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위한 엔딩노트>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면 불가사의한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재택 완화의료의 일인자 오카베 다케시(岡部健 ,도호쿠대학 의학부 임상교수, 2012년 타계)교수 연구팀은 10년 이상에 걸쳐 여러 의료진과 연구자의 협력을 받아 환자 가족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조사의 주제는 ‘마중 현상(내세의 영혼이 죽기 직전의 환자를 저세상으로 데려가기 위해 마중하러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환자보다 앞서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가족이 환자의 머리맡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환자 이외의 사람에게는 영혼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문조사(응답자 수 541명)에서는 집에서 돌아가신 분의 42%가 이런 현상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중 52%가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가족을 보았다고 하고, 개중에는 빛이나 부처님 같은 숭고한 존재와 만났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대 간병 현장에서의 ‘마중 현상’ 체험에 관한 이야기” <생사학 연구>, 2008년 3월호, 도쿄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저도 지금껏 심장이 멈추는 순간에 무언가를 보고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 환자를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모든 환자는 그런 표정을 짓다가 이내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과연 그들이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존재와 만났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죽음을 기다리던 한 환자가 어느 날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내세의 광경을 확인한 후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습니다. 그 환자는 며칠 후 편안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청각이 평소보다 예민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식이 저하되면 나타나는 ‘섬망’의 연장선 상에서 환각이나 환청을 설명하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가 모조리 들리는 현상은 섬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더 대단한 현상은 줄곧 누워만 있던 사람이 갑자기 입을 열더니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사건을 이야기하는 상황입니다.
“내일 ○○(먼 친척)이 올 거야”라고 말하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웃음을 터뜨렸는데, 다음 날 정말로 그 친척이 갑자기 병문안을 오자 깜짝 놀랐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오늘은 편의점 앞에서 조심해야 해”라는 환자의 말을 듣고 이상한 기분으로 외출했다가 정말로 편의점 앞에서 자동차에 치일 뻔했다는 가족도 있습니다. 사람은 죽음을 앞두면 잠깐이나마 예언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