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문제 해결 방식은 하나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가>

by 더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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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회사에는 일본을 비롯해 다양한 외자계 컨설팅 회사 출신들이 있는데, 출신 회사가 달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은 거의 똑같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컨설팅 대상이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는 상관없다. 컨설팅 주제가 전략이든 업무 프로세스 개혁이든 인사제도 설계든 상관없다. 생각하는 순서는 거의 똑같다.

여기서 그치면 ‘컨설팅 회사에서는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가 보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고객과 대화를 나눠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주도로 문제 해결 교재를 개발하면서 다양한 기업과 논의를 거듭해왔다. 산업재 제조회사가 있는가 하면 소비재 제조회사도 있고, 상사(商社)가 있는가 하면 금융기관, 전력통신 등 인프라 기업 등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나 세부적인 차이는 있어도 각 기업에서 원하는 사고방식은 공통적이었다. 도요타 자동차에서는 엔진 설계든 해외영업이든 광고든 선행개발이든, 전 사원에게 똑같이 문제 해결 순서를 가르쳤다. 직종에 따른 차이도 거의 없었다.

본서에서 소개할 내용은 어떤 기업이든, 어떤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이든, 또 어떤 문제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범용적인 사고방식이다. 이 ‘기본 순서’를 익힌다면 어떤 일이든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 순서란?

이제 문제 해결 순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텐데, 우선 간단한 예로 생각해보자. 친구가 “몸이 안 좋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물었을 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대답
우선 “괜찮아?”, “큰일이네”, “그렇구나”, “힘들겠다.” 등 상대방을 배려하고 동정하는 대답이다. 이런 대답은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아쉽게도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괜찮아?”, “큰일이네”라고 대꾸한다고 친구의 몸 상태를 개선할 방법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써는 의미가 있지만, 문제 해결의 관점에서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대답이다.

HOW - 대책을 조언하는 대답
다음으로 “병원에 가봐”, “약 먹으면 괜찮을 거야”, “눈 좀 붙여봐” 등의 대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대답은 친구에게 구체적인 행동, 즉 대책을 제안한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미에서 ‘HOW’라고 부른다. 언뜻 보기엔 이대로 실행하면 친구의 몸 상태가 좋아질 것 같은 데 정말 그럴까? 그 대책이 정말 필요할까?

WHY - 원인을 찾는 대답
예를 들어 수면 부족이라면 약을 먹어도 몸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숙취라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나을 것이다. 즉 ‘HOW’를 생각하기 전에 ‘왜 그렇게 됐는가’ 하는 원인, 그러니까 ‘WHY’를 고민해야 한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 “밤에 잠은 잘 자?”, “어제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냐?” 등 과거에 대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니 왜 ‘HOW’를 생각하기 전에 ‘WHY’를 고민해야 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무턱대고 ‘WHY’부터 생각해도 괜찮을까?

WHERE - 문제의 소재를 따지는 대답
만약 친구가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분명 과음이 원인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 “어디가 안 좋아?”, “머리 아파?”, “배가 아파?”와 같은 대답(질문)이다. 이런 대답은 지금 문제가 어디 있는지, 즉 ‘WHERE’를 규정하려는 대답이다. 머리가 아프다면 숙취가 원인일 수도 있고, 배가 아프다면 과식이 원인일 수도 있다. ‘WHERE’를 따짐으로써 더 정확한 ‘WHY’를 찾아내 ‘HOW’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 해결은 WHERE부터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그림으로 정리해보자.

"몸이 안 좋은데 어떻게 하지?"라고 물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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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WHERE부터 고민하는 것이 중요할까.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WHY를 모르면 HOW가 유효한지 확인할 길이 없다. 간단하고 사소한 문제라면 WHY와 HOW만으로도 충분하다. 기업 연수에서 신입사원같이 젊은 사원의 과제는 WHY·HOW만으로도 충분히 답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문제가 복잡하고 광범위해지면 WHY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예를 들어 매출이 수조 엔 규모인 종합전기 제조회사의 ‘총매출이 오르지 않는’ 문제에 대해 WHY를 검토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방대한 WHY가 나올지 상상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디’를 이야기하는 걸까? WHERE를 분명하게 좁혀 들어가지 않으면 WHY가 너무 많아져 검토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다.


문제 해결의 3단계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문제 해결 순서는 다음 3단계를 따른다.

