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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1. 2016

06. 'YES'가 다 같은 'YES'가 아니다.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한 가지 비밀을 알려주겠다. ‘예’의 종류는 세 가지다. 바로 허위, 확인, 약속이다. 허위의 ‘예’는 ‘아니요’라고 할 생각이지만 ‘예’라고 하는 편이 빠져나가기 쉽거나 정보 수집이나 우위를 차지할 속셈으로 음흉하게 대화를 계속하고자 하는 경우다. 

    
확인의 ‘예’는 대개 무심하며 단답형 질문을 했을 때 반사적으로 나오는 반응이다. 가끔 덫을 놓으려고 사용하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행동도 약속하지 않는 단순한 긍정이다.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 경우는 약속의 ‘예’다. 이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참된 합의이며 합의 석상에서 계약서 서명으로 이어지는 ‘예’이다. 약속의 ‘예’야말로 정말로 원하는 바이지만 이 세 가지 ‘예’는 거의 똑같이 들리므로 이를 알아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조건으로 약속의 ‘예’를 요구받는 데 익숙해진 나머지 허위의 ‘예’를 말하는 달인이 됐다.
     
텔레마케터를 생각해보자. 그녀가 한 질문 “맛 좋은 물 한 잔씩 드시죠?”에는 “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요!”라고 외치고 싶다. 이런 질문을 받고 나면 통화하는 내내 괴로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예’와 ‘아니요’에 부여하는 가치에 내재하는 모순을 간결하게 보여준다. 
     
협상할 때면 언제나 당연히 ‘예’라는 대답으로 끝맺고 싶다. 그러나 그 마지막 ‘예’가 가지는 긍정적인 가치를 전반적인 ‘예’가 가지는 긍정적인 가치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니요’를 ‘예’의 반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니요’를 항상 나쁘다고 간주한다. 
     
이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사람은 ‘아니요’라고 말할 때 안도감, 안심, 통제감을 느낀다. ‘아니요’라는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활용하면 상대는 퇴짜를 놓음으로써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느낀다. 
     
우수한 협상가는 초기에 상대의 단호한 ‘아니요’의 반응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환영하기도 하고 심지어 자초할 때도 있다. 반면에 시작하자마자 ‘예’를 노리면 상대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경계하며 겁을 먹는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뭔가를 팔려고 하는 경우라면 처음에 “잠시 시간 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묻지 말라고 한다. 그 대신 “지금 얘기하기 곤란하신가요?”라고 물으라고 한다. 그러면 “네, 지금 곤란하네요.”라는 대답과 함께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거나 그냥 가라고 할 수도 있다. 또는 “아니요, 괜찮아요.”라고 하면서 관심을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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