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도시 던(Dunn)의 지역 언론인 <데일리 레코드>는 구독률이 112%에 이릅니다. 112%는 모든 가정에서 신문을 구독하고도 12%를 더 구독하는 수치지요. 누군가 신문을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구독률입니다. 이와 같은 구독률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데일리 레코드>가 철저하게 던이라는 도시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레코드>는 던의 이야기에만 집중합니다. 이웃 도시에 폭탄이 터진다 해도 파편이 던으로 날아오지 않는 한 <데일리 레코드>에는 실릴 리 없습니다. 112%라는 경이적인 구독률은 지역의 알짜배기 소식만을 알려주기 때문이고, 그 때문에 신문은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지요. 가정과 가게에서 따로 신문을 구독하거나, 인근 지역에서도 구독하는 일이 벌어지지요. 이것은 ‘지역’을 독점하는 사업입니다.
<당신은 유일한 존재입니까>를 지은 이동철 저자는 이런 게임을 하는 비즈니스, 혹은 혁신가를 ‘모노폴리언(Monopolion)’이라고 정의합니다. 독점 구조만을 활용해 수익을 독식하는 모노폴리스트와 달리, 고객의 요구에 집중함으로써 견고한 독점적 비즈니스 모델을 고객으로부터 얻어낸 기업이나 혁신가를 뜻합니다. 이들은 그 일을 함으로써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고객에게 줍니다.
저자는 이런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합니다. 세 가지 전략의 첫째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는 전략입니다. 무엇보다 독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집중해야 합니다. 여기서 목표 공간이 도출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소고기덮밥인 규동 전문점 요시노야는 서민을 대상으로 낮은 가격에 질 좋은 규동을 팝니다. 한 번은 매출이 떨어질 때, 가격을 낮추고 약간 질이 떨어지는 소고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금세 고객이 등을 돌렸습니다. 이때 요시노야는 자신들의 목표를 분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저가 시장에서 자신들이 만든 공간은 가격이 아니라 ‘확실한 품질이라는 가치’가 제공되는 저가 시장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둘째는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물론 이 공간은 <데일리 레코드>의 사례처럼 던이라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일 수도 있지만, 가상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고객의 행동패턴이나 욕구에 따라 구분된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야 하고, 그런 구분이 고객으로부터 도출된다는 점입니다.
셋째는 독점 공간을 지키고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독점 공간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고 해자를 만들어 공간을 보호하는 전략입니다. 이들은 고객에게 미래를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특허와 같은 라이선스를 만들어 해자를 구축합니다. 차별화된 품질을 만들고 독특한 기업이미지를 만듭니다. 디자인과 같은 차별화된 새로움을 끊임없이 만들고, 원조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킵니다. 이것이 모노폴리언이 성공하는 방식입니다.
경쟁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모노폴리언을 만난 <삼삼한 책수다> 오수진이었습니다.
북 큐레이션 ㅣ 오수진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중문학 복수전공)를 졸업한 후, 현재 KBS에서 기상 캐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더굿북의 북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봉사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홍보 대사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