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를 이용한 우리아이 책 만들기 프로젝트
지난번 기획회의를 통해 정리한 것처럼 원고는 기존에 아이가 써 두었던 것만으로 하기로 했고, 일기와 독서록 써둔 것을 모아서 타이핑 쳐 보니 80페이지 정도 분량이 나왔다. 물론 일기와 독서록만으로 다 채운 것은 아니고, 아이 어록과 여기저기 다녔던 여행기도 싹싹 긁어모은 결과다.
그리고 출판은 주문형인쇄방식 (POD)을 이용한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www.bookk.co.kr)에서 하기로 결정.
요번에는 메뉴별로 따라가면서 어떻게 만들게 되는지 보기로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크크 사이트의 책만들기 메뉴가 직관적으로 잘 되어 있고 가이드도 알기쉽게 설명되어 있어, 원고만 준비되어 있다면 부크크 사이트를 이용해서 책 만들기 프로세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책 규격과 종이를 선택하고, 제목과 작가 정보, 책 소개를 넣고, 표지를 선택하거나 혹은 직접 제작한 표지을 올리고 나서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순서인데 하나하나 따라가는 과정이 글쎄.. 메뉴별로 찬찬히 진행한다 해도 15분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다.
물론 원고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힘들고 내지 편집도 시간과 노력이 만만찮게 들지만 어디까지나 부크크 사이트를 이용해 책 만드는 과정만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먼저 부크크 홈페이지 상단 메뉴에서 '책만들기' 선택
책을 무료로 출판하고 작가가 되라는 솔깃한 광고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ㅎㅎ
요런 절차에 의해 책 만들기가 진행된다는 말씀. 하나하나 하다보면 알게 된다.
'종이책 만들기'를 선택. 우리는 종이 책을 만들려는 거니까! 물론 전자책 ebook도 만들어서 유통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책 형태와 종이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온다.
우리는 집에 있는 작은 단행본이나 시집들을 놓고 볼 때 A5 사이즈가 적당한 걸로. A5 선택!
표지 재질은 대중적이라 하는 스노우지로 선택, 책날개는 무료표지를 이용할 경우 선택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일단 소장본으로 1부 먼저 제작후 판매용을 따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날개없음' 선택
우측의 상세정보가 선택 내용에 따라 바뀐다.
페이지수 80페이지를 넣으니 책등 두께가 나온다. 책등은 책을 책꽂이에 꽂았을 때 제목이 밖에서 보이는, 제목이 적힌 부분을 말하는데, 책등 두께는 나중에 표지를 별도로 제작할 경우에 필요하다. 통상 10mm정도를 기준으로 작업한다. 이 책은 페이지수가 적으니 시중 시집 정도 두께가 될 것 같다.
주의사항을 잘 읽고 다음 버튼을 눌러 진행하기에 앞서....
내지 원고서식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걸 다운받아서 한글로 편집을 하되, 부크크에서 제공하는 무료 폰트(KoPub 서체)를 사용하여 원고 서식대로 작성을 하면 폰트의 경우는 시중 유통되는 출판사 제작 서적과 유사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내지에 좀더 욕심을 부리고 싶다면 내지 유료 편집서비스를 이용하자. 페이지당 1,500원 밖에? 하지 않으므로 내지 편집에 자신이 없으면 투자할 만하다. 100매 기준으로 15만원, 200매 기준 30만원 되겠다. 나보고 한 장당 1,500원 줄께 하라고 하면 안 할거다. 물론 할 실력도 안된다. 시키지 마세요~
다음으로 진행하면 표제와 부제, 저자, 완성된 내지 원고 파일을 등록하는 화면이 나오고..
맨 아래 원고 등록 메뉴에서 파일 선택 버튼을 눌러 준비된 원고를 업로드하면 된다. PDF, word, hwp 파일을 지원한다. 단, 파일 크기가 20메가 이상인 경우 본 페이지에서는 등록이 되지 않으므로 고객센터 문의 후 진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진행하면 도서 제작 목적을 선택해야 하는데 우리의 최종 목적이야 물론 ISBN 받아서 교보문고 매대에 쫙~ 깔리는 것이지만 일단은 소장본으로 받아서 보기로 한다. 소장본 선택.
내지 편집서비스는 안 받고 직접 준비했으므로 다음을 눌러 진행.
표지 디자인 부분이다. 다양한 형태의 무료 표지 디자인이 제공된다. 다만 무료표지의 경우, 책날개를 만들 수 없고, 향후 교보문고에 유통시 제약이 있을 수 있다로 하니 참고.
