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시대가 온다>
한번쯤 꿈꾸는 창업
최근 창업 열풍이 뜨겁다. 매년 올해가 가장 창업의 열기가 최고조라고 이야기하지만 해가 갈수록 그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음을 절감한다. 조금 변한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창업이라 하면 수백억 단위의 엑싯(회사를 매각하여 큰 투자차익을 기대)을 기대하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인재를 발굴하여 큰 투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스타트업만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래서 여전히 창업은 마치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이었고, 충분한 투자 자금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의 창업은 그 행태가 상당히 바뀌었다. 팀과 투자 자금이 없이도 소소한 판매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했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기보다는 이미 자신이 잘하고, 즐기는 것들을 ‘나눔’과 유사한 콘셉트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가령, 친구들과 살 집을 구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방이 하나 더 남아 쉐어룸을 내놓는다는지, 체형 때문에 맞춤 옷만 입어야 하는 사람이 만드는 김에 몇 사람 더 신청을 받아 함께 만든다든지 등이다.
이들은 스터디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공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한 입주민이 떡볶이를 만들다가 남은 것이 있어 나눔을 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그것을 한 번 먹어본 다른 입주민들의 요청으로 즉석 떡볶이 재료를 커뮤니티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많은 입주민들이 기다리는 상품이 되어 판매글이 올라오면 구매 의사를 밝히는 댓글들이 100개 이상 달린다.
이처럼 사업은 예전보다 그 문턱이 현저히 낮아졌다. 그 덕에 창업을 꿈꿔본 사람들은 더 쉬운 도전으로 여기고 시작할 마음이 생겼다. 심지어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에게도 한 번쯤 도전할 만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창업자금이 필요하다면 지역에서 지원하는 정부 자금도 풍부할 뿐 아니라 창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도 큰 매몰 비용 없이 할 수 있어서 이제 창업은 인생을 걸어야 할 빅 챌린지(Big challenge)가 아니라 가벼운 놀이처럼 해볼 수 있는 시도가 되었다.
전문 지식 없이도 20만 원 정도면 그럴듯한 사이트를 직접 구축할 수 있고, 물건 적재가 필요한 창고 역시 공동 임대 시스템이나 배송대행도 있어서 직접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도 없다. 초기 재고 문제도 시장 테스트를 통해 고객의 선호도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배송 상품이 아니라 컨설팅이나 지식 전달이라면, 갖춰야 할 것은 자신의 정보 서비스를 잘 설명하는 서비스 소개서뿐이다.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이런 창업의 관점에서 프리랜서 마케터는 더욱더 자유롭고 덜 위험하다.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굳이 그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여유 시간에 누군가를 도와주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초기 투자 자금이 없어 첫 시도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그만두거나 또 다른 시도를 하는 일에 부담이 없을 것이다. 뭐든지 첫 시도에서 대박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 첫 시도는 늘 가볍고, 작아야 하며, 부담 없어야 한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기대해야 하는 것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지속적인 동기부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