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의 독서법>
책은 인류의 진보를 위한 사다리다.
_ 고리키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을 품고도 남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인간의 정보기술(IT)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 또한 놀라운 상상력 덕분이었다. 스티브 잡스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러나 그처럼 혁신적인 상품을 구상하고 만들어낸 사람은 거의 없다. 스티브 잡스가 뛰어난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그가 가진 지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준 상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말처럼 지식과 정보를 가치 있고 쓸모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상상력의 힘이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판단한다. 말하자면 각자의 눈으로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생각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지식이란 정보 자체가 새로워진다기보다 정보와 정보가 연결되는 방식이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것은 생각하거나 창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제는 정보는 부족하지 않다. 정보와 지식의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다. 게다가 돈을 주고 사람에게 얻어듣거나 책을 사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무료로 뿌려지는 정보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디지털 정보화 홍수의 시대다.
대부분 분야에서, 거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서 원하는 즉시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 정보와 지식을 돈 내고 구매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보와 지식을 가공하고 재편집하여 새로운 차원의 지식을 만들지 않으면 결코 쉽게 팔 수 없다. 정보와 정보를 엮어 어떻게 새로운 차원의 지식을 편집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제 지식인은 지식이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웬만한 지식이나 정보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으로 검색하면 공짜로 다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날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는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의 생각은 날아다닌다. 날아다니는 생각을 현실에서 구체화해야 한다. 그래야 특별함이 생긴다.”
_ 『에디톨로지』 김정운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재가공, 재편집하는 새롭고 높은 차원의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과 지식 간의 융합과 재편집이다. 이는 곧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 베이스 간의 융합과 재편집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키워드 검색을 통한 키워드 리딩이다. 키워드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키워드의 연결 고리를 제대로 설정하여 자신의 것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큰 집을 짓기 위해서는 큰 기둥이 필요하다. 커다란 기둥들이 모여 큰 집의 기초가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료로 주어지는 정보가 아니라 제대로 된 키워드 검색을 통한 키워드 리딩 독서가 올바로 되었을 때는 자동으로 편집과 융합이 일어난다.
뇌에는 재유입(Re-entry) 기능이 있다. 현실에서 보거나 들었던 것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은 뇌가 스스로 정보를 재편집하는 과정이다. 뇌는 인식된 정보를 장기적으로 기억할지 아니면 망각하여 폐기할지 스스로 판단하여 편집한다. 장기 기억과 망각의 기준은 당연히 생존과 진화에 도움이 되느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독서와 관찰로 르네상스 천재가 된 레오나르도 다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근대적 인간의 전형이다. 화가,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공학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도시 계획가 등으로 활약했던 천재로 알려졌다. 피렌체에서 당시 유명 화가였던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의 공방에 입문하여 미술 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안토니오 플라이 우울로의 공방에서 일하는 시기에는 해부학에 관심을 가졌다. 이때 인물화와 풍경화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표현법을 구축하였다.
성공적인 작품이라면 관찰자에게서 비슷한 움직임을 유발할 것이다. 그림에 놀람, 두려움, 도피, 슬픔, 울음, 탄식 혹은 기쁨, 유쾌함, 웃음 등이 표현되면 그림을 보는 관찰자는 그림 속의 인물처럼 사지를 움직여 마치 자신이 그림 속의 인물과 같은 상황에 놓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다빈치는 뭔가를 당연하게 생각하기를 거부하였다. 그의 이성은 모든 것을 처음 보는 듯 그것이 어떤지 왜 그런지 어찌하여 다르게 될 수 없는지 계속하여 질문을 거듭하는 어린아이의 이성처럼 작동했다. 다빈치는 1500년대에 비행기, 캐터 필트,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 인간의 심장, 배 속의 태아 모습을 스케치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와 관찰로 사물의 본질과 패턴을 이해하고 통찰했다. 그는 회화, 건축, 도형, 광학, 원근법, 기하학, 식물학, 음악 등 세상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독서를 했다. 그리고 세상과 사물이 움직이는 원리와 본질을 이해하고, 그 이해와 통찰의 바탕 위에서 융합하고 편집하여 새로운 발명을 이룩한 것이다.
“다빈치는 형태들로 곡예를 부리고 형태들의 유사성을 깨닫고 형태를 서로서로 변환시켰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주제들을 서로 놀랍게 연결했다. 다빈치는 언제 어디서나 유사성을 찾았다. 그의 유사성을 찾는 사고방식은 창조적 정신에 날개를 달아주었으며 계속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었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그는 의도적으로 자기 생각들을 오락가락하게 하였다. 다빈치는 다양한 고안을 위해 정신을 자극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가령 얼룩진 돌이 보여주는 우연한 패턴들을 그 안에서 새로운 형태를 깨닫게 될 때까지 오랫동안 들여다보라고 권하였다.
우리는 우리의 지식을 전공에 따라 세분화하고 그 안에서 논리를 추구한다. 반면 다빈치는 전 세계를 통일체로 파악했고 동떨어진 현상 간의 유사성을 찾고자 하였다. 다빈치는 독창적으로 연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였다.”
_ 슈테판 클라인, 『다빈치의 인문공부』
다빈치도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관찰과 독서로 깊이 있게 쌓았다. 깊이 있는 지식이 융합과 재편집으로 다양한 창조를 할 수 있었다. 다빈치는 30년간 각각 다른 연령대의 남성과 여성의 시체 30구 정도를 해부했으며, 인체의 움직임과 나이에 따른 인체의 비례와 옷감의 주름 등을 스케치했다. 화가들이 풍경화를 제작하기 위해 식물학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다빈치는 인간 형상의 움직임이나 비례들에 대한 법칙을 이해하기 위해 해부학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화가는 자연에 존재하는 대상들을 2차원의 화면에 3차원의 형태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하고 다재다능함을 겸비해야 한다고 했다. 회화 예술은 자연으로부터 출발할 때에만 진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연 관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회화가 자연의 산출물임을 강조했다. 화가는 첫 번째로 원근법을, 그다음엔 대상들 간의 크기의 비율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화가는 누드 상태에서 사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자세와 행동을 완전히 익혀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반드시 근골, 골격, 근육, 힘줄과 관련된 해부학적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사지가 다양한 형태로 움직이면서 힘을 가할 때 어떤 신경 혹은 근육이 각 운동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를 화가가 알아야 사지를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빈치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21점의 회화도 10만 점에 달하는 소묘와 스케치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다빈치가 고안한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다빈치는 단순한 예술가가 아니라 세계를 탐구하고 세계를 새로이 고안해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사물의 본질에 대한 다빈치의 통찰은 자연스럽게 다른 사물과의 유사성에 대한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새가 나는 모습을 보고 비행기를 고안했고, 당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해부도를 과감하게 시도했다. 다빈치의 기발하고 창조적인 발상은 모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고 연결하고 재편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다빈치의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워낙 방대하고 튼튼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천재적인 사고와 발명을 할 수 있었다.
관심이 있는 분야의 독서를 하여 뇌에 데이터베이스를 형성하는 것이 창조의 첫걸음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독서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뇌에 만들어야 한다. 하나하나 범위를 넓혀 뇌에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늘리면 기존에 가진 지식과 융합되어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