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하지 않고 실수를 줄이며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까? 뉴스나 인터넷에 떠도는 확신에 찬 헛소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혹시 나의 주장도 타인에게는 망언이나 거짓말로 들리는 것은 아닐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확신'이 왜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신경정신과학자 '필리프 슈테르처'는 <제정신이라는 착각>에서 인간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예측능력을 가진다고 하면서, 인간의 '뇌'는 자신만의 '내적 모델'을 가지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 고 말한다. 인간은 뇌로 들어오는 감각 데이터를 해석하고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여 위험을 예측한 후,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스템을 가졌다. 신념 또는 확신을 가졌다,는 말이다.
'확신'이 어떤 점에서 유용할까? 확신, 즉 '내적 모델'을 가지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여기에 비추어 해석하고 행동하게 된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세상에서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문제는 내적 모델이 모두 진실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설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뇌의 모델을 업데이트하고 검증해야 한다.
수정을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현실과의 접촉점을 상실하게 된다. 늘 보는 유튜브 영상에 시선과 생각을 고정시키고 플랫폼에서 제공해 주는 뉴스에 빠지면 자신의 성을 더욱 견고하게 쌓아가게 된다.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헛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경험 자체를 차단해 버린 결과다.
얼마 전 끝난 <폭군의 세프>(tvN)라는 드라마의 배경은 연산군 시대였다. 이때는 고추가 독毒으로 알려져 있었다. 현대에서 과거로 넘어간 임윤아(수라간 세프 '연지영' 역)는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만들어 조선시대의 사람의 입맛을 맛있게 자극한다. 알지 못했거나 잘못된 정보를 경험을 통해서 끊임없이 고쳐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실수 하나로 삶이 끝장나는 경우가 한두 건이 아니다.
이번 주에 읽고 있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서도 이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밀은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인간 정신의 독특한 특징'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는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덧붙여 인간은 경험과 토론에 힘입어 자신의 잘못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양하고 낯선 경험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은 필리프 슈테르처가 강조한 부분과 일치한다. 그는 우리의 신념이 거짓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내적 모델'을 지속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밀이 <자유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토론이 필요하다.'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타인의 주장을 경청하고 나의 의견을 말해봄으로써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고 또 같은지 생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내적 모델'이 탄생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헛소리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평소와 다르게 시간을 사용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내가 살던 곳과 다른 장소에 나를 놓아두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 좋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고 독서클럽에서 토론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나의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 근거와 논리를 갖춘 주장이 되기를...
#한번읽은책은절대잊지않는다
#제정신이라는착각
#자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