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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07. 2016

01.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한계는 내 머릿속에만 있다>

다섯 번째 데이트에서 벌어진 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날, 여자 친구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됐다. 유대인 이민자였던 우리 가족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열여덟 살의 나는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는 데다 대학 진학도, 취직도 못 한 상태였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불안하기만 했다.

     
장차 태어날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 보낼지, 여자 친구와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함께 키울지 선택해야 했다. 일자리도 없고 학력도 없었기에 입양을 보낼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내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했다.
     
부모님은 결혼자금으로 백 달러짜리 지폐 두 장을 내밀었다. 두 분은 모아놓은 돈이 없었다. 나는 출퇴근하는 데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직장에 어렵게 취직했다. 그리고 저렴한 아파트를 발견해 이사한 날, 집중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당했다. 나를 정직원으로 뽑아주는 데가 없어 생계를 위해 임시직 일을 두세 개 해야 했다. 
     
일상은 고됐고 그야말로 절망적이었다. 나는 무기력함과 초조함으로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스무 살 무렵 아이가 둘로 늘었고, 매일 단순노동만 반복하는 나날을 보냈다.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배우지도 못하고 정규직도 되지 못한 고졸자가 두 아이를 키워야 했던 일상을? 사회에 나왔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절망뿐이었다.
   

  
내 미래가 이미 결정되었다고 생각하며 지내던 어느 날, 운 좋게 미래의 불안에 대해 안심하고 대화를 나눌 사람을 만났다. 그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퍼하는 건가?”
“제겐 학력이나 기회도, 기술도 없습니다. 미래가 없어요. 제 인생은 이미 끝났어요.”
“자네가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끝인 걸세. 자네 인생은 사실 무한대란 말이네.”
   
너무도 절망적인 날을 보내던 나는 그 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미래가 밝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나는 그의 말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왜냐고?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 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는 나빠질 게 없는 인간은 행복하다. 밑바닥임을 깨달으면 그 뒤는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는 선택지밖에 없다. 내게 한계를 긋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밝은 미래가 새롭게 펼쳐진다.
     
서둘러 헌책방으로 달려가 사전을 한 권 샀다. 매일 사전에서 낯선 단어를 다섯 개씩 찾아 외웠다. 가능한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자는 결심을 세우고 일상에서 실천한 것이다.
     
그 무렵 보수를 완전성과급으로 받는 영업 일을 시작했다. 타인과 정확히 의사소통하는 기술은 내게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기에 영업에 필요한 비즈니스 용어도 경제 용어도 전혀 몰랐다. 용어 공부가 급선무였다. 늘 외운 단어를 사용해 말했기에 하루에 스무 번 정도는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러나 내 가능성을 믿고 싶다는 바람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나는 점차 정확한 어휘력을 키워갔다.
   

제이 에이브러햄(Jay Abraham), 2000년 포브스가 선정한 Top 5 경영컨설턴트


영광스럽게도 지금은 정확한 문장으로 말하는 데 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학력자들에게 그 같은 칭찬을 받기 위한 첫걸음은 모르는 단어를 하루에 다섯 개씩 외우는 것이었다. 갑자기 높은 목표를 세운 것도 터무니없는 꿈을 종이에 적어 화장실에 붙인 것도 아니었다. 내게 곧바로 도움이 될 능력을 조금이라도 더 계발하려고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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