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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Apr 18. 2022

쓰고 나서야 비로소 벗게 된 가면

-나의 이야기를 토해낸 후

브런치가 뭔지도 몰랐던 내가 브런치에  쓰기 시작했다.


가장 큰 짐덩어리처럼 달고 다녔던  임고 낙방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고, 남편의 건강문제, 경제적인 문제, 시댁문제, 나 자신의 정체성 문제, 육아 고민까지 그냥 썼다.


너무 부끄러웠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발행'을 눌러놓고 귀가 빨개지기도 했다.


내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다들 괜찮다고 말해주었고, 심지어는 잘 썼다고, 글이 좋다고 칭찬도 해주었지만,

나는 괜찮지 못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 뒤통수에 대고 수군거리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제는 무슨 그런 걸 쓰냐? 맨날 떨어진 이야기나 쓰고 지겹다 지겨워. 일기장에나 쓰지?"




그런 날들이 하루하루 지나갔다. 날이 달이 되고 해가 넘어갔다.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고민거리  해결된 것도 없다.



그런데

그냥 나 혼자 조금 가벼워졌다.

내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감추고 사느라 힘들었고, 감춰야 하다 보니 괜찮은 척해야 했다.

좀 있는 척,

멋있는 척,

잘난 척,

 하느라 써야 했던 가면들을 하나 둘 벗었다. 그리고 버렸다




그래서 나는 참 좋아졌다.


쓰면서 벗어버린 가면의 무게만큼 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아직도 몇 개 더 남은 것도 같은 가면들,


계속 쓰면서 벗어야겠다.


그래서 아주 가볍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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