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는 창의성이 발달하지 않는다. 정해진 답을 맞히는 것으로 평가받는 교육환경에서도 창의성은 발달하지 않는다. 자신의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없어도 창의성은 발달하기 어렵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입시 교육환경에서는 창의성을 키우면서 성장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대는 창의성을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우리가 학습하는 수준을 알아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의 학습은 ‘기억’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암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 위 단계가 ‘이해’다. 대부분 공부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해’ 역시 그다지 수준 높은 공부의 단계는 아니다. 그 위 단계가 ‘분석과 평가’다. 정보를 이해하는 것 역시 수동적인 수준이다. 분석과 평가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보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평가하고, 정보의 근거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 것인지 분석하는 것으로, 적극적인 수준의 학습이 된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정보를 ‘창조’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결국, 수준 높은 학습 혹은 공부를 하는 것이 창의성 발휘를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관련되는 전두엽의 실행 기능이 바로 ‘유연하게 사고하기’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 그동안 내가 의심 없이 믿고 있던 내용을 의심해보고 그것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전환하기(shifting)’다.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은 편견이나 선입견에 갇히지 않고 심지어 자신의 사고체계도 바꾸어가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창의성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라는 또 하나의 기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은 우리의 뇌가 비논리적인 사고를 잘할 수 있을 때(잠들기 전, 친구들과 편하게 수다를 떨 때, 책이나 영화 등에 몰입했을 때 등) 제대로 발휘된다. 실제 뇌파를 측정한 연구 결과를 보아도 논리적인 사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상력과 관련이 깊은 ‘알파파’가 잘 관찰되지 않는다. 알파파는 8~12㎐ 사이의 뇌파로, 눈을 감고 있을 때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주로 명상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이전까지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새롭게 떠오르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상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창의력의 근원이 되는 알파파를 꾸준히 발생시키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강조하는 교육이 바로 ‘독서’다. 그저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글을 읽고 내용을 파악한 후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활동이 동반되어야 상상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라는 학습 활동이 필수적이다. 물론 제대로 된 독서여야 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독왕을 장려하는 탓에 독서의 질보다는 양을 추구해왔다.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으면서 착한 주인공의 마음도 헤아려보고 어떤 때는 악당의 마음도 상상해보는 과정은 생략한 채, 주인공이 어떤 역경을 헤쳐나가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줄거리에만 집착하는 독서법에 익숙해진 것이다. 이런 독서는 상상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은 다독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숙독이 먼저 이루어져야 상상력과 논리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100권을 읽고, 열 권을 말하고, 한 권을 쓰게 하라”는 말처럼 읽고, 말하고, 쓰기가 함께 이루어지는 독서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독서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