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보고서 작성하는 팁
하반기부터 보고서 실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론 수업과 실기 수업이 각각 두 시간이다. 공무원 보고서 쓰기의 문제점을 먼저 꼬집은 후, 보고서 잘 쓰는 법, 보고서 종류별 작성법을 설명했다. 더 깊이 들어가서 정책보고서, 상황보고서, 회의 보고서, 행사보고서의 원칙과 구체적인 보고서 쓰기 테크닉을 강의안에 끼워 넣었다.
강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어렵게 쓰는 것은 쉽고, 쉽게 쓰는 것은 어렵다."
모순되는 말처럼 보이지만 '좋은 보고서'를 가장 잘 표현한 문장이다. 보고서 내용을 꿰뚫고 있지 못하거나 보고의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의 글은 표시 난다. 읽어보면 안다. 몇 가지 항목만 물어보면 보고자의 한계가 금방 드러난다. 이에 반해, 잘 쓴 보고서는 상급자가 질문할 게 없을 정도로 쉽게 쓴 보고서다.
보고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어떻게 쓰는 게 쉽게 작성하는 건지 모르는 직원을 위한 팁이 있다.
'시내에서 친구하고 저녁 먹고 왔어.' 보다는 '서면 영광도서 맞은편 사미헌에서 정식이와 갈비탕 먹고 왔다.'라고 엄마에게 말하는 게 좋다. 고유명사를 사용하게 되면 듣는 사람이 구체적인 장소를 떠올리게 되고 친근감을 느낀다. 보고자가 말하는 공간을 알지 못해도 구체적인 장소와 메뉴를 언급하면 진짜로 친구하고 밥을 먹고 왔구나, 하고 생각한다.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추상적인 단체('협회, 법인')나 보통 명사('과장, 팀장')를 적는 것 보다는 구체적인 이름('새마을지도자협의회, 문화예술과장')을 사용하면 보고를 받는 사람은 '제대로 확인하고 일을 하는구나.'하고 느낀다.
보고서 작성시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게 되면 또 다른 효과가 있다. 보고자가 실제 명칭과 사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용상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막연하게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모양과 형체를 잡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 외 그림과 도표를 사용해서 시각적 효과를 주는 것도 좋다.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보고서를 괜스레 어렵게 만드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보고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 출처와 근거가 불명확한 자료 사용, 전문용어와 약어를 해설 없이 과다하게 사용한 보고서는 읽기 조차 부담스럽다.
최근에 대통령을 위한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칭찬을 받은 장관이 있었다. '***출신이라 인사이트가 확실하네.'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가고자 하는 길이 훤히 보이는 느낌입니다.' 댓글이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장관의 업무보고 영상을 자세히 보니 ppt 자료 외에 왼손에 문서가 하나 들려있었다. 장관이 5분 만에 부처의 핵심 이슈를 발굴하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은 보고서에서 나왔다.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에 자주 문장을 써 보는 게 가장 좋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 연마할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읽어야 한다. 결국 독서가 답이다.
#한번읽은책은절대잊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