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지배하다>
박빙의 승부에서 마침내 상대를 제압하고 승리를 거둔 스포츠 선수가 시합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에는 강하게 나갔습니다.”라고 말할 때가 있다. 강경하게 나가는 태도에는 지나치게 기를 써서 경직된 멘탈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국면에서 태도를 바꿔 강경하게 나갔다는 말이 자주 사용되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상당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태도를 바꿔 강경하게 나가면 그걸로 ‘끝’이다. 트러블 때문에 정신적으로 내몰린 사람이 돌변하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해 보인다. 회사 조직에 있는 사람은 모두 자신의 고객, 동료 또는 가족 등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 돌변하여 강경한 태도로 나가는 것은 상당히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면 돌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예전에 회사를 세울 때, 출자를 해준 우노 야스히데[宇野康秀] 당시 인텔리전스 사장은 원하는 대로 해도 좋지만, 말과 페라리(Ferrari)만큼은 사지 말라고 조언했다. 경주마와 페라리를 사는 사람은 대개 사업에 실패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우노 사장의 당부대로 말과 페라리를 사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인지, 잘나갈 때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상징과 같은 것인지, 실제로 전 라이브도어 사장인 호리에 다카후미 씨를 비롯하여 말과 페라리를 구입한 경영자 중에 이후에 진짜로 실각한 사람이 꽤 있었다. 왠지 오싹할 만큼 잘 들어맞는 말이었다.
과거에 한동안 적자가 이어져서 세간의 비난도 호되게 받으며 오로지 인내로 버티던 시기가 있었다. 가장 괴롭던 그때 어느 베테랑 선배 경영자에게 “어차피 비난받고 있으니 차라리 페라리를 타도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농담처럼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 선배가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돌변하면 끝이야.”라고 엄격한 말투로 일침을 줬다. 이후 그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아 있다. ‘언젠가 두고 보자.’라는 반골 심리로 오로지 인내해야 하는 시기에 자포자기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마작에서도 연달아 패배했을 때 돌변하여 난폭하게 두는 것을 폭패(暴牌)라고 하는데, 그러면 심리적 타격뿐만 아니라 점수 차이만 더 커지고 다음 대국 이후에도 이상하게 운이 따르지 않는다.
업무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므로 당연히 주변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줘서 그 이후의 일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마작과 마찬가지로 한번 강경하게 나가면 운의 흐름이 나빠져서 그것을 원상태로 돌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돌변하여 강경한 태도로 되받아서 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