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나이가 공부를 해치지 않게 하라.

(마지막 회)

by 더굿북
사람들은 흔히 나이를 먹으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포기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한다.
- 테오도르 프랜시스 그린(Theodore Francis Green)
KakaoTalk_20160728_100815854.jpg?type=w1200 버진갤럭틱의 스페이스십2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6년, 민간 우주개발 후원 단체인 안사리 X-프라이즈 재단은 안사리 X-프라이즈 프로그램(Ansari X Prize Program)을 발표했다. 정부나 정부가 주도하는 기관의 도움 없이 민간이 자체적으로 유인 우주선이나 로켓을 개발해 약 100km의 지구 저궤도에 도달하고 무사히 귀환하는 프로젝트다. 그리고 2주 이내에 이 비행에 한 번 더 성공하면 1,000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전 세계 27개 팀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프로그램의 최종 승자는 스페이스십 원(Spaceship One)이었다. 스페이스십 원은 2004년 9월 29일과 10월 4일 두 번의 비행에 유일하게 성공했다. 스페이스십 원의 개발 자금은 빌 게이츠의 친구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설립자인 폴 앨런(Paul Allen)이 댔다. 그리고 스케일드 콤포지트(Scaled Composits)가 제작에 참여했다. 우주선의 설계는 1986년에 216시간 동안 무급유, 무착륙 세계 일주 비행에 성공한 루탄 보이저(Rutan Voyager) 호의 설계자였던 버트 루탄(Burt Rutan)이 주도했다. 버트 루탄은 튼튼하고 효율적이며 특이한 형태의 비행체를 설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00km 궤도에 민간 최초로 올라간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 원은 ‘화이트 나이트(White Knight)’라는 모선의 바닥에 붙어 지상 16km까지 올라간 후 분리되어 궤도에 올라가는 독특한 비행방식을 채택했다. 지상에서 로켓으로 직접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스페이스십 원의 우주선 기술은 영국의 버진그룹 산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으로 넘어갔다.

버진그룹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회장의 레코드 회사가 성공하면서 항공, 철도, 모바일, 금융, 스포츠 등으로 400개 이상의 기업을 일군 영국 최고의 그룹이다. 버진그룹을 이끄는 67세의 리처드 브랜슨의 별명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짜 CEO’이다. 그만큼 그의 사업이나 행동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의미다. 사실 그의 별명만큼이나 머리 모양과 행동은 독특하다. 그는 46억 달러의 재산을 가졌지만, 정작 재무제표는 읽을 줄도 모른다. 그가 오로지 관심을 두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 특히 그는 환경을 지키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타임(Time)」은 그를 ‘지구를 구할 영웅’으로 부를 정도다.

브랜슨은 2009년 스페이스십 투를 공개하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우주여행에 관해 설명했다. 로켓을 지구궤도에 올리려면 뉴욕시 전체의 에너지 소모량과 맞먹는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지만, 스페이스십 원처럼 모선에서 분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해조류에서 추출한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면 매일 우주선을 띄우는 것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우주선을 재사용하니 비행기나 다를 바가 없다. 무엇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스페이스십 투는 2010년에 이미 시험비행을 마쳤다.

17-1-%BA%EA%B7%A3%BD%BC%C0%BA_2009%B3%E2.jpg?type=w1200 모선에 연결된 스페이스십2



“우리는 괴짜 같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 최고의 천재인 버트 루탄을 영입했습니다. 루탄은 지구궤도에 재진입할 때 저속으로 안정적으로 하강하기 위해 우주선을 거대한 셔틀콕 모양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우주선을 개발할 것입니다. 나사는 뉴욕시 전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맞먹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해 우주선을 쏩니다. 하지만 버진 갤럭틱 우주선의 탄소 배출량은 비행기 한 대의 배출량보다도 적을 것입니다.”

1991년, 브랜슨이 버진 갤럭틱을 세워 우주여행 사업에 뛰어들 때, 사람들은 괴짜의 미친 짓이 또다시 시작되었다고 했다. 당시 그에게는 우주여행에 관한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브랜슨은 당시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륙에서 대륙을 오가는 우주여행을 꿈꾸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는 엄청난 속도의 극초음속 지구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십이 운행하는 방식을 요약하면, 모선에 우주선을 싣고 15km 이상 올라간 후 소량의 연료를 사용해 우주선을 발사하는 방식이다. 우주선은 적은 연료로 마하 4 이상으로 가속할 수 있고 지구 저궤도에 다다른 후 다시 목표지점을 향하여 중력의 힘으로 비행한다. 이런 방식으로 아프리카나 북미 대륙에서 아시아 대륙으로 한두 시간 만에 날아온다고 생각해보라. 게다가 비행하는 동안 대기권 밖에서 우주를 관광하고 무중력상태를 경험한다면 또 어떤가?

브랜슨의 아이디어와 도전은 단순히 공부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다. 버틴 루탄이 기꺼이 브랜슨과 손을 잡고 우주선을 개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쨌건 브랜슨의 도전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원대해지고 있으며, 포기를 모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반대다. 나이를 먹으면 포기는커녕 도전 자체를 거부한다. 심지어 모든 변화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노화와 퇴화 때문에 감각이 점점 소멸해가는 감각의 무감각화 때문에 발생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아는 세계에 갇혀 다른 세계를 거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첫 번째를 다르게 표현하면 감각이 죽어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잘 못 보고, 못 듣고, 못 느끼는 그런 현상이다. 그야말로 신체적 노화가 가져오는 현상이다. 이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거친 변화가 느껴져야 하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거나 일부만 알게 되는 현상이다. 안타깝게도 이를 극복할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를 일정 부분 극복할 방법은 있다.

