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Jul 17. 2018

03.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회복력의 심리 측정 척도 

① 반추

반추는 감정의 혼란과 계속해서 씨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습관은 심리적인 고통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리적 반응을 지속시켜 신체에 실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다. 반추는 스트레스의 부산물이 아니다. 반추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감정적인 혼란에 대한 되새김이 없다면 스트레스도 없다.
  

반추에서 깨어나는 법

생각에서 깨어난 후에야 스스로가 반복적인 생각의 악몽 속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닫는 것은 항상 회고적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깨어 있는 수면과 반추는 단순히 우리가 ‘수면’이라고 부르는 것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이 경험하는 자각몽(꿈꾸는 중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는 상태에서 꾸는 꿈)을 제외하면, 오직 잠에서 깨어난 후에만 자신이 꿈을 꿨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감정적인 혼란의 반추는 습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다시 반추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되새김에서 비롯된 주의력 결여와 그 의미를 알고 나면, 여기에서 깨어날 수 있다. 핵심은 생각에서 깨어날 때마다 가능한 한 오랫동안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스스로의 감각과 연결함으로써 주의력을 통제하고, 직면한 현재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다.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깨어나는 습관을 강화시키며, 훈련을 하면 더 자주 오랜 시간 동안 깨어 있을 수 있다. 마법처럼 순식간에 이뤄지는 해결책은 없다. 변화는 먼저 이해의 과정을 거친 후 꾸준히 실행에 옮김으로써 발생한다.

     
회복력의 심리 측정 척도 
② 
감정 억제

‘감정 억제’ 척도는 감정을 숨기거나 억제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얼마나 많은 감정을 경험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다. 감정 억제의 측정은 감정을 표현하는지의 여부를 나타낸다.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있는 환경인지의 여부는 사회적 지원망을 통해 알 수 있다. 사회적 지원망은 한 번에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로 무척 간단하게 평가될 수 있다. 습관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들은 그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을 표현하려는 자신의 의지이며, 이것이 이 척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부적절한 상황도 있다. 예를 들어 응급구조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극도로 충격적인 상황에 대처해야 하지만, 그들은 직면한 모든 상황을 일의 일부로 여기고 처리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직업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참전용사들의 경험과 동일하다. 응급구조대원은 스스로의 정신적 충격을 막기 위해 블랙유머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또한 정기적으로 주요 사건 이후에 수행한 업무를 보고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것은 공식적인 형태의 사회적 지원이며 정신적 충격에 노출된 사람들을 돕는 표준적인 접근법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건에 대한 감정을 먼저 거리낌 없이 표현해야 한다.

감정 표현의 이점을 보여주는 간단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감정적인 문제를 털어놓은 경험을 떠올리는 것이다. 상대가 친구 또는 전문 상담사일 수도 있지만, 문제를 털어놓기 시작하면 이것이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정을 털어놓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구체적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얻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담을 통해 얻는 것은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관점이다. 어떤 것에 대해 말하는 행동은 문제를 안에 담아두기보다는 문제와 자신을 분리하는 효과가 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직면한 상황에 따른 감정을 어느 정도까지 표현하는가, 그것이 중요하다. 정신적 외상 후 상담에서 ‘내가 생각하기에’보다는 ‘내가 느끼기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정 표현을 하고 그대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감정 표현의 목적은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 표현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분명한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사망했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슬픔에 잠겨 있다 해도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사별 상담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해결책을 얻을 만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감정을 극복하는 데 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적인 문제들은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적절한 표현을 통해 훨씬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훨씬 더 빨리 불필요한 감정을 버릴 수 있다.
     
감정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끝이 아니다
감정 표현의 목적은 괴롭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감정을 표현할 때 중요한 주의사항은 시간과 장소가 적절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정 표현을 하라는 것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감정을 모두 분출하라는 뜻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끊임없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불평하는 것들은 대개 오랫동안 계속 반복돼 온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은 분명히 어떤 해결책도 얻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점점 말로만 불평을 되풀이하는 사람들이 되어간다. 감정 표현의 목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끊임없이 같은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들은 제자리걸음만 하는 셈이다.

또 다른 주의사항은 우리가 개발한 척도 중 감정 억제는 상당히 편향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평균적으로 큰 모집단의 표본을 활용한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감정을 억제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는 여성들이 자신의 감정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과 일치하며, 이것은 인간의 수명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5년 이상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표현하는 것이 수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타고난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대한 끊임없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항상 그래왔듯이 여기에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약점을 드러내는 행동이라고 배워왔다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하는 법 

감정을 억제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감정 표출의 두려움 때문인가, 마음을 여는 것이 자신을 취약하게 만들고 노출되게 할 것이라 느껴지는가, 아니면 상대방이 나에게 감정을 표현할 때 당혹감을 느끼기 때문인가? 이것은 스스로의 감정을 지키지 않으면 모든 대화가 전문적인 상담 과정처럼 바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 두려움을 느끼고 그 감정에 맞서 행동해 보자. 다음 팀 회의에서 화나는 일이 생기면, 곧바로 자신의 감정을 말해보자. 하지만 감정 표현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나의 변화 의지를 알고 있을 만큼 내가 충분히 신뢰하는 사람을 개입시킨다면, 감정을 억제하는 행동을 바꾸는 것이 더 용이해진다. 그리고 관계의 안전성 내에서 변화를 시도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우리의 훈련 과정에서 한 사람이 감정 억제 척도에서 최고 점수를 얻은 것이 드러났다. 이것은 점수가 공유되는 팀 과정이었고, 그는 스스로가 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깨달았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바꾸고 싶어 했던 팀의 구성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를 부여받았다. 그는 기혼자였기 때문에, 과제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대화의 기회를 찾고, 아내에게 자신이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을 털어놓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가 이 말을 했을 때 아내는 “무슨 말인지 잘 알아”라고 대답했다. 그는 하루 동안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아내에게 털어놓았다. 그가 비교적 쉽게 말할 수 있는 ‘했던 일’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그 일에 대해 ‘느낀 감정’을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이것은 자신의 습관에 맞서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시도였다. 다른 모든 습관이 그렇듯이, 고질적인 습관은 새로운 시도를 단념시킨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는 상당하게 드러났다. 물론 그가 모든 감정을 쉽게 털어놓는 사람이 된 건 아니지만, 자신의 감정을 이전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직장과 집에서 대인관계를 훨씬 수월하게 만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09.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어려운 5가지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