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여덟 살인데, 죽음을 맞아야 한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엘레노어는 갑자기 유방암 진단을 받습니다. 치료도 받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여덟 살밖에 되지 않은 멜리사가 같이 있는 동안은 일상을 유지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작별 인사도 해야 했지만, 어린 딸이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습니다.
스물다섯. 생일을 맞이한 멜리사에게 변호사로부터 한 권의 책이 전달됩니다. 17년 전 헤어진 엄마가 스물다섯의 딸에게 전하는 위로와 사랑과 치유와 회복의 선물입니다. 어릴 적 엄마와 함께 만들었던 음식의 레시피 그리고 함께 만들고 싶었던 음식의 레시피, 자신의 어릴 적 사진과 엄마와의 행복한 추억, 여자인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아주 특별하거나 희귀한 레시피는 아니야. 그저 간단하고 알찬 레시피들이지. 내가 어머니와 요리했고, 어머니는 그 어머니와 요리했던 방식이란다. 그리고 언젠가 네가 네 아이와 그 레시피로 요리하면 좋겠구나.”
“스물다섯이라……. 왜 하필 지금인지 궁금하겠지? 엄마는 중요한 시점을 떠올려봤단다. 열여덟 살? 혹은 스물한 살? 그러다가 내가 열여덟 살 때나 스물한 살 때는 아직 어른이 된 기분을 느끼지 못했었다는 걸 기억했어. 그래서 내가 진짜 어른이 된 나이를 선택하기로 했단다. 스물다섯. 내가 멜리사 너를 가졌던 나이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이야기가 시작된 나이. 그리고 그 나이의 너는 내가 할 이야기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구나.”
기쁨, 슬픔, 삶과 죽음이 기록된 일기장은 갑작스러운 엄마와의 이별이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멜리사에게 치유와 화해를 선물합니다. 엄마 엘레노어는 멜리사에게 글을 남기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배앓이를 하는 아이 때문에 새벽에 집안을 서성대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팔에 주사를 맞고 우는 아이를 보면서, 간호사를 때리고 싶어지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부모가 되는 게 어떤 기분일 거라고 짐작하고 상상은 할 수 있었지만, 알 수는 없었다. 엄마 없이 엄마가 될 멜리사의 미래가 싫어서, 곁에 없는 엄마는 글로 남기고 싶었다.”
오늘 <삼삼한 책수다>가 만난 책은 출간과 동시에 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인생 레시피>였습니다. 이별과 상실, 치유와 완전한 회복을 확인한 오수진이었습니다.
북큐레이션 ㅣ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