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Oct 10. 2016

10. 가능한 한 불가능한 일을 하라! (마지막 회)

<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기보다,
뭔가 하나를 선택해 그것을 위대하게 만들어라.
_Marissa Mayer


인생의 전환점에 있을 때는 도대체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 큰 격려와 용기를 얻어 앞으로 나갈 힘을 받게 된 계기는 전 구글러였으며 현재 야후 CEO인 메리사 마이어의 말이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모교인 스탠포드대학의 컴퓨터공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료 토크쇼에 출연했던 때였습니다.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토크쇼였기 때문에 빈자리가 많았고, 다행스럽게 그 자리에 참석해 그녀의 경력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직 창업 초기 무명이었던 구글에 왜 첫 여성 엔지니어로 입사했느냐?” 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당시 제게는 맥킨지 등 15개 정도의 회사로부터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아무도 모르는 구글을 선택했지요. 사실 다른 곳 모두 좋은 대안이어서 그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먼 미래에 무엇이 정답인지를 누가 알겠어요? 그것보다는 어딘가 하나를 선택하고 그 하나를 위대하게, 즉 최고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번 선택했다면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고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자고 결심했지요.”

이 외에도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그녀는 대학 시절에 딱 한 번 심리학 강의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실이 알려지자 창업자 중 한 사람인 래리 페이지가 “심리학 강의 들은 적 있지요? 리서치를 맡으시지요.”라고 해서 엔지니어인 그녀와 전혀 관계없는 리서치 업무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메리사 마이어는 리서치 업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씩 하나씩 수수께끼를 풀듯 수행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얻은 지식이나 기술이 지금도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Do something you are not ready to do(지금 자신에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라!)”

대부분은 자기가 과거에 경험해 본 가능한 것과 해본 적이 없는 불가능한 것이 있다면 가능한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가능한 것,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집하면 어느 틈엔가 성장이 정지됩니다. 이보다는 ‘해 본 적이 없다.’, ‘자신에게는 무리일 것 같다.’고 생각되는 쪽이 배움이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그녀는 가르쳐 주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경영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과거의 경험만을 생각해 사람을 고용하고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의욕, 성장성도 고려해 업무를 추진시키는 것이 사원육성 관점에서 중요할 것입니다.

내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시간을 만드는 방법’과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것을 하는 데는 ‘시간’이라는 자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한 것에 도전해서 더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언제까지 완성한다.’는 기한이 없다면 일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을 잘 설명해주는 것이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시실 노스코트 파킨슨이 주장한 “파킨슨의 법칙”입니다.

“사람은 시간이든 돈이든 조건 없이 주어진 자원은 고갈될 때까지 몽땅 쓴다.”

“이 일은 2주 이내에 끝내주길 바랍니다.”라고 부탁을 받으면, 대부분은 2주일을 전부 사용해 일합니다. “2주일이 있지만, 이틀 만에 했습니다.”란 기적 같은 일 처리를 하는 사람은 거의 만난 적이 없습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산이 200만 원 주어진다면, 200만 원을 써서 하는 것이 전제되어버립니다. 오히려 시간도 돈도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파킨슨의 법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란 ‘참 당혹스러운 존재’라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한정된 쪽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아이가 있고, 가사나 육아를 항상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에 일에만 100%의 자원을 쏟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제한된 쪽이 생산성이 상승한다.’는 법칙 때문에 든든했습니다.

일주일에 며칠은 오후 5시면 아이를 픽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일을 해야 하므로 이른 아침 업무 시작부터 집중해서 일을 추진해야 했습니다. 혹시 제한 없이 시간을 쏟아부어도 보충할 수 있었다면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질질 끌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내 친구 가운데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정은 대부분 시스템적으로 실행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화요일은 달리기, 목요일 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필라테스란 식으로 정해 놓아서 절대로 일정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녀의 일정을 깜빡하고 “이번 목요일 밤에 같이 식사하지 않을래?”라고 물어도 “그날은 필라테스가 있어. 다음 날 어때?”라고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녀는 “모처럼 같이 가자는데 어떻게 하지?”라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아, 그래?”하고 이해합니다. 그녀는 이런 식으로 모든 일을 원칙을 갖고 처리하기 때문에 자신이 결정한 것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일에 대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건강 유지도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일이 끝나지 않아서”라고 판단 기준을 바꿔 건강 프로그램을 망가뜨리는 것이 오히려 주객전도일지도 모릅니다. 기한을 정해 건강을 유지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와의 시간을 확보하는 사람이 구글러에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후 5시에는 거의 모두 사무실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입니다. 오후 5시 30분에는 구글 사내에있는 헬스클럽이 붐비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저녁 7시에 사무실에 남아 일을 하고 있다면“ 무슨 일 있어?”라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품 출시 직전의 엔지니어와 같은 사람은 예외입니다. 그럼에도 야근이나 주말에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칙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에 내가 구글에 입사했을 때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당연해지자 “지나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은 역시 좀 이상할지도…….”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한 없이 시간을 투자해 일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인생에서 일이 중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일 이외에 중요한 것도 확실한 일정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일에 쫓기게 되고, 정신 차려 보면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못 하는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들도 “투자하지 않으면 보상도 없다.”고 가르칩니다. 아무리 일이 바쁘더라도 그리고 그것이 즐겁더라도 자기가 정한 시간에 컴퓨터를 끄는 것, 이것이 구글이 깨우쳐 준 소중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0. <10배의 법칙> 연재 예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