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운동화를 신고 등산하라고?

<완주의 조건, 열정으로 갈아신어라>

by 더굿북

290g의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등산화 '윙'이 탄생했다. 하지만 경등산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당신들은 등산화가 아니라 운동화를 만드느냐?’는 비아냥거림도 들렸다.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등산화를 개발했다고 한들 알아주는 이가 없으니 제품으로서는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방법은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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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발한 경등산화를 들고 유명 등산로를 찾았다. 그리고 등산객들에게 직접 신어보게 했다. 등산로 입구에서 경등산화를 신게 한 뒤에 등산을 마치는 하산 길에 돌려받는 방식이었다. 모든 제품이 그렇듯 소비자가 만족해야 제품은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 말은 소비자가 만족스러워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리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등산을 마치고 돌아온 등산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경등산화의 기능과 경쾌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존의 무겁고 딱딱한 등산화보다 더 잘 만들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의 경등산화 브랜드는 등산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입소문은 서서히 전국으로 번졌고, 곧 대박으로 이어졌다. 우리 브랜드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년 만에 무려 65%로 치솟았다.

2000년대로 들어선 뒤 우리의 경등산화는 세계 등산화 시장의 핵심 이슈가 되었다. 등산화는 무겁고 딱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한순간에 깨지면서 경등산화가 새로운 화두가 된 것이다. 이제 등산화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이후 세계 등산화 시장의 추세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경등산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초경량 등산화가 이룬 쾌거는 기술력에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인생을 비유하는 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은 인생을 ‘한 권의 책’이라 했고,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한 편의 연극’이라고 했다. 어느 누군가는 인생을 마라톤으로 비유했는데, 나는 이 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정말 인생은 마라톤과도 같다. 평탄한 길이 있는가 하면 험난한 길이 있고, 오르막길이 있으면 또 내리막길이 있다. 출발선에서부터 42.195km를 달리는 동안 여러 예기치 않은 일과 부딪치기도 한다. 때로는 그것이 고난과 역경이기도 하고 때로는 성취의 기쁨과 자부심이기도 하다. 어느 한계점에 이르러서는 육체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이대로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저 결승선 뒤에 ‘완주의 기쁨’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힘들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그래, 다시 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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