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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04. 2016

08. 비과세 상품의 함정

<그 월급에 잠이 와?>

“이번에 직장생활 처음 시작한 28살 사회 초년생입니다. 최근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졌으나 전혀 지식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재무상담을 신청하여 상담을 진행했는데, 상담 이후 가장 먼저 가입을 제안받은 상품이 ○○저축성보험입니다. 상담사가 비과세 상품은 곧 판매가 종료되니 빨리 가입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은행에 적금을 가입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창구 여직원이 요즘은 금리가 낮아 적금은 별로이고, 대신 다른 좋은 상품을 추천해주더라고요. 그러면서 비과세와 복리효과가 있는 ○○○상품을 소개시켜줬습니다. 금리도 시중금리보다 높고 복리효과도 있고, 게다가 비과세 혜택까지 있으니 정말 좋은 상품인 것 같아 가입했지요.”

“○○금융회사에서 우수회원들에게 우대금리 혜택을 준다며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시중금리보다 높고 복리효과가 있는 ○○상품을 소개받았지요. 게다가 비과세 혜택은 물론 사은품도 준다고 해서 가입했습니다. 월 20만 원인데,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길게 넣어보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과세 상품을 가입하게 된 이유들이다.

‘비과세.’

말 그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렇잖아도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이런저런 세금까지 떼어가니 속상한데, 세금이 없다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 비과세를 정확히 짚어보자.

원래 이자와 같은 금융소득에는 15.4%라는 금융소득세(주민세포함)를 뗀다. 따라서 금융상품에서 비과세란 해당 상품을 통해 수익이 났다면 그 수익에 대해 금융소득세를 떼지 않는다는 의미다. 언뜻 보면 1%가 아쉬운 요즘, 15.4%나 되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세금을 떼는 것은 원금이 아니라 수익이란 사실, 즉 비과세 혜택은 수익이 많이 나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익이 나지 않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이 전혀 쓸모가 없다.

그러면 앞에서의 세 가지 사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위에서 가입했다는 세 가지 종류의 상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비과세 복리상품으로 알고 있지만, 모두 저축성보험 상품들이다. 만약 수익이 나야 비과세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이 상품들이 과연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우선 이 상품들은 월 불입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사업비) 명목으로 떼고, 나머지 부분을 적립한다. 이를테면, 10만 원을 불입하면 약 1만 원 정도의 수수료를 공제한 후 나머지 9만 원이 적금처럼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적용되는 금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은 변동금리로 앞으로의 금리정책에 따라 계속 바뀐다. 물론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금리는 대체로 경제 성장률과 연동되기 때문에 항후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금리 역시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저축성 보험상품으로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수수료까지 고려할 때 잘되면 은행 예·적금과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이 같은 비과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 시간까지 생각할 때, 상대적인 체감수익은 더욱 떨어져 비과세의 의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A상품 : 연 평균 3% 정도의 기대수익이 예상되고, 비과세 혜택이 있다.
B상품 : 연 평균 7% 정도의 기대수익이 예상되고, 비과세 혜택은 없다.

만약 월 100만 원씩 10년 동안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A 상품은 비록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약 1억 3,900만 원에 불과하지만, B상품은 수익에 대한 금융소득세를 떼더라도 약 1억 7,100만 원이나 된다. 따라서 수익이 적은 대신 비과세 혜택이 있는 A보다 세금을 내더라도 수익이 많이 나는B 상품이 훨씬 더 좋다.

그렇다고 비과세 상품이 전혀 도움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미 불려놓은 재산이나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겐 비과세가 많은 도움이 된다. 보험상품이 자산가들에게 필수 상품일 정도로 특히 인기가 높은 이유다. 다시 말해, 연간 이자(배당 포함)가 일정 금액(2015년 현재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과세가 적용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비과세 상품들은 절세효과가 크다. 수익보다는 세금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연간 이자와 배당소득이 많지 않는 사람들이 비과세 상품에 집착하다 보면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모아놓은 재산도 많지 않고, 저축할 돈도 얼마 없다? 그렇다면 비과세보다 수익에 더 관심을 가지자. 1% 차이가 10년 뒤 내 자산의 크기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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