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사기꾼이 많다.
자신의 시간과 자원을 생산활동에 오롯이 쏟아붓는 것보다, 남으로 하여금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끔 하여 그것이 나에게 일부 또는 전부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부의 초월차선을 탈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챈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일찍 깨닫기 때문이다[의사, 변호사와 같은 국가가 보장하는 면허를 취득하는 것 / 창발적인 사업(가맹사업 같은 모방형 창업 제외) 성공 / 투자로 인한 금융소득 흐름 발생 등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이 세 가지 모두 굉장히 어렵거나 좋은 머리, 운을 타고나야 한다]. 두 부류 모두 사씨 성을 가지고 있을진대, 법과 약속, 도덕을 지키면서 남에게 경제활동을 대신 시키는 사람은 사업가,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기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사기꾼을 만날 일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사기꾼 이야기를 듣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사기꾼을 만나지만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아 기억에 남아 있지 않던가, 사기를 당하더라도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사기꾼의 무서움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변호사로 일하다 보면, 우리나라에 사기꾼들이 얼마나 많은지 쉽게 알 수 있다. 형법상 사기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위 문단에서 이야기한, '남에게 투자, 노동, 동업 등을 권하였으나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애초부터 없었거나 사업이 잘 되자/ 안 되자 딴 마음을 먹은 자'는 모두 사기꾼이나 다름없으며, 그러한 사람들을 모두 사기꾼이라고 한다면 모든 경제범죄는 대놓고 물건을 훔치는 절도, 횡령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기다.
우리나라는 '사기 공화국'이다 라고 선언한, 그런 책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책이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에 사기꾼들이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기꾼들은 도처에 득실대고 있다.
그렇다면, 사기꾼들을 어떻게 피해야 할까?
투자, 공동구매, 동업 등 좋은 기회를 소개시켜 주면서 어떤 대가를 요구하거나, 그 대가를 제안자가 간접적으로라도 챙길 수 있다면 이는 전부 사기다. 그 사람이 직계혈족이거나 가장 친한 친구(이 경우 방심할 수 없다)가 아니라면 전부 사기다. 그런 기회가 있다면, 그 사람이 직접 하지 왜 당신에게 소개하는가?
가장 극단적으로는 유튜버들의 광고 영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제품을 제공받거나 제작비를 후원받아 A라는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를 생각해 보자. 이 유튜버는 과연 A제품이 '좋다'라는 점에 대해서 '알고' 홍보를 하는 것일까? 동종의 B, C, D 제품을 사용해 보지 않고 A제품이 '낫다'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뻔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처럼 그냥 모델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법적으로는 물론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런 광고영상들이 사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특히 동업을 조심해야 하는데, 투자, 대여 등의 명백히 돈이 오고가는 거래의 경우와 달리 동업은 사기의 증거가 전혀 남지 않아서 사기꾼들이라면 모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사업형태다. 사실 투자, 대여 등도 계약서를 무조건 써야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건 간에 계약서를 먼저 작성하고 거래를 시작하는 것은 2002 월드컵 4강신화에 버금가는 기적과도 같기 때문에 이는 포기한다. '입금내역'만 있어도 감지덕지다.
동업의 형태는 여러 가지다. 동업사기도 형태가 여러 가지다. 나는 동업을 미끼로 한 사기를 너무 많이 봤다. 좋은 식당 아이템이 있는데 나는 다른 사업을 하고 있고 너는 놀고 있으니 너가 와서 일 좀 하면 수익의 50%는 떼어 주겠다('수익'을 산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하지 않으면 정말 큰 낭패를 본다. 다음 블로그 참조.)
동업을 시작할 때에는 이것이 중요합니다 : 네이버 블로그
사기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계약서다. 대부분의 저렙 사기꾼들은 계약서를 쓰자고만 해도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다가 다음 먹잇감을 향해 떠날 것이다. 고렙 사기꾼들이 문제인데, 이 사기꾼들은 벌써 몇 개의 전과를 휘장처럼 달고 꽤나 전문적인 수준의 법적 지식을 뽐내면서 그럴 듯하게 꾸민 계약서를 펄럭이면서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럴 때는 꼭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 보아라. 아무 변호사에게도 괜찮다! 지불한 11만원은 당신이 멋대로 해석한 계약서에 지장을 찍었을 때 망가질 당신의 인생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비용이 될 것이다.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