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자본의 힘>
진실한 이야기가 감동과 신뢰를 준다고 했다. 하지만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더 감동을 줄 때도 있다.
오래전 두 눈이 실명된 소녀가 있었다. 비록 선천적 장애를 가졌지만 소녀는 늘 행복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소녀의 외모가 아름다운 편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녀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어머니는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사방팔방 찾아다녔지만, 두 눈이 안 보이는 데다 못생긴 외모 탓에 결혼 상대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한 절름발이 남자가 소녀와 결혼하겠다고 나섰고, 어머니는 딸에게 남편이 될 사람이 아주 멋진 남자이고, 둘이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었다. 어머니의 말을 들은 소녀는 매우 기뻐했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소녀는 남편에게 물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가요?”
남편은 답했다.
“물론이죠.”
소녀는 행복한 삶을 이어갔다. 소녀의 아들 역시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처럼 자신이 아름답고 사랑받는 여자라는 기쁜 마음으로 평생을 보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감동했다.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더 감동적일 때도 있다.
우리도 종종 일상생활 속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동료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괜찮다.’거나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위로하곤 한다. 또 부모님이 자신이 이미 내려 버린 결정에 대해서 물어올 때 그것이 좋은 결정이 아니라 할지라도 곧이곧대로 답해드리기보다는 “잘하셨다.”라고 말씀드리곤 하지 않은가?
샴은 채광야금(Mining and Metallurgy)에 대해 공부한 우등생이다. 미국의 예일 대학교를 졸업한 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나 그가 일자리를 찾는 일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어느 날, 면접을 보기 위해서 그는 미국 서북부에 위치한 유명한 광업소의 사무실을 찾았다. 자신만만했던 샴은 졸업장을 제출하면서 분명 사장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장은 졸업장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샴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당신이 가진 학력 때문에 당신을 채용할 수 없습니다.”
광업소 사장은 냉정하게 말했다.
“당신은 아마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체계적으로 이론 지식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 이론은 현장에서 그만 한 값어치를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현장 경험이 없는 엔지니어는 필요 없습니다.”
알고 보니 사장은 현장 노동자 출신으로 대학 졸업장 하나 없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온 사람이었다. 대학을 다닌 적이 없는 그는 솔직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 고학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론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특히 이론만 늘어놓는 엔지니어에게 더욱더 그랬다. 사장은 실무에 강한 사람을 원했던 것이다.
사실 샴은 높은 학력 외에도 열정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젊은이였다. 다만 면접에서 자신이 강조해야 할 부분을 잘못 잡았을 뿐이다. 사장의 인생 역경을 몰랐기 때문이다. 난처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 샴은 화제를 돌리며 긴장감이 감돌던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는 사장에게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대신 이야기를 들은 후에 다른 사람에게 말하거나 자신을 비웃으면 안 된다고 부탁했다. 샴의 말에 흥미를 느낀 사장은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대학교를 3년 다녔지만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저도 사장님처럼 심오한 이론 지식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저희 부모님은 아시면 안 됩니다. 만약 알게 되신다면 저를 많이 혼내실 테니까요. 저 또한 이론 지식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방학이면 현지에 있는 공장에 가서 실제 생산 라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더군요. 그래서 솔직히 학교에서 듣는 이론 수업이 더욱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샴의 이야기를 들은 사장은 어느새 표정이 밝아졌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바로 샴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이야기에서 샴은 작은 선의의 거짓말로 꾸민 이야기를 통해 사장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소중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어쩌면 현실 속에서 우리가 들었던 수많은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꾸며낸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선의의 거짓말로 포장된 이야기는 결코 천박하지 않다. 때로는 더 심오한 이치를 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만약 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직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활용한다면 기업은 더욱 매력적으로 변모하고 건강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단, 그것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나쁜 결과를 내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