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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Sep 05. 2016

00. <철학자의 조언> 연재 예고

<철학자의 조언>

"잊고 있던 철학이 내게로 온다."
‘넓고 얕은’이 아닌 
온전히 ‘내게 필요한’ 것을 만나라.


스펙의 노예로 사는 청년과 자기 계발의 신화에 매몰된 중년. 다름 아닌 우리의 모습이다. 지금 우리의 삶은 스스로가 원하던 모습과 일치하는가. 왜 우리는 생존의 늪으로 끌어당기는 세상의 힘 앞에 무기력하기만 한 것인가. 《철학자의 조언》 저자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사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에 맞설 무게중심을 찾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철학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고뇌한 철학자들은 친절하게도 그 고뇌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그들이 남긴 목소리는 우리에게 하나의 조언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현대인들이 삶에서 부딪힐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전해준다. 그리고 철학자들이 어떠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철학을 했으며 그들의 철학이 우리가 품은 삶의 질문에 어떤 답을 주는지 보여주기 위해 철학 탄생의 맥락을 자세히 소개한다. 
     
실존, 수신, 행복 등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철학을 비롯하여 정의, 시민, 통치 등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철학, 그리고 아웃사이더, 과학, 종교 등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철학까지를 다루고 있다. 또한, 플라톤, 니체, 사르트르, 스피노자, 마르크스, 그람시 등의 서양 철학자와 공자, 장자, 혜능, 관중, 묵자 등의 동양 철학자, 그리고 이이, 정약용, 서경덕, 최한기 등의 한국 철학자를 망라했다. 연재에서는 대표적인 12명의 철학자를 다룬다.    
     

난해와 현학을 넘어선, 쉬운 언어의 철학을 만나라!

     
철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 저자가 알게 된 것은, 철학자들이 우리의 짐작과는 달리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유별난’ 존재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지만 어떤 문제든 끈덕지게 매달려 해답을 얻을 때까지 씨름했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그들이 천착했던 문제는 물론 자신이 살던 시대였다. 
     
철학자들이 끈덕지게 철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선 시대의 철학자들이 남긴 지적 탐구의 결과 덕분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주위에는 다른 어느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 비해 풍족한 철학의 성과들이 놓여 있다. 유별나지 않은 우리지만, 유별난 존재들이 전해오는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질문들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자들의 조언을 더 쉽게 전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얼굴에 찍혀 있는 ‘난해와 현학’의 낙인을 지워야만 한다. 지금 한국 철학계가 해야 할 일은 서양의 철학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일이 아니라 먼저 그것을 쉬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실존‧수신‧행복‧정의‧시민‧통치‧아웃사이더‧과학‧종교 등 아홉 개의 키워드로 주제를 나누어 동서양 고전 40권의 원전을 쉽고도 충실하게 해설하였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조언은 어떤 것일까? 먼저, 사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프롬의 조언을 들어보자. 그는 연인이나 배우자를 구속하고 지배하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몰입하며 그를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며, 이는 소생과 성장을 낳는 과정이라고 했다. 
     
분란과 다툼 때문에 피곤을 느끼고 있다면 장자의 조언을 들어보자. 장자는 분란과 다툼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온다고 말한다. ‘나’를 기준으로 하면 모든 것이 잘못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으므로, 자기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옳을 수 있음을 알라고 했다. 이 말은 곧 마음의 평온을 찾아 자신을 보전하는 길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바람직한 공직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정약용의 조언을 들어보자. 정약용은 공직자는 모름지기 바른 몸가짐과 청렴한 마음으로 절약하고 청탁을 물리쳐야 한다고 말한다. 베트남의 초대 국가주석이었던 호찌민이 정약용의 조언을 듣고자 《목민심서》를 열독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주체적인 시민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궁금하다면 하버마스의 조언을 들어보자. 하버마스는 생활세계에서 의사소통함으로써 붕괴한 공론장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생활세계는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공론장과 다르지만, 공통의 관심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생활세계에서 형성된 여론이 사회운동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그 밖에도 삶이 고통스러울수록 철학을 하라는 스피노자의 조언, 형벌이 잔혹한 나라는 전제국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베카리아의 조언, 백성의 지지를 얻으려면 먼저 그들을 부유하게 하라는 관중의 조언 등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우리에게 조금 더 단단한 내가 되어 세상과 마주할 힘을 준다. 
     
이제 인류의 역사를 통해 쌓인 지적 자산의 샘에서 지혜를 구해보자. 철학자의 조언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되찾기 위한 최상의 스펙이자 자기 계발이다.     



저자  |  홍승기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반독재 시위를 주도하다가 구속 및 제적을 당했다. 그 후 1985년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인천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월간 사회평론 길」 편집장을 역임했다. 불혹의 나이라는 사십대에 들어 오히려 동서양 고전에 유혹을 받아 고전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천명에서 이순을 향해가는 지금까지 공부와 집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 철학 콘서트』를 썼으며 황광우와 『고전의 시작』(전 4권)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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