그 방법은 더 집중하고, 더 시간을 투자하고,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느끼고 비교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을 더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노화나 퇴화가 만드는 감각의 무감각화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항상 한 가지 문제가 개입한다. 그것은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황당하다. 그냥 나이를 먹었으니 젊은이들이나 할 일이라거나, 내가 할 수나 있을까 하는 자기부정이 앞서는 것이 포기의 이유다. 정치가 테오도르 그린이 말한 “나는 사람들이 포기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여러분도 자주 경험하는 현상이다. 나는 이 현상이 ‘자신이 아는 세계에 갇혀 다른 세계를 거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을 보이는 대부분 사람이 과거에 공부를 잘했고 많이 했다고 평가받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많은 것을 가졌었고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느끼지 못한 어느 순간, 순식간에 세상이 다른 방향으로 가버렸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것은 그들이 원하던 미래가 아니다. 이들의 머리에는 과거가 옳다는 생각, 자신이 공부해 아는 과거의 지식이 옳았으면 하는 기대, 새로운 것을 인정하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더 빨리 현실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판단하는 완고함이 바탕에 깔렸다. 그래서 이들과 대화하면 일방적이고 꽉 막혔고 고집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공부를 잘했던 사람이 순식간에 이렇게 변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변화를 가장 잘 받아들이던 사람이 가장 폐쇄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렇게 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자만심에 있다. 자기가 아는 것이 많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이것이 누적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다음부터는 위에서 설명한 과거에 대한 집착과 기대, 현실에 대한 거부감 등의 부정적 메커니즘이 연속으로 작동하면서 더 완고하게 변한다. 이제 이들의 감각은 세상을 탐구하고 공부하는 흡입의 도구가 아니다. 내 생각과 다른 것을 찾아내 무시하고 거부하는 토출의 도구다.

브랜슨은 인류 역사상 겨우 540여 명만 경험한 우주여행을, 원하는 수백만의 사람이 공유하는 일반적인 경험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브랜슨에 대해 생각해보자. 과거에 집착하고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마음으로 누구도 하지 못한 이런 일에 도전할 수 있을까? 브랜슨은 누구보다 열린 마음으로 공부한다. 버트 루탄 한 사람을 얻기 위해 10년을 공부하며 설득하기도 했다. 여러분은 나이를 먹으면서 공부할 것이 많아지는가, 아니면 점점 줄어드는가? 여러분의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 최근 일 년 동안 읽은 책은 몇 권이나 되는가?



※ <천재들의 공부법> 마지막 연재였습니다. 도서에서는 세상을 보는 법, 좌뇌와 우뇌의 융합적 공부법, 감각을 제어하는 법, 미래를 읽는 법, 미래의 공부까지 다루고 있으나 본 연재에서는 저작권과 연재의 한계 등으로 전체를 다루지 못했습니다. 내용 중에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더굿북(the_goodbook@naver.com)에 문의하세요. 저자와 연결하여 성심껏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아래에 원문의 목차를 적어드립니다. 연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rologue. 새로운 눈으로

Theme 00. 깊고 연결된 공부의 기술
□ 몸이 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뇌가 원하는 것을 하라.
□ 노는 친구가 아닌 토론할 친구를 두라.
□ 다 공부하려 하지 말고 필요한 것을 연결해 공부하라.
□ 감각에 지배당하지 말고 감각을 지배하라.
□ 입체적으로 구조화하고 의식을 확인하라.

□ 정말로 이해한 것인지 확인하라.
□ 아는 것은 알아야 할 것보다 절대 많지 않다.

Chapter Ⅰ. 공부가 무엇인지 공부하라.
Theme 01. 모른다고 말해야 하는 이유
Theme 02. 모르는 것, 아는 것, 이해한 것
Theme 03. 생각과 표현의 재료
Theme 04. 언어와 이미지의 감옥

Chapter Ⅱ. 어떻게 공부하는지 공부하라.
Theme 05. 트럭 운전사의 아바타
Theme 06. 진짜 누드를 그린 남자
Theme 07. 베낀 그림의 가격
Theme 08. 숫자와 결혼한 여자

Chapter Ⅲ. 공부로 비범함을 깨워라.
Theme 09. 꿈만 꾸는 것과 꿈을 꾸는 것
Theme 10. 노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다
Theme 11. 유레카를 외치다
Theme 12. 보이는 눈이 아닌 보는 눈

Chapter Ⅳ. 비범한 생각을 공부하라.
Theme 13.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
Theme 14. 파괴자와 창조자
Theme 15. 깡통으로 미래를 그린 남자
Theme 16. 빨리 실패해야 하는 이유

Chapter Ⅴ. 공부의 미래를 공부하라.
Theme 17. 공부와 나이의 이상한 상관관계
Theme 18. ‘무엇’보다 ‘왜’와 ‘어떻게’가 행복한 이유
Theme 19. 화성인이 되고 싶은 지구인
Theme 20. 미래의 공부, 인공지능과 초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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