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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Oct 18. 2016

03. 단념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아라.

<운을 지배하다>

                                     

마작에 있어서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단념하는 힘, 이 두 가지가 승부의 행방을 크게 좌우한다. 이 둘을 균형 있게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히 가장 바람직하지만, 용기는 있어도 단념하는 힘이 약한 사람이 상당히 많다.

단념하는 힘을 동반하지 않은 용기는 자칫하면 만용이 될 수 있다. 단념하는 힘은 무언가를 버려야 하는 결단을 내릴 때 발휘되는 것이므로, 어딘가 소극적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래서 그다지 갈고닦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단념하는 힘이 없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패배한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그것이 알기 쉬운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 도박의 세계이다. 보다 큰 성과나 보수를 원한 나머지 물러나야 할 때에 단념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념에도 ‘좋은 단념’과 ‘나쁜 단념’이 있다.

나쁜 단념에는 크게 두 가지 패턴이 있다. 한 가지는 승부에서 열세로 돌아섰을 때 만회하기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반대로 판세가 우위로 나아가자 승리가 확정된 양 마지막 국면에서 단념하는 경우이다. 이 두 가지 패턴이 잘못된 이유는 모두 승부를 도중에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그때부터 뒤집을 기회가 있는 법이고, 반대로 거의 이길 법한 판이라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에 뜻밖의 역전을 당할 수도 있는 법이다.

한편 좋은 단념은 등산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산의 기상상태는 급변한다. 고생하며 등반해서 드디어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을 무렵 갑자기 날씨가 심상치 않아졌다고 하자. 그때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으니 여기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그대로 정상을 목표로 하면 심한 뇌우나 강풍이 덮쳐와서 조난당할 위험마저 있다. 이처럼 생명과 연관되어 있을 때는 ‘용기 있는 철퇴(撤退)’로 단념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일에서도 단념하는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몰락하는 사람이 있다.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좀처럼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서 후퇴하면 엄청난 손실이 나는 상황이다. 포기할 수 없다고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힘껏 버티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능력은 목표치에 못 미친다. 끈질기게 쫓으면 쫓을 수록 손실이 커질 뿐이지만 물러설 수는 없다. 이럴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좋은 단념을 하여 포기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대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지 두 가지 선택지가 눈앞에 닥치는 일은 살다 보면 얼마든지 있다.

좋은 흐름을 만들어가려면 중요한 지점에서 망설여질 때 어떻게 재빨리 단념할 수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버리거나 포기하는 대신에 다른 좋은 일이 찾아올 거라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혹은 이로써 소중한 무언가를 지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 말이다. 그 유연함이 적당한 타이밍에 좋은 단념을 하는 결정적인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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