이건 직접 들어가서 하나하나 눌러 보면서 보는게 정확하지면 몇 가지 샘플을 갖고 오면 이렇다. 썩 괜찮은 것들도 있고 펭귄 문고판 같은 디자인도 재미있다. 맨 아래 있는 것은 보고서 제본할 때 쓰면 되겠다. ㅎㅎ
또 부크크에서는 다양한 유료 표지도 제공하고 있다. 기성 도서 표지 뺨치는 것들도 몇 개 눈에 띈다. 내가 선택한 표지는 다른 사람이 구매할 수 없도록 온라인몰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가격은 5만원부터.
그리고 맞춤형 표지 제작도 별도로 있다. 1차 시안 2종, 2차 최종 시안 1종 제공하는 맞춤형 표지 디자인 서비스가 25만원.
다음으로 진행하면 판매가격 결정하는 페이지로 이동.
개인 소장용의 경우는 여기서 판매가격이 원가의 2배로 정해진다. 이는 소장용의 경우 1부씩만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출판사 최소 이익 보장을 위해 그렇다고 한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어쨌든 참고.
가격 결정은 제작비용의 2배 가격을 최소 가격으로 하고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그리고 작가가 자기 수익을 포기하면서 일정 한도 내에서 가격을 할인할 수 있다. 최근 부크크와 교보문고가 책 유통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기준을 만족하면 교보문고에서 판매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가격책정까지 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책 정보 확인을 한 후 카테고리, 책 목차와 정보 입력하고 완료 버튼을 누르면 책 만들기 신청 끝이다.
이후에는 부크크에서 책 승인절차를 거쳐 승인을 받게 되면 바로 부크크 서점을 통해 유통이 가능하다. 승인과정은 2~3일 소요된다.
과정별로 하나하나 적었기 때문에 꽤 많은 단계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페이지 구성에 따라 하나하나 선택하고 입력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참 쉽쥬?.. 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크크의 책만들기 메뉴는 일반인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출판계에서만 쓰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적절히 구성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소위 갑의 입장에서 각종 책자와 인쇄물을 만든 것이 수십 종은 될텐데 아직도 출판동네 용어는 거의 못알아듣겠다. 그라비아는 알긴 아는데 왜 아는지는..
전편에도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부크크를 이용해서 책 만들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난관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가장 첫 번째 만나는 난관이 내지 편집이 아닌가 한다. 이놈의 내지 편집이라는 허들을 뛰어넘기 위한 방법은 3가지가 있다.
1. 부크크의 내지 편집 서비스를 이용하자
2. 부크크에서 제공하는 원고 서식과 무료 폰트를 사용하여 직접 편집하자
3. 주변에 아래한글 잘 쓰는 사람에게 돈이나 밥 등 적절한 댓가를 지불하고 부탁해 보자
나는 2번을 선택했고, 소장본과 출판용을 포함하여 총 소요시간은 10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다만 나는 사무실에서 한글을 10년 이상 써 왔고, 능숙하지는 않지만 자간, 장평, 줄간격, 스타일의 개념을 알고 페이지에 배경 넣는 것까지는 할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한글을 처음 써 본 사람이거나 자신이 없다면 괜히 혼자 하느라 시간 보내고 결과물 퀼리티가 나오지 않아 속상한 나머지 출판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부크크의 내지 편집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 바란다. 위에도 썼지만 페이지 당 1,500원이니까 200페이지 기준으로 30만원이다.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싼 비용인데, 출판 목적과 개인 상황을 잘 고민해 보길 바란다. 내 의견은 내지를 직접 편집하는 데 3일 이상 걸릴 것 같으면 유료서비스 이용을 추천.
주변에 한글 잘 쓰시는 분이 있다면 3번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보통 한글 잘 하시는 분들이 사무실에서 서류는 잘 만들어도 단행본 편집을 해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마 학교 연구실에 계시거나 논문, 보고서 많이 쓰시는 분들께 부탁한다면 좀 수월하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경우 소요시간과 비용은 개인들 협상력에 따라 다르겠다. 그리고 지인찬스 이용시 고려할 사항은, 본인이 원하는 퀄리티에 미치지 못 하거나 해준다고 하고는 바빠서 시간이 오래 소요될 경우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역시 개인 판단에 맡긴다.
개인적으로는 부크크에서 아주아주 기본적인 내지 편집만을 해 주는 걸로 200~300페이지 1권당 20만원 정도로 특가상품을 내 주면 어떤가 한다. 한시적 혹은 한정수량 이벤트를 해도 좋겠다. 텍스트 위주의 소설 등은 한글 전문 편집자가 4시간~6시간 작업분량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데..?? 부크크에서 책 제작하는 수요가 많아지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내지 편집과 소장본 수령에 관련한 부분은 다음편에 적도록 하겠다.
아이고 손꾸락 아푸야...