(1) WHERE -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2) WHY -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3) HOW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각각의 순서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니, 우선 큰 흐름을 정리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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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 문제의 범위를 좁히고 합의를 얻어낸다
우선 어디가 문제인지를 생각하면서 문제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좁혀들어가야 한다. 문제를 막연하게 내버려두면,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 많아지고 그에 대한 대책은 더더욱 많아져 막대한 양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샅샅이 찾아 규정하는 방식이라, ‘어디어디 분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반드시 처음부터 ‘좁혀 들어가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예를 들어 한 카페 체인점의 매출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검토한다.

매출이 떨어진다.
수도권 매출이 떨어진다.
수도권의 남성 매출이 떨어진다.
수도권의 30대 남성 매출이 떨어진다.

이런 식으로 좁혀 들어가는 것이다.

“문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상태에서 범위를 좁혀버리면, 일부 문제만 해결하게 될 텐데 그래도 괜찮은가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정곡을 찌른 질문이다. 그런데 좁혀 들어가도 된다. 왜냐하면 ‘세분화한 문제를 착실하게 반복해서 해결해나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정석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범위를 좁히지 않은 막연한 문제 앞에서 멍하게 서 있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덧붙여 혼자만의 문제나 관계자가 적은 문제 등 ‘사소한 문제’, ‘이미 범위가 좁혀진 문제’는 이 단계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드물고, 보통 기업에는 다수의 관계자가 존재하고 다양한 곳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 문제의 ‘범위를 좁히는’ 일이 중요한 순서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문제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후에는 ‘이것이 문제’라는 합의를 충분히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앞으로 돌려버려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 인식이 어긋나면 당연히 원인과 대책도 달라지므로 결과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당면한 문제의 전체상을 보고 그중에 어디가 문제인지, 어디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정하고, 문제를 좁힌 후에는 반드시 ‘합의를 얻어야 함’을 잊지 말자.


WHY - 깊고 넓게 원인을 파고든다
이제 압축한 문제가 왜 일어났는가에 대해 생각한다. ‘어디어디 분석’과 대조적으로 ‘왜왜 분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컨대 앞서 나온 카페 체인점의 예를 떠올려보자.

수도권의 30대 남성 매출이 왜 떨어졌는가? → 고객 수가 줄었기 때문에
고객 수는 왜 줄어들었는가? → 재방문 유인이 없기 때문에
왜 유인이 없는가? →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왜 떠오르지 않았는가? …

이런 식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WHY의 핵심도 뒤에서 상세하게 기술하겠지만, 여기서는 ‘깊고 넓게 파고든다’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도요타 자동차에는 ‘왜왜 다섯 번’이라는 말이 있는데,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면서 ‘깊이’ 파고들어야 비로소 근본원인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5’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왜’를 한두 번만 생각해서는 표면적인 원인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태의 본질에 다가간다는 의미를 담아 ‘왜왜 다섯 번’이라고 표현하는 듯하다.

또한 ‘넓게’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WHY를 검토 하다 보면 흔히 ‘선입견으로 단정 짓기’ 쉽다. WHY는 원인, 즉 과거의 이야기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확고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자신의 선입견으로 ‘이것이 원인일 것이다’라고 단정 지을 때가 있다. 앞서 HOW 사고의 함정에 대해 언급했는데, 과거의 감과 경험에 기초해 ‘이것이 원인이다’고 단정 지어버리면, 그때까지 논리적으로 생각해온 것이 무의미해진다. 정보에 기초해 폭넓게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규명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HOW - 원인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HOW를 생각한다.

WHY에서 깊고 넓게 파고들어 규정한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하게 대책을 검토하는 것이다. 카페 체인점 예를 살펴보자.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한다
담당부서에서 궁리한다
사내공모를 한다
사외공모를 한다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런 식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끝까지 HOW 사고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수도권의 직장인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여성 아이돌을 불러 홍보에 나서자”와 같이 즉흥적으로 대책을 주장하면, “그건 네가 그 아이돌을 좋아하니까 그렇지” 하고 아무도 받아들여 주지 않을 것이다. 임시방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진짜 문제 해결에 유효한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선 예에서는 ‘(수도권의 30대 남성이 재방문하게 만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가 원인이었다. 따라서 그 원인에 대한 대책을 여러모로 강구한 후에 가장 효과가 좋고 비용은 저렴한, 시간적으로도 빨리할 수 있는 것 등을 우선적으로 선별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 와서 HOW 사고에 빠지는’ 패턴은 굉장히 흔하다. 끝 무렵에 방심할 수도 있으니, ‘HOW 사고에 빠지기 쉽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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