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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2. 2016

01. 역풍이야말로 순풍이다.

<운을 지배하다>

순풍은 플러스, 역풍은 마이너스. 그 사실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당연하다고 모두가 생각한다. 하지만 역전되는 순간은 없을까. 사실 나의 승부 인생은 ‘역풍이야말로 순풍이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역설이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순간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굳이 순풍을 버리고 역풍을 선택했고 승부에 있어서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만한 것은 모두 헤쳐 나왔다고 생각한다.


한번 이런 상상을 해보자. 눈앞에 순풍 카드가 10장, 역풍 카드가 10장 있다. 만약 이 중에서 10장의 카드를 선택하여 인생이라는 주사위 놀이의 말을 진행시킨다면, 당신은 어떤 조합으로 카드를 선택하겠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10장 모두 순풍 카드를 고를 것이다. ‘모든 패가 순풍이면 재미가 없지. 1~2장은 조미료 역할로 역풍 카드를 섞자.’고 생각하는 사람도 몇몇 있을지 모른다. 나라면 이때 순풍 카드는 2~3장, 역풍 카드는 7~8장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틀림없이 역풍 쪽이 자신의 가능성을 크게 펼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이고, 실제로도 순풍보다 역풍이 자신을 먼 곳으로 ‘날려 보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여실히 깨닫게 해준 것이 바로 스키점프 경기이다. 스키점프에 있어서 역풍은 부력(浮力)이 되어 연처럼 선수를 높이 들어 올려 멀리 날아가게 한다. 반대로 순풍은 오히려 부력을 억제하므로 비거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스키점프가 증명하는 이 사실은 ‘역풍의 진실’을 멋지게 가르쳐준다. 역설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분명한 진리인 것이다.


내가 순풍보다 역풍을 선호하는 것은 단순히 그쪽이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순풍이 불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바람만 타고 있으면 앞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역풍이 불 때는 한정된 시간 내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궁리해야 한다. 그 몰린 상태가 ‘오셀로게임’에서 상대의 말을 단숨에 자신의 말로 뒤집어 역전하는 듯한 폭발력을 낳는 것이다. 그래서 벼랑 끝에 몰린 듯한 위기야말로 내게 있어서는 늘 더할 나위 없는 순풍이다.

순풍을 단순히 순풍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프로스포츠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에서 전년도 최하위 팀의 감독을 맡는 상황과 우승한 팀의 감독을 맡는 상황을 그려보자. 우승 팀 감독 쪽이 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 힘들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최하위 팀의 감독과 비교했을 때 우승 팀의 감독은 순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비난을 받으니 책임이 무겁고 그만큼 지휘가 어렵다. 옆에서 보면 최하위 팀을 맡은 감독보다 우승 팀을 맡은 감독에게 행운이 따르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최하위 팀은 선수들 스스로가 약체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위기감을 가지고 연습하고 경기에 임한다. 반대로 우승 팀은 자만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승을 목표로 하던 시절의 절실함을 되찾기란 쉽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역풍으로 보이는 요소는 우승 팀의 감독 쪽이 더 많다. 따라서 그에 대해 확실히 자각하는 감독일수록 팀의 힘을 높은 레벨로 유지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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