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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8. 2016

09. 거짓말할 때 늘어나는 이것에 주목하라.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가 발표한 유명한 동화에 등장하는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다. 그냥 코를 보기만 하면 된다. 콜로디의 착상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거짓말할 때 숨길 수 없는 명백한 징후를 나타낸다. 코가 길어지지는 않지만 이와 무척 비슷하다.

   
거짓말을 구성하는 요소를 밝힌 한 연구에서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디팩 맬호트라(Deepak Malhotra)와 공동저자들은 거짓말할 때는 진실을 말할 때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단어를 쓰며 3인칭 대명사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짓말할 때는 자기 자신과 거짓말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해 ‘나’보다는 ‘그, 그녀, 그것, 어떤 사람, 그들, 그들의’와 같은 대명사를 많이 사용한다.
     
연구자들은 거짓말할 때 의혹을 제기하는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한층 더 복잡한 문장으로 말하는 경향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영화배우 겸 각본가인 W. C. 필즈(W. C. Fields)가 거짓말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말을 할 때 의도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을 피노키오 효과(Pinocchio Effect)라고 명명했다. 마치 피노키오의 코처럼 거짓말과 함께 사용하는 단어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당연히 상대가 자기 말을 믿을지 더 걱정하기 때문에 신뢰를 얻기 위해 한층 더 열심히, 말하자면 지나치게 노력을 많이 한다.
     
상대가 사용하는 대명사를 통해 그 사람이 협상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느낄 수 있다. ‘내가’, ‘나를’, ‘나의’와 같은 말을 많이 사용할수록 덜 중요한 사람이다. 역으로 협상가 입에서 1인칭 대명사가 적게 나올수록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다. 
     
거짓말쟁이는 거짓말과 자기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둔다는 맬호트라 교수의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협상에서 현명한 의사결정자는 협상 시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확답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협상 자리에 참여하지 않은 누군가를 들먹일 것이다.
     
필리핀에서 알라스테어 옹링스완을 납치한 택시 기사가 납치 발생 직후 ‘우리가’, ‘그들이’, ‘그들을’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우두머리를 상대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단지 인질을 구조할 때까지는 그 말이 얼마나 사실일지 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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