 조금씩 넣어 놓은 박스) 매력적이고 다양하게 만든 연습들을 시범삼아 조금 시도해 볼 수 있다. 우리는 겨우 네 가지만 시식해 볼 것이다. 이 정도가 누구든지 한 번에 소화시키기에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습 1
여러 가지를 가정해 보기 

이 첫 번째 연습은 쉬운 것이다. 우리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에서 정답을 찾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우리의 사고를 뒤흔들 의도로 만들어진 일련의 가정으로 된 질문들이다. 예를 들어, 특히 난감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우리는 1분 정도 멈추고 이번 연습에 서 했던 물음을 스스로에게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문제를 확대해서 얘기하는가? 아니면 줄여서 얘기하는가? 혹은 더 추상적으로 얘기하는가? 혹은 다른 동사나 명사, 다른 형용사로? 그 문제를 반으로 나눠 볼 수 있는가? 혹은 다양한 조각들을 통합할 수 있는가? 내가 과거에 했던 경험에 그 문제를 연결시킬 수 있는가? 문제를 도식화할 수 있는가?
  
만일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음 질문들이 더 나은 덫을 쳐줄 것이다. 우리가 색을 바꿀 수 있을까? 물질을? 옷감을? 냄새를? 밀도를? 거꾸로? 더 크게? 더 작게? 쭉 늘일 수 있을까? 나눌 수 있을까? 다시 배열할 수 있을까? 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을까? 더 소모적으로? 더 유용하게? 더 경제적으로? 더 아름답게?
이런 질문들은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질문이 적당했든지, 아니든지, 이런 질문의 어떤 것이라도 뭔가 새롭고 상상력이 풍부한 쪽으로 진부한 관점을 환기시킬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연습 2
시각을 날카롭게 하기 

이번 창의력 연습은 정신적 만족감을 깨뜨리기 위해 시각을 날카롭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예술대생에게 기억하는 친숙한 물건을 하나 그려 보라고 했을 때, 그 학생은 전화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좋아하는 의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하는 대강의 이미지만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고개를 숙여 머리를 무릎 사이에 넣고 거꾸로 물체나 장면을 그려 보라고 하면, 그 사람은 익숙한 상황에서 놓치고 있던 모양이나 연관관계를 알아차리게 된다. 혹은 덜 사용하는 손(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왼손이다)으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또는 같은 물체를 다른 여러 각도에서 그려 보라고 하거나 물체만 그리지 말고 그 주변 공간들을 그리는 데 집중해 보라고 해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이러한 시각인지 연습에 대해 그 효과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베티 에드워즈다. 그녀의 책들 《오른 뇌로 그리기(Drawing on the Right Side of the Brain)》와 후속작 《예술가 내면에 그리기(Drawing on the Artist Within)》는 창의력을 연구한 동시대의 여러 탐구와 같이 신경과학자 로제 스페리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있는 그의 동료들이 연구한 내용을 기초로 해서 나 온 책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로제의 이 연구에서 그는 인간의 뇌가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똑같이 생긴 반구 두 개(해부학적으로 말하면)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좌뇌는 언어를 이해하고 사물을 분류하는 기능을 주로 담당한다. 반면 우뇌는 공간적, 음악적, 감정적, 성적, 영적, 공상적 감각을 담당해서 그 감각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경험에 의한 추측이다. 어떻게 뇌가 직감과 의식, 성격, 예술적 감각을 다루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이다. 어느 쪽 뇌가 이런 문제를 담당하는 지 또한 알 수 없다. 
  

연습 3
은유로 실험하기 

은유란 어떤 하나를 의미하는 단어나 구절이 그 뜻으로 적용될 수 없는 물체나 생각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말의 상징이다. 예를 들어, 바다가 배를 경작한다고 말한다거나, 연인과 걷는 길을 달빛의 리본으로 묘사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은유로 문제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렇지 않으면 해결하지 못했을 문제를 파악해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찰력을 실험하는 데 있어서, 이번 연습은 한 가지 질문이 전부다. 자신의 문제를 바로 은유로 표현할 수 있는가? 그 문제라는 것에는 단순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짜증스러운 것, 혼란스러운 점, 가설 등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은유로 표현하는 게 잘 된다면 여러분은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장치는 아주 효과적이어서 일시적인 토론보다 더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은유가 본래 가지고 있는 원초적이고, 부드럽고, 시적인 아름다움은 제쳐두고(아름다움이 그렇게 가볍게 묵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언어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유용한 이유는 서로 다른 것을 비교함으로써, 익숙하지 않는 것을 익숙한 용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 때문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은유에는 창의적인 힘이 들어 있다. 우리가 아는 단어를 이용해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을 잘 설명해 준다. 이 점은 과학에서 그 진가가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진화를 이해시키기 위해 다윈이 이용한 가장 훌륭한 은유는 진화를 ‘가지를 내뻗은 나무’로 묘사한 것이다. 케큘레(독일의 화학자, 벤젠의 분자구조를 밝힘)는 자신이 이해한 벤젠의 분자구조를 마치 뱀이 꼬리를 물고 있는 고리처럼 묘사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앞에 거울을 들고 한 줄기 빛에 올라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했다. 더 최근에는 초전도성에 관한 이론을 이해하는 데 힘들어 하던 미국 연구팀이 원자 구성입자가 어떻게 짝지어지고, 상호작용을 하는지 나타내는 춤을 댄스 공연팀과 함께 교차로에서 해 보면서 그 안무를 이해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맥아더상 수상자 에드워드 위튼은 물리학에서 반세기 동안 가장 혁명적인 발상이라고 알려진 그 의 ‘끈 이론(string theory)’을 설명하기 위해 분자과학에서 입자를 기존의 당구공 이미지에서 소위 ‘도넛’으로 비유한 가는 고리나 닫힌 ‘실’의 이미지로 다시 나타냈다. 아마도 형상화를 한다는 것이 우스워 보이지만 물리학에서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은유라는 방법에 의존했다. 양자이론의 아버지인 닐스 보어는 다음과 같은 멋진 말로 은유의 성격을 잘 설명해 주었다. “원자에 관해서라면 언어라는 것은 시처럼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시인 역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 고 심할 뿐 사실을 설명하는 데는 그리 고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을 제외하고도 은유가 가진 창의력은 예술 분야에서도 동등하게 평가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맥아더상 수상자인 연극감독 피터 셀라스가 27살에 만든 작품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봐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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