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우 Feb 24. 2023

퇴직도 배워야 한다

은퇴설계과정을 마치고

퇴직교육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수안보에서 사회공헌과정을, 올해는 천안에서 은퇴설계 과정을 이수했다. 3박 4일간의 교육과정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거기서 거기였다. 다른 점도 있다. 사회공헌과정에서는 봉사활동에 대한 사례 교육이 기억에 남았고, 올해 은퇴설계 과정에서는 퇴직한 선배의 경험을 듣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천안에서 듣는 강사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수안보에서의 강의 보다는 좋았다.


<천안상록호텔>


  내가 나흘 동안 시간을 내어 교육을 받은 목적은 세 가지다. 하나는 며칠이라도 사무실을 떠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휴가라고 생각하고 업무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가 써 놓은 글 중, 컨셉을 잡지 못하고 있는 글 묶음이 있는데 이것을 해결해보고자 하였다. 절반 이상의 원고를 썼지만 버리기는 아깝고 그대로 쓰기에는 허접해서 시간을 내서 틀을 좀 짜보려고 하였다. 세 번째는 내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수업을 함께 듣는 사람들의 대화와 표정, 강사의 다그침을 듣다 보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되지 않겠는가?


  이번 교육내용에서도 배울 것은 있었다.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말도 들었다. 퇴직하면 전화번호가 10%밖에 남지 않아요. 여러분 여행 다들 좋아하시죠? 여행은 60전에 가야 해요, 체력이 달려서 다니지도 못해. 늘어나는 것은 시간, 의료보험료, 부부갈등. 줄어드는 것은 인간관계, 신용카드 한도, 스마트폰 벨소리. 


<은퇴설계 과목 목차>


자산관리 강의가 도움이 되었다. 퇴직수당을 개인 IRP로 전환하여 연금을 수령하는 방법도 좋겠다. 일정기간 동안(약 7개월) 재취업하여 실업급여를 받을 수도 있다. 건강 보험료 산정에 대한 기준을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뭐니 뭐니 해도 머니보다는 건강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시니어 건강의 핵심은 내가 어느 정도 신체적으로 노화, 퇴화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관절을 아껴 쓰라, 허리와 목을 숙이는 운동은 하지 마라. 허리 건강은 골반과 엉덩이 근육에 달렸다. 디스크는 반드시 자연치유가 된다. 시니어 운동은 따로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걸어라. '인체 밸런스 디자이너'라는 강사의 말씀이 시원시원하였다.


  나는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은퇴자 교육을 다녀올 예정이다. 재취업과 창업에 대해서도 배워 볼 예정이다. 퇴직은 곧 두려운 현실이 될 것이지만 배움을 통해 그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꿔보려 한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배움이 축적되면 믿음이 될 것이다. 강한 믿음이 밀어주면 실천도 가능하리라.


*덧붙임: 교육받은 목적은 달성되었나? 


1. '휴식'하자는 목적) 교육 가면 잊힌 팀장이 될 줄 알았는데 직원들이 고맙게도(?) 자주 연락을 주었다. 이런저런 논의를 하였고 외부 민원인 몇 명도 전화와 문자를 보내와서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2. 글 컨셉을 잡겠다는 목적) 컨셉을 잡지 못한 글 묶음은 대강의 틀을 잡았다. 1장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간 직장이야기를 하고, 2장에서는 선배들을 인터뷰하면 좋겠다. 퇴직 후 겪게 될 어려움을 분석하겠다. 3장에서는 2장에서 언급된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어떻게 경험치를 쌓고 있는 지를 이야기하겠다. 전체적으로 흐름이 생겼다. 앞으로 더 다듬고 추가로 글을 써 나가는 일을 할 예정이다.


3. 자극을 주겠다는 목적) 교육기간에 퇴직 준비를 잘하자는 전의를 다졌다.

이 정도면 목적은 달성된 것으로...


<천안상록호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