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피부로 들어오는 것이 훨씬 무섭다.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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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용하는 샴푸, 린스, 치약, 보디워시, 주방 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중 하나를 골라 뒷면의 성분표시를 살펴보자. 어떤 제품이든지 ‘계면활성제’라는 성분을 찾을 수 있다. 세제에 첨가되는 여러 가지 합성물질 가운데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바로 세제의 핵심성분인 계면활성제다. ‘계면’은 기체와 액체, 액체와 액체, 액체와 고체가 서로 맞닿은 경계면을 뜻하는 말이다. 계면활성제는 각 물질의 표면 성질을 바꿔 물질 간의 용해나 침투 등의 현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면 섬유와 때 사이의 표면장력이 약해져 때가 쉽게 떨어져 나간다. 계면활성제는 세제 외에도 식품과 화장품 등의 유화제, 가용화제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계면활성제를 넣어 세제를 만들었을까? 먼저 세제의 유래부터 알아보자. 최초의 세제라고 할 수 있는 비누는 기원전 그리스의 ‘사포(Sapo)’라는 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리스 사람들은 신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나무제단을 쌓고 동물을 잡아 불로 태웠다. 이렇게 제사를 지내고 나면 동물의 기름과 타고 남은 재, 진흙 등이 섞여 인근의 강으로 흘러들어 갔다. 강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이 강물에서 빨래하면 때가 쉽게 지워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의 기름과 타고 남은 재가 섞여 비누화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비누 성분이 강물에 섞인 것이다.

중세에는 올리브를 생산하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올리브유와 재를 섞은 양질의 비누를 제조하여 부를 축적했다. 이렇게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비누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글리세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비누로 몸을 닦고 나도 피부가 촉촉하며 쉽게 건조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 비누 거품은 물에 들어가면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므로 물을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그 후 산업혁명을 통해 공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은 대량으로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누를 만든 후 4주의 숙성기간을 거쳐야 하고 만들기도 까다로운 천연비누는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합성 계면활성제를 섞고 비누를 단단하게 만드는 화학 경화제와 인공 향을 첨가하여 합성비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누는 지방과 염기가 반응하여 자연 상태에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비누와는 달리 글리세린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합성비누를 사용하고 나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비누가 물러지지 않게 넣는 화학경화제도 피부에 자극을 주고 피부보호막을 파괴한다.

현재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는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한 합성 계면활성제 성분을 기본으로 만들어진다. 합성 계면활성제는 더러움을 제거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더러움만 없애는 게 아니라 피부의 표피지질까지 벗겨낸다. 세안 후 얼굴이 땅기는 느낌이 드는 건 바로 이런 작용 때문에 피부 장벽이 파괴되어 피부가 무방비 상태에 이른 결과다. 세제를 사용하면, 더러움과 세균보다는 피부 고유의 보습이나 보호기능 자체를 잃게 되는 것이 문제다. 합성세제의 각종 성분이 피부에 붙어 단백질 변성작용을 일으키기도 하고(그 대표적인 증상이 주부습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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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물질은 피부 속으로 그대로 흡수된다. 계면활성제를 비롯한 화학물질은 피부에 그대로 흡수될 정도로 분자의 크기가 작다. 이런 이유로 동물실험에서 특정 부위에 인위적으로 암을 만들 때 계면활성제를 사용한다. 분자량이 100 이하인 물질이 피부에 묻으면 모세혈관 속으로 스며드는데, 합성 계면활성제의 일종으로 보습제로도 많이 사용되는 프로필렌 글리콜(Propylene Glycol)은 분자량이 80 정도다.

시민단체나 환경단체들이 합성세제의 유해성에 대해 의견을 제기할 때마다 관련 업계나 정부기관에서는 체내 유입량이 극소량이라 인체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일 사용하게 되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유해성 물질의 영향이 즉시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상 증상이나 기타 걱정할 만한 특이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는 만큼 유해성을 간과하여 결국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최근에 대두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보더라도 생활 속 유해물질이 누적되면 얼마나 큰 위험성을 갖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환경 실무그룹(EWG)은 2005년 신생아 10명의 탯줄에서 발암물질과 신경독 등을 포함한 평균 200여 종의 화학물질을 발견했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배속에서부터 화학물질에 오염된 채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희소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이렇게 인체에 오랫동안 잔류하는 합성화학물질 때문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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