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굿북 Oct 13. 2016

04. 3D 홀로그램으로 마주 보며 통화하다.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의 화면에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출력하는 표시장치, 곧 디스플레이(display device) 기술은 거침없이 진화를 거듭해서 화면 속의 사물을 현실 세계에서처럼 선명하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최신 디스플레이 활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ㆍorganic light-emitting diode)는 전류를 흘려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 반도체이다. 올레드는 자체발광 능력이 있어서 LCD와 달리 화면 뒷면에 화면을 밝게 만드는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어서 디스플레이를 종잇장처럼 얇은 두께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휘어진 상태에서도 발광할 수 있다. 스마트폰보다 얇은 올레드 TV에 ‘페이퍼 슬림(종이처럼 얇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다.
     
2013년 4월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55인치 크기의 휘어지는 TV를,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월 휘어지는 스마트폰을 각각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2014년 4월 펴낸 《KIST 과학기술 전망 2014》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는 그 휘는 정도에 따라서 깨지지 않는(unbreakable), 휘어지는(bendable), 둥글게 말 수 있는(rollable), 접을 수 있는(foldable) 등의 4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는 2단계인 휘어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앞으로 전력 공급원인 유연한 형태의 이차전지 제작 기술에 의존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으로 휴대용 전자장치의 사용방법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올레드 기술을 휴대용 컴퓨터에 활용하면 작게 접어서 지갑에 넣을 수 있고, 올레드 휴대전화는 돌돌 말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다.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면 종이처럼 얇은 벽 스크린(wall screen)을 실제 벽지와 비슷한 가격에 생산할 수도 있다. 결국, 주택의 모든 벽은 종이 벽지 대신에 벽 스크린으로 도배된다. 이런 맥락에서 올레드 기술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시대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올레드 TV의 뒤를 이을 디스플레이 기술로는 빛을 내는 광원으로 양자점(量子點), 퀀텀닷(quantum dot) 반도체를 사용하는 퀀텀닷 텔레비전(QDTV)이 손꼽힌다. 원자들로 이루어진 나노 크기의 반도체인 양자점은 전류를 흘리면 특정 파장의 빛을 낸다. 퀀텀닷 TV는 올레드 TV보다 색을 재현하는 특성이 좋고 두께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이 2011년에 양자점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발표하였다.
     
2035년경에는 3차원(3D)의 텔레비전과 영화도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 전망이다. 3D 영화를 관람하려면 특수 안경을 써야 했지만, 안경 없이도 맨눈으로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3D 디스플레이 기술은 눈의 피로감을 최소화하면서 3D 영상을 볼 수 있는 3차원 시각 또는 깊이지각(depth perception)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깊이지각은 눈의 망막이 상하, 좌우의 2차원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이(depth)의 한 차원이 더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대상의 3차원 모양을 지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3D 영상기술의 최고봉은 단연 홀로그래피(holography)이다. 돌을 연못에 던지면 밖으로 퍼져나가는 동심원 모양의 파문이 생긴다. 이러한 파문이 서로 교차하면서 퍼져나갈 때 생기는 골과 마루의 복잡한 배열을 간섭무늬라고 한다. 빛이나 전파 등 파동의 성질을 지닌 모든 현상은 간섭무늬를 만들어낸다. 특히 레이저 광선은 응집성이 강한 빛이므로 간섭무늬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를테면 레이저 광선은 동시에 연못과 돌이 된다.
     
파동의 간섭현상을 이용하여 물체의 입체 정보를 기록하는 기술이 홀로그래피이며, 홀로그래피 기술로 만들어낸 영상을 홀로그램(hologram)이라고 한다. 홀로그램은 사물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입체영상을 만들어낸다. 홀로그램이 정보통신 네트워크에 적용되면 전화를 받는 상대방이 건너편에 앉아 있는 것처럼 실물 크기의 3차원 영상으로 나타나는 홀로폰(holophone)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홀로그램

홀로그래피의 수학적 원리는 영국의 물리학자인 데니스 가보어(Dennis Gabor, 1900~1979)가 발견했다. 가보어는 1947년 이론을 정립한 공로로 1971년 노벨상을 받았다. 홀로그래피 기술은 1954년 레이저 광선이 발명되면서부터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홀로그램은 하나의 레이저 광선을 두 갈래로 나누어 만든다. 첫 번째 광선은 피사체에 반사한다. 두 번째 광선은 피사체에서 반사된 광선에 부딪히게 한다. 그렇게 하면 서로 간섭무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간섭무늬를 필름 위에 기록한 것이 홀로그램이다.
     
눈으로 보면 필름에 기록된 영상은 피사체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또 다른 레이저 광선을 통과시키면 피사체의 3차원 영상이 나타난다. 이 입체 영상은 진짜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만져보려고 하면 손은 허공을 지나가고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된다.
     
홀로그램은 3차원 영상을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도 대단하다. 두 개의 레이저 광선이 필름에 부딪히는 각도를 변화시키면 같은 필름 표면에 서로 다른 영상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홀로그램의 모든 부분에는 전체 영상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피사체의 입체 영상을 담고 있는 필름을 절반으로 잘라서 거기에 레이저 광선을 비추면 각각의 반쪽짜리 필름에는 피사체 전체의 입체상이 나타난다. 반쪽 필름을 다시 반으로 갈라도 그 작은 조각으로부터 피사체의 전체 영상을 재현해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01. 역풍이야말로 순풍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