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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Jul 16. 2018

02. 나폴레옹의 결정적 말실수는 ‘이것’이다.

<말기술>




회사를 망하게 하는 말, “너무 늦었다”



나폴레옹의 결정적 말실수 

막사의 벽에 촛불 그림자가 일렁이는 가운데, 피곤에 지친 장군들 이 걱정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탈영과 기근, 질병 때문에 병력이 이미 3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여기에 보급까지 부족해지면 얼마나 더 줄겠습니까?”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간 지칠 대로 지친 우리 군은 점점 더 불리해질 겁니다. 이제 곧 혹독한 겨울마저 시작됩니다.” 

막사 안이 점점 조용해지고, 다들 한 남자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막사 안에서 키가 가장 작았지만 모두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마침내 그가 분명하게 선언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승리가 저 앞에 있는데 어떻게 여기서 그만둘 수 있습니까?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그 전쟁은 대담한 도전이었다. 1812년, 나폴레옹은 러시아의 폴란드 침입에 맞서 전쟁을 감행했다. 

“병사들이여, 앞으로 나아가자. 네만 강을 건너 러시아 땅에 전쟁을 일으키자. 우리 프랑스군은 첫 번째 폴란드 전쟁에서 그러했듯이 두 번째 전쟁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그에게는 확신을 품을 이유가 충분했다. 그동안 나폴레옹은 특유의 대담함과 끈기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국에 승리를 바쳐왔다. 그러나 1812년의 러시아 진격은 나폴레옹 제국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역사상 최악의 군사적 재앙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그로부터 50년 후에 프랑스의 공학자 샤를 미나르는 프랑스군이 행군한 거리와 방향, 기온, 병력을 그림으로 설명했다. 
     
1812~13년 러시아 원정 당시 프랑스 병력의 연속적인 손실을 나타내는 그림


그림 왼편의 두꺼운 영역에서 프랑스군은 40여만 명에 달했다. 이 띠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즉, 군대가 모스크바에 가까워질수록) 얇아지는 것은 질병, 기근, 전투 피해, 탈영 등으로 병력이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모스크바에 이를 때 즈음에는 병력이 30만 명 넘게 줄어 결국 처음의 4분의 1도 남지 않았다. 프랑스로 돌아오는 과정도 끔찍했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병력의 겨우 10분의 1만이 조국 땅을 밟았다. 
원정은 6월 24일에 시작되었다. 군대는 9월 중순이 되도록 모스크바에 도착하지 못했다. 모스크바까지 절반쯤 왔을 때(지도의 중간 지점) 벌써 병력의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행군은 계속되었고 결국 10만 명이 더 사망했다.
  

당신이 나폴레옹이라면?

다행히 지금은 19세기가 아니고 우리 대부분은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무거운 임무와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우리도 매일매일 ‘이대로 계속 나아갈 것인가, 멈출 것인가’, ‘계획을 고수할 것인가, 새로운 계획을 세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중대한 사안에서 지휘관처럼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도 있지만,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좀 더 평범한 것일 때가 많다. 

“거래처를 바꾸어야 할까?”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는 게 나을까?” 
“두 사람이나 못 온다니, 이번 모임은 취소해야 할까?”

이러한 판단이 평범하긴 해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성공에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는 반대와 걸림돌이 있기 마련이니까. 하기로 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에, 우리는 끈기와 집념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그와 관련한 격언과 속담도 넘쳐난다. 

“강을 건너는 도중에 말을 갈아탈 순 없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길잡이를 버리고 길을 건널 순 없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으로는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 야지!” 또는 “일을 벌였으면 끝장을 봐야지!” 등이 있다. 어떻게 표현하든 그 뜻은 분명하다. 한번 시작한 일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현상 유지에 드는 비용 

‘어쩔 수 없다’는 경험칙은 실제로 우리에게 힘이 될까, 아니면 독이 될까? 이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틀린 판단을 고수했다 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처럼 수십만 명의 목숨을 희생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자신의 건강과 인간관계, 재정 상태, 명성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방향 전환에 대한 저항은 매우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도저히 그 영향력을 다 측정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각자 삶을 돌아보면 누구나 ‘그때 좀 더 일찍 방향을 바꾸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을 것이다. 또 우리의 주변에는 결국 성공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업이나 목표, 인간관계를 너무 오래 붙들었던 사람이 꼭 있다.

직장생활에서도 우리는 틀린 방향을 너무 오래 고집하는 실수의 폐해를 익히 안다. 거의 모든 회사의 영업팀에는 몇 달이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계약을 추진했다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선 사연이 있다. 어떤 직원에게 문제가 있는데도 경영진이 명백한 증거를 계속 무시하고 사정이 나아지기만을 바라며 무작정 그를 계속 고용하는 경우도 많다. 계속해서 손실만 나는데도 회사가 절대로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사례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정도면 틀린 방향을 고집하는 태도가 끼치는 손실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시간 낭비, 돈 낭비, 기회 낭비다. 

그보다는 눈에 덜 띄는 손실도 존재한다. 팀 효율성이 떨어지고, 명예와 신뢰도가 손상되며, 사기가 저하된다. 또한 부정적인 환경이나 인간관계로 인한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온갖 종류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틀린 길을 너무 오래 고집하다간 병사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라도 병에 걸리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틀린 길 위에서 보내는 순간순간은 한번 지